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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 대통령 "외교적 경로로 종전 희망"...미 "북, 러 바그너그룹에 무기 공급"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외교적인 방식으로 빨리 끝내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러시아 용병 기업에 무기를 제공했다고 미국 정부가 밝혔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리쿠드당 대표가 새 정부 구성을 완료했다고 발표한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전 종전을 희망한다고 밝혔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22일 크렘린궁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목표는 전쟁의 쳇바퀴를 돌리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며 "종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고, 이는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종전을 원하고, 종전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말이군요?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또 "여러 차례 말했듯 적대행위 심화는 불필요한 손실로 이어진다"며 "모든 무력 충돌은 어떤 식으로든 외교적 협상을 통해 끝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를 반대하는 이들도 이런 현실을 더 일찍 깨달을수록 좋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런 입장을 포기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푸틴 대통령이 이번에 우크라이나전을 ‘전쟁’이라고 부른 것이 눈에 띄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사실을 발표하면서 우크라이나 안에서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했다고 표현했고요. 그동안 줄곧 이번 전쟁을 ‘전쟁’이 아닌 ‘특별군사작전’으로 불러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전쟁’이란 단어를 쓴 겁니다.

진행자) 굳이 전쟁이 아닌 특별군사작전이란 용어를 쓴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전쟁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우려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전쟁 대신 전문군인들이 수행하는 한정된 작전이란 뜻을 가진 특별군사작전이란 명칭을 쓴 것 같습니다.

진행자) 심지어 러시아 안에서는 지금 전쟁이라는 말을 쓰면 처벌받는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의회가 군에 대한 허위 정보를 유포하거나 군을 깎아내릴 경우 최대 15년의 징역형을 부과토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사실상 우크라이나전을 '전쟁'이라고 부르는 것을 금지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전을 전쟁으로 불렀다는 이유로 징역 7년 형을 선고받은 활동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날(22일) 기자회견에서 또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로 한 패트리엇 방공미사일을 평가절하했습니다. 그는 “패트리엇은 다소 구식이라 러시아의 S-300 미사일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며 “언제나 해독제를 찾을 수 있고, 러시아는 패트리엇을 파괴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진행자) 패트리엇 배치를 신경 쓰지 않을뿐더러 이걸 없애버리겠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그밖에 최근 유럽연합(EU)이 합의한 가스 가격상한제가 러시아 경제에 해를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미국은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종전을 희망한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기자들에게 “푸틴은 10개월을 끈 분쟁을 끝내기 위해 협상할 것이라는 그 어떤 신호도 그간 보여주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푸틴이 지상과 공중에서 행하는 모든 것은 그가 우크라이나인들에게 계속 폭력을 행사하고 전쟁을 격화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습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그에 있는 바그너그룹을 방문한 사람들이 건물 입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그에 있는 바그너그룹을 방문한 사람들이 건물 입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북한이 러시아 용병 기업인 바그너그룹에 무기를 제공했다고 미국 정부가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커비 전략소통조정관은 22일 바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는 러시아 군을 돕기 위해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제공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미 정보 관리들은 북한이 이미 지난달 로켓과 미사일을 포함한 일차 선적분 전달을 완료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난달에도 미국은 북한이 비밀리에 무기를 러시아에 제공했다고 폭로한 바 있었죠?

기자) 네. 당시 백악관은 북한이 상당량의 포탄을 러시아 측에 제공했다고 밝혔는데요. 북한은 이를 부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 발표가 사실이라면 북한의 무기 제공이 우크라이나 전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기자) 아닙니다. 커비 조정관은 “바그너그룹에 들어간 무기의 양은 우크라이나 전황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더 많은 군사 장비를 제공하려고 하는 것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그너그룹은 분쟁 지역에 용병을 제공하는 회사죠?

기자) 네. 지난 2014년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름반도를 강제 합병하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시아 반군 활동이 절정에 이른 뒤에 설립됐는데요. 푸틴 대통령 측근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란 사람이 소유주입니다.

진행자) 프리고진이라면 ‘푸틴의 요리사’로 불리는 사람인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프리고진 씨는 푸틴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사람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는데요. 본인이 소유한 요식업체가 러시아 대통령실과 계약을 맺고 있어서 그런 별명이 붙었습니다. 프리고진 씨는 지난달 러시아 언론에 “우리는 미국 선거에 개입했고, 지금도 그러고 있으며 계속 그럴 것이다”고 밝혀서 화제가 됐었습니다. 서방 국가들은 프리고진 씨가 인터넷에서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등 미국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고 활동한 러시아 기관들을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그너그룹 용병들은 이미 여러 분쟁 지역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 퇴역군인들로 구성된 바그너그룹은 이미 리비아, 시리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그리고 말리 등지에서 싸웠습니다. 이들이 러시아를 대표하지는 않는데요. 하지만 러시아법을 어기지만 않으면, 바그너그룹은 전 세계 어느 곳에라도 용병을 파견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그너그룹 용병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싸우고 있다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바그너그룹 요원 약 5만 명이 우크라이나에서 활동 중인데, 이 중 1만 명이 계약직이고 나머지 4만 명은 러시아 교도소에서 채용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정보 관리들에 따르면 바그너그룹 용병들이 우크라이나 바흐무트시 전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요. 최근 몇 주 새 1천 명에 달하는 용병이 전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하는 바그너그룹의 용병이 5만 명이라면 적은 숫자는 아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군이 어려움을 겪자 점점 더 바그너그룹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바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 내 군사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무기 공급자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러시아 용병 기업에 무기를 파는 건 유엔 제재 위반이죠?

기자) 네.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제재로 북한은 무기를 팔 수도, 또 살 수도 없습니다.

진행자)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받았다는 미국 정부 발표에 대해서 바그너그룹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회사 소유주 프리고진 씨는 미국 정부 주장이 소문이고 추측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는 성명을 내고 “북한이 오랫동안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지 않았다는 것을 모든 사람이 안다”며 “그런 시도가 있었던 적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 발표에 대한 북한 정부 반응도 나왔죠?

기자) 네. 북한 외무성은 23일 미국 정부 발표가 근거가 없다면서, 오히려 미국이 살상용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리쿠드당 대표가 정부 구성권을 이어받은 뒤 연설하고 있다. (자료사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리쿠드당 대표가 정부 구성권을 이어받은 뒤 연설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듣겠습니다. 이스라엘이 새 정부 구성을 완료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베냐민 네타냐후 리쿠드당 대표가 연립정부 구성을 마쳤다고 최근 발표했습니다. 네타냐후 대표는 연정 구성 마감 시한 직전에 아이작 헤르조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연정 구성을 완료했다고 통보했습니다.

진행자) 새 연정에는 우파 정당들이 대거 참여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1월 1일에 치른 총선 결과 리쿠드당이 1당이 됐지만, 단독으로 정부 구성이 불가능해서 극우 성향의 정당 등 여타 우파 정당들과 연정을 구성했습니다.

진행자) 연정에 참여하는 정당들 가운데 특히 극우파 정당들이 논란의 중심에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요르단강 서안 점령지 합병, 팔레스타인과의 협상 반대, 이스라엘 내 아랍계 주민의 시민권 부정 등을 주장합니다. 이들은 특히 국제 사회가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책으로 제시한 이른바 ‘두 국가 해법’을 거부하는데요. 두 국가 해법이란 팔레스타인이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를 영토로 독립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진행자)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 그리고 가자지구는 모두 이스라엘이 점령한 곳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즉 ‘6일 전쟁’ 당시 주변 나라들로부터 빼앗아 지금까지 점령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세 곳은 국제법으로 이스라엘 영토가 아닌 거죠?

기자) 맞습니다. 국제법으로는 불법 점령 상태입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에 유대인 정착촌을 늘려왔습니다. 하지만 국제 사회는 해당 지역 내 유대인 정착촌을 모두 불법으로 간주하는데요. 미국도 이 세 곳이 장래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영토가 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연정에 참여한 극우파 정당에서 누가 입각하나요?

기자) 네. 먼저 극우 연합인 ‘독실한 시오니즘’의 중추 정당인 ‘유대인의 힘’ 대표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씨가 눈길을 끕니다. 벤그비르 대표는 이스라엘 내 경찰과 요르단강 서안 내 일부 경찰 활동을 관할하는 치안장관에 내정됐습니다.

진행자) 이 벤그비르 씨는 과거에 인종주의를 선동하고 테러 조직을 지원했다는 혐의로 기소까지 됐었던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그는 자주 폭력을 촉발하는 유대교-이슬람교 성지에서의 현 상태를 바꿔야 한다고 촉구해 왔습니다. 벤그비르 씨는 특히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동예루살렘 소재 알아크사 사원에서 유대인들이 기도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는데요. 팔레스타인 측에서는 그런 일이 벌어지면 전면적인 폭동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벤그비르 씨가 제안한 법안을 둘러싼 논란도 있던데요?

기자) 네, 국내 정책에서도 대법원 결정을 의회 다수가 뒤집는 것을 허용하는 법안을 제안해서 논란이 됐는데요. 많은 이스라엘 법률학자는 이 법안이 반민주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벤그비르 씨는 그밖에 군경이 위협을 느끼면 총을 쏠 수 있게 하는 규정을 완화하자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벤그비르 씨 외에 또 어떤 극우파 정치인이 내각에 들어갑니까?

기자) 네. 극우 정당 ‘노암’의 대표 아비 마오즈 씨가 ‘유대인 정체성’을 책임지는 기관의 차관에 내정됐습니다. 마오즈 씨는 성 소수자 권리와 군대 내 여성의 평등한 기회를 부정하는 한편 엄격한 율법에 따라 이스라엘 이민을 유대인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둥 극단적인 유대민족주의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독실한 시온주의자’당의 대표인 베자렐 스모트리히 씨는 재무장관 겸 국가 이동과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허가증 발급을 관할하는 군 기관 수장에 내정됐습니다.

진행자) 새 내각을 두고 역대급으로 극단주의적 성향이 강해진 정부가 이스라엘에 등장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국내외적으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새 정부가 대외적으로 문제가 될 정책을 쏟아냄으로써 역내 긴장이 커질 것에 대한 우려인데요. 하지만, 새 정부를 이끌 네타냐후 리쿠드당 대표는 비판자들이 공포심을 조장한다며 현상 유지를 약속했습니다. 그는 최근 미국 ‘공영라디오(NPR)’ 방송과의 회견에서 "나는 두 손으로 운전대를 단단히 잡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나는 누구도 성소수자들에게 어떤 것도 하게 두지 않을 것”이며 “아랍 시민들의 권리나 그와 같은 것을 부인하도록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이것을 증명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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