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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캐나다-멕시코 북미 3국 정상, 협력 결속 다짐...러시아 용병그룹 "동부 격전지 솔레다르 장악"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가운데),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0일 북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어깨 동무하고 있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가운데),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0일 북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어깨 동무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 3국 정상들이 멕시코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협력과 결속을 강조했습니다. 러시아 용병 조직인 ‘바그너 그룹’이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솔레다르’를 장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남미 페루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관이 불에 타 숨지는 등 유혈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북미 3국 정상회의가 멕시코에서 개최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의 북미 3국 정상이 1년여 만에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국경을 각각 맞대고 있는 이들 3국 정상회담은 숫자 ‘3’의 영어 ‘Three’와 친구라는 뜻의 스페인어 ‘아미고(Amigo)’를 합쳐 ‘쓰리 아미고스’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진행자) 지리적으로 가까운 세 나라의 모임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쓰리 아미고스, 북미 3국 정상회의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시절인 지난 2005년에 시작돼 2016년까지는 1년~3년에 한 번꼴로 꾸준히 열렸습니다. 회의는 3국이 돌아가면서 개최하고, 개최국 정상이 다른 두 정상을 초청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는데요. 하지만 2017년부터 2020년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는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러다 조 바이든 정부가 들어오면서 다시 열린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첫해였던 2021년 11월에 워싱턴에서 개최됐고요. 그리고 1년여 만에 이번에는 멕시코 주최로 9일부터 10일 이틀간 열린 건데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멕시코시티에 초청해 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었습니다.

진행자) 올해 회의에서는 어떤 의제들이 다뤄졌습니까?

기자) 회의는 미국-멕시코, 미국-캐나다, 캐나다-멕시코 등 개별 양자회담과 3국 정상회의가 병행됐는데요. 신종 코로나 사태에 따른 보건 문제와 기후, 환경 등 일반적인 의제에 대한 세 나라의 협력 강화와 공조 방안, 우크라이나와 브라질 등 국제 정세 외에 불법 이민과 마약, 에너지 등 3국 간에 다소 껄끄러운 쟁점도 다뤄졌습니다.

진행자) 3국 정상들이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도 열었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과 오브라도르 대통령, 트뤼도 총리는 10일 멕시코 대통령궁인 ‘국립궁전’에서 약 2시간에 걸친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세 나라가 “진정한 파트너”라면서 “우리는 셋이 함께 일할 때 더 강하고 더 바람직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정상회의 이후 3국은 코로나 퇴치와 공중보건 위협 해결 능력, 노동력 투자와 구축에 있어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의에서는 어떤 성과가 있었습니까?

기자) 3국 정상은 회의 후 반도체 생산을 늘리고 투자와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한 포럼을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관리들은 포럼에는 3국의 장관급 관리들과 반도체 기업 인사들이 참여하게 되며 3국의 경제적 유대를 강화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3국은 또 산업 교육과 첨단 기술 교류도 강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불법 이민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진 의제의 하나가 바로 이민 문제였다고 말했는데요. 3국 정상들은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따라 늘고 있는 불법 이민자들의 유입 관리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지난해 6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미주정상회의(OAS)에서 채택한 ‘이민∙ 보호 선언’을 재확인했습니다. 일명 LA 선언으로 불리는 선언에는 합법적인 이주 경로를 확대하고, 다양한 협력 방안과 더 나은 소통 방안을 모색하는 내용 등이 담겼습니다.

진행자) 또 어떤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현재 미국에서는 연간 10만 명 이상이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로 인해 목숨을 잃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불법 마약 유통을 막기 위해 정보 공유 등 미국을 돕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멕시코의 문제기도 하다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습니다. 3국은 또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2020년 수준에서 적어도 15% 줄이기로 합의했고요. 공동성명을 통해 브라질의 최근 폭동 사태를 규탄하고 브라질의 민주주의와 자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정상회의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사실 이번 정상회의에서 어떤 중대한 성과나 발표는 나오지 않았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런 사실에 별로 놀라지 않는 모습이고요. 대신, 이번 정상회의의 가장 큰 성과로 3국 간의 대화와 소통이 이뤄졌다는 데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앤드루 루드맨 윌슨 센터 멕시코 연구소 소장은 VOA에, 세 지도자가 나눈 의제의 대부분이 복잡하고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쟁점들이 아니고, 또 오래된 현안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 때문에 공동 기자회견이나 공동 선언에 어떤 획기적인 발표가 없는 게 놀랄 일은 아니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세 지도자들이 정기적으로 만나고, 새해 각 정부가 추진할 우선순위를 파악한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 미주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등 다소 껄끄러운 상황도 있었죠?

기자) 맞습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미주정상회의에 불참했습니다. 바이든 정부가 인권 탄압국으로 지목한 쿠바,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등을 초청하지 않은 데 따른 항의성 행보였는데요. 당시 중남미 주요 국가인 멕시코의 불참으로 약 30년 만에 미국이 주최한 미주정상회의가 빛이 바랬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러시아 민간용병회사 소유주 예브게니 프리고진 씨 (자료사진)
러시아 민간용병회사 소유주 예브게니 프리고진 씨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계속해서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소식 보겠습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일대 전황이 심각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동부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 일대에서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이 연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데요. 하루에도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미확인 보도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인 ‘바그너그룹’은 10일 ‘솔레다르’를 장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솔레다르는 어떤 곳입니까?

기자) 바흐무트에서 북서쪽으로 10k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으로 소금광산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지난 몇 달간 수세에 몰린 러시아는 최근 계속 이곳에 화력을 집중했는데요. 솔레다르가 러시아군 손에 넘어가면 전략적 요충지인 바흐무트와 그 너머 크라마토르스크까지 우크라이나 군의 방어선이 뚫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동부 전선에 중대한 변화가 생길 수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체 전세까지는 아니더라도 러시아가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한시크주 전체를 장악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현재 솔레다르 전투는 ‘바그너그룹’이 앞장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그너 그룹의 소유주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예브게니 프리고진 씨로, 푸틴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인물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푸틴의 요리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데요. 프리고진 씨가 소유한 요식업체가 러시아 대통령실과 계약을 맺고 있어 붙은 별명입니다. 프리고진 씨는 10일 밤늦게 러시아 매체에 “바그너 그룹이 솔레다르 전역을 장악했다”면서 포위한 도심에서 시가전이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세한 설명 없이 “포로들의 수는 내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용병그룹의 이 같은 주장을 인정했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군에 전황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은 인정했지만 지금도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함락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우크라이나 총사령부는 11일 최신 전황에, 솔레다르를 함락된 도시가 아니라 러시아군의 포격이 계속되고 있는 도시 명단에 올려놓았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전날(10일), 러시아는 막대한 손실에도 불구하고 유럽에서 가장 큰 소금광산이 있는 솔레다르를 광적으로 차지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양쪽의 주장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한 솔레다르 마을 전체가 바그너의 손에 들어왔지만 도심에서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는 프리고진 씨의 말은 바그너 그룹의 통제가 불안정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인데요. 이와 관련해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군과 바그너 용병대가 솔레다르에서 전술적으로 진격했으며, 이들이 대부분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매일 전황을 국민에게 알려왔는데요. 이에 관해서는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0일 밤 야간 화상 연설에서 솔레다르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러시아가 다시 전투를 강화하기 위해 병력을 모으고 있다면서 서방에 더 많은 무기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캐나다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한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캐나다가 미국으로부터 최첨단 지대공미사일 시스템 ‘나삼스(NASAMS)’를 구매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캐나다 총리실은 10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멕시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개별 정상회담을 한 후 이같은 지원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나삼스는 미국 백악관과 의사당 등을 방어하는 중·단거리 지상 기반 방공미사일 시스템입니다.

지난 9일 페루 남부 푸노의 한 광장에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9일 페루 남부 푸노의 한 광장에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남미 국가 페루의 정국 혼란이 심각한 상황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말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 탄핵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면서 지금까지 47명이 사망하는 등 최악의 유혈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순찰 중이던 경찰관이 시위대의 습격을 받고 숨지는 사건까지 발생해 충격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진 거죠?

기자) 네.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희생된 경찰관은 지난 9일 밤 동료 경찰과 함께 볼리비아 국경 근처 푸노 지역의 한 마을을 순찰 중이었는데요. 약 350명의 폭도가 이들을 붙잡아 집단 폭행을 가하고 이들의 차량에 불을 질렀다고 합니다. 알베르토 오타롤라 총리는 10일 의회에서 해당 경찰관은 순찰차 안에서 산 채로 불에 태워졌다고 보고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다른 경찰관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다른 1명은 수도 리마에 있는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이 경찰관은 몰매를 맞으면서 머리를 다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자신의 동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페루 정부는 어떤 조처를 취했습니까?

기자) 오타롤라 총리는 이날(10일) 푸노 지역에 대해 3일간의 야간 통행 금지령을 선포했습니다. 적용 시간은 밤 8시부터 다음 날 새벽 4시까지입니다. 오타롤라 총리는 또 11일을 국가애도일로 선포했습니다.

진행자) 반정부 시위대의 요구는 뭔가요?

기자) 이들은 카스티요 전 대통령의 석방과 의회 해산, 헌법 개정, 즉각적인 선거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교사 출신의 정치 초년생이었던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지난 2021년 취임한 후 정치권의 쇄신을 추진하며 기득권층과 마찰을 빚어왔는데요. 급기야 지난달 7일 페루 의회는 ‘정치적 무능’을 들어 카스티요 전 대통령 탄핵을 결정했고요. 이어 페루 법원은 2024년 6월까지 18개월간 카스티요 전 대통령의 구금을 명령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시위 과정에서 벌써 50명 가까운 사망자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페루 민원실에 따르면 카스티요 전 대통령 탄핵 후 지금까지 39명의 민간인이 경찰과의 충돌로 사망했고요. 7명은 시위 과정에서 교통사고로 숨졌습니다. 그리고 1명은 이번에 사망한 경찰관인데요. 특히 9일 하루 동안만 해도, 푸노에서 경찰관 포함 18명이 사망하는 등 다시 격화하는 양상입니다. 시위대는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사태가 악화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페루는 누가 이끌고 있습니까?

기자) 카스티요 전 대통령 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이 페루 헌법에 따라 대통령직을 승계했습니다. 페루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입니다.

진행자)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시위대의 요구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당초 카스티요 전 대통령 잔여 임기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하겠다며 조기 총선 가능성을 일축했는데요. 하지만 소요 사태가 길어지자 입장을 바꿔 2026년 실시할 예정이었던 대선 일정을 앞당겨 2024년 실시하는 안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또 경찰의 과잉 진압 의혹에 관한 수사도 지지를 표명했는데요. 하지만 시위대의 누적된 불만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입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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