연결 가능 링크

미국, 우크라이나에 25억 달러 규모 추가 안보 지원...설리번-네타냐후, 아브라함 협정 확대 방안 논의


2019년 시리아 북동부의 미공개 장소에 미국의 브래들리 장갑차가 도열해 있다. (자료사진)
2019년 시리아 북동부의 미공개 장소에 미국의 브래들리 장갑차가 도열해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스트라이커 장갑차 등 25억 달러 규모의 군사 물자를 추가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달 취임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이란 핵 문제 등 역내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다음 달 인도양에서 합동 해상 훈련을 실시한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의 세부 내용을 공개했군요?

기자) 네. 미 국방부가 19일, 25억 달러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 패키지를 발표했습니다. 이 추가 패키지에는 ‘브래들리’ 전투장갑차 59대, ‘스트라이커’ 보병수송장갑차 90대, 지뢰방호장갑차 53대, 4륜 구동 장갑수송차량 ‘험비’ 350대 등 전투차량 수백 대가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앞서 미국 정부는 브래들리 장갑차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었는데, 그게 이번 패키지에 들어간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패키지에 들어간 59대는 새로 추가된 겁니다. 앞서 미 국방부는 6일, 우크라이나에 브래들리 장갑차 50대 포함, 30억 달러의 군사 지원 패키지를 발표한 바 있는데요. 국방부는 이번 패키지에 들어간 50대와 스트라이커 90대까지 합치면 우크라이나에 2개의 기갑여단 능력을 제공하는 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추가 지원에 또 어떤 무기들이 들어갔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큰 활약을 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용 탄약과 미국 백악관과 의사당 방어에 사용되는 최첨단 지대공미사일 시스템 ‘나삼스(NASAMS)용 미사일, 어벤저 방공체계 8대, 155mm 박격포탄 2만 발, 대장갑 로켓 약 2천 발 등이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가 요구해온 에이브럼스 전차는 포함되지 않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 관리들은 에이브럼스 전차가 연비와 보급 등의 문제로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 투입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가스터빈 엔진을 장착한 에이브럼스는 속도는 매우 뛰어나지만, 항공유를 사용하는 데다가 연료 소비가 너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독일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회의가 있었죠?

기자) 네. 독일 람슈타인 공군기지에서 20일, ‘우크라이나 국방연락그룹’ 회의가 열렸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방연락그룹은 미국의 주도로 약 50개국의 국방장관 등 군사 지도자들이 매달 정기적으로 우크라이나 전황과 정보를 공유하고,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일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해, 서방 국가들의 강력한 결단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독일산 전차 지원 문제가 가장 큰 쟁점이 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지금 서방에 전차 지원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하고 러시아가 강제 점령하고 있는 땅을 수복하기 위해서는 기동력 강한 전차를 보충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인데요. 특히 주목받고 있는 전차가 독일산 ‘레오파드2’ 전차입니다. 하지만 독일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답보 상태에 처했습니다.

진행자) 독일은 왜 미온적인 거죠?

기자) 2차대전 전범국인 독일은 그동안 인도주의적 지원이나 방어용 무기가 아닌 전투 무기 지원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또한 독일산 무기를 보유한 나라들이 다른 나라에 이를 다시 수출할 경우, 반드시 독일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요. 독일 정부는 미국과 폴란드 등의 압박을 받자, 미국도 주력 전차인 에이브럼스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해야 관련 규제를 풀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앞서 미국과 독일 국방장관이 이 문제를 놓고 회담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19일, 베를린에서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신임 국방장관과 레오파드2 전차 지원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20일 열리는 우크라이나 국방연락그룹 회의에 앞서 양측의 입장을 최종 조율한 건데요. 회의 후 양측 모두 아무런 발표를 내놓지 않아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진행자) 이번 우크라이나 국방연락그룹 회의에서도 별 성과가 없는 건가요?

기자) 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20일, 이번 회의에서 결정된 건 없다고 말했습니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모든 장단점을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면서, 다만 독일은 동맹국들이 합의한다면 신속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에이브럼스 지원이 어렵다는 미국 정부의 설명은 들었고요. 특별히 독일산 레오파드 전차가 주목받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독일은 과거 냉전 시대 레오파드 전차를 만들어 유럽 각국에 수천 대를 수출했습니다. 특히 지금 적어도 13개국에서 레오파드2, 약 2천 대가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우크라이나와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신속히 제공할 수 있는 데다가 정비와 부품 보급 등의 지원도 비교적 쉬울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이미 레오파드2 전차 지원 의사를 밝힌 나라도 있지 않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폴란드와 핀란드 등은 독일이 재수출을 허용한다면 자국이 보유하고 있는 레오파드2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겠다고 밝혔고요. 독일이 관련 규제를 풀면 레오파드2를 보낼 수 있다고 말하는 나라도 여럿 있습니다.

진행자) 다른 서방국의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영국, 네덜란드, 덴마크, 폴란드,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군사 지원을 다짐했습니다. 9개 나토 회원국은 19일, 에스토니아에서 열린 나토 군사위원회 회의 후 공동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에 전투차량과 방공시스템, 대공포, 기관총 등 전례 없는 규모의 무기를 제공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또 성명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군인들을 자국의 영토에서 몰아낼 수 있도록 끝까지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자료사진)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백악관 고위 관리가 이스라엘을 방문했군요?

기자) 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9일 이스라엘을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났습니다. 설리번 보좌관은 지난달 네타냐후 총리 정부 출범 이래 이스라엘을 찾은 바이든 행정부의 최고위급 관리입니다.

진행자) 두 사람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갔습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 총리실을 회담 후 발표한 성명에서, 두 사람이 이란 핵 문제와 ‘아브라함 협정’ 확대 방안 등 역내 현안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브라함 협정’이 뭐죠?

기자) 지난 2020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 세 나라가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하고 체결한 협정인데요. 얼마 후 모로코와 수단도 합류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를 더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관계 개선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설리번 보좌관은 19일, 이스라엘, UAE, 바레인 당국자들도 만나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하는 아브라함 협정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리번 보좌관 대변인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이 아랍 국가들과의 관계를 넓혀가려는 모양새군요?

기자) 네. 아브라함 협정 전, 중동에서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맺은 나라는 이집트와 요르단 단 두 나라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이스라엘은 아랍 국가들과 관계 개선을 모색해왔습니다. 이스라엘과 아브라함 협정을 맺은 UAE, 모로코, 바레인 등은 수니파 국가들로, 시아파 국가인 이란과는 적대적 관계고요. 사우디아라비아는 시아파의 종주국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모두 ‘이란’과는 앙숙인 나라들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양국 모두 이란의 핵 위협과 역내 영향력 확장을 경계한다는 점에서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는 이스라엘과 사우디 간의 관계는 정상화될 것인지 여부가 아니라, 시기가 언제일지에 관한 문제라고 말하는데요. 하지만 또 한편 지난해 출범한 네타냐후 총리 정부는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극우 성향이 강한 정부로 평가받고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 이스라엘 장관의 행보도 큰 파장을 일으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타미르 벤그비르 국가안보 장관이 이달 초 동예루살렘 성지를 방문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벤그비르 장관이 방문한 곳은 이슬람교와 유대교, 기독교 모두 성지로 삼고 있고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 갈등이 끊이지 않는 곳인데요. 현재 요르단의 관할 하에 유대인들은 기도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난 3일, 극우 성향의 벤그비르 장관이 동예루살렘 성지를 전격 방문하면서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아랍 국가들이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그 여파로, 네타냐후 총리의 UAE 방문도 전격 취소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팔레스타인은 아브라함 협정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팔레스타인은 아브라함 협정에 팔레스타인의 향후 국가 지위 문제가 배제됐다고 반발했습니다. 앞서 미국의 빌 클린턴 행정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이른바 ‘두 국가 해법’을 담은 ‘오슬로 협정’을 이끌어냈는데요. 하지만 아브라함 협정에는 양측 간 분쟁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는 두루뭉술한 내용만 담겨 있습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19일)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도 방문하고,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두 국가 해법의 방향을 논의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해군. (자료사진)
남아프리카공화국 해군.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합동 해상 훈련을 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다음 달 17일부터 27일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 동부 연안 인도양에서 중국과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해군의 합동 해상 훈련이 진행됩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국방부는 19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 훈련의 목적은 작전 기술과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며, 세 나라 간의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훈련 규모는 알려졌습니까?

기자) 남아공 국방부에 따르면 ‘모시(MOSI)’로 명명된 이 훈련에는 350명 이상의 남아공 군인들이 투입됩니다. 또 러시아 구축함 2척 등도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전체적인 훈련 규모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세 나라가 전에도 이런 훈련을 한 적이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 2019년 11월에도 이 세 나라는 케이프타운 인근 해역에서 합동 해상 훈련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달 동중국해에서 대규모 연합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세 나라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훈련은 약 2년 만에 실시하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 3국 합동훈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인 2월 24일을 전후로 진행돼 특히 주목되는데요. 중국과 러시아는 국제 사회에 군사적 영향력과 공조를 과시하고, 남아공화국은 자칫 서방과 거리를 두는 모양새가 부각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남아공 제1야당은 합동 해상 훈련을 하는 것 자체가 정부가 사실상 러시아 편을 드는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남아공 정부는 이런 비판에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남아공 정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어느 쪽도 편들지 않으며 중립적인 입장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대화와 외교를 통한 정전을 촉구했는데요.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지난해 유엔에서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을 때도 다른 여러 아프리카 나라들과 함께 기권을 행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남아공화국과 미국과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행정부는 아프리카 대륙의 주도적 국가인 남아공화국과의 관계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에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남아공을 방문하기도 했고요. 9월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초청으로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해 양국 간 협력 방안과 우크라이나 현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당시 미국 정부는 남아공의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해 4천500만 달러의 투자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 재무장관도 아프리카 국가를 순방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 18일부터 세네갈, 잠비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3개국 순방길에 올라 있습니다. 25일부터는 남아공화국 방문 일정을 소화할 예정인데요. 이런 가운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23일 남아공을 방문한다고 밝혀 눈길을 끕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