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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미국 국빈 방문...나토,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 지지 재확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30일 미 항공우주국(NASA)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자료사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30일 미 항공우주국(NASA)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9일 저녁 미국에 도착해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외무장관들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습니다.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별세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크롱 대통령과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가 29일 저녁 미국 수도 워싱턴 D.C. 외곽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30일부터 사흘간 공식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방문이 국빈 방문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1월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후 미국을 방문한 외국 정상이 여럿 있었지만,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건 마크롱 대통령이 처음입니다. 마크롱 대통령이 임기 중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건 이번이 두 번째인데요. 지난 2018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마크롱 대통령을 첫 번째 국빈으로 맞은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가 프랑스를 첫 국빈 방문 국가로 선정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28일 기자회견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의 가장 오래된 동맹인 프랑스의 역동적인 지도자”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프랑스는 인도∙태평양 문제, 중국과의 긴장 문제, 우크라이나 문제 등 모든 현안의 중심에 있다”며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과 프랑스 관계가 한때 좀 껄끄럽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바이든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 사이 관계가 시작부터 좀 삐걱댔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 안보 측면에서 미국 의존 일변도에서 벗어나 유럽 국가들의 자율을 강조해서 동맹과 외교를 강조하는 바이든 행정부와 결을 달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4월에는 바이든 정부가 영국, 호주와 인도∙태평양에서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정보기술 공유를 목표로 한 안보 협력체인 ‘오커스(AUKUS)’를 출범시켰는데요. 여기서 프랑스가 배제된 데다 미국이 오커스 협력의 하나로 호주의 핵잠수함 건조를 지원하기로 함으로써 갈등이 증폭됐습니다.

진행자) 이로 인해 호주가 프랑스로부터 재래식 잠수함을 도입하려던 계획을 접으면서 문제가 됐죠?

기자) 네. 호주는 지난 2016년 프랑스 방산업체인 ‘나발그룹(Naval Group)’과 400억 달러 규모의 디젤 잠수함 도입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런데 호주가 핵잠수함을 건조한다면서 돌연 이 계약을 파기하자 프랑스는 미국과 호주가 뒤통수를 쳤다고 거세게 반발했고요. 급기야 지난해 9월, 미국과 호주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는 상황까지 갔습니다. 프랑스가 핵심 우방국인 미국과 호주 주재 대사를 소환한 건 전례가 없는 일인데요, 이건 갈등 수위가 최고조에 달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진행자) 핵잠수함 문제는 지금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네. 프랑스가 자국 대사를 소환하고 몇 주 후인 이해 10월에 이탈리아 로마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렸는데요. 회의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이 따로 만났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 정부가 해당 문제를 미숙하게 처리했다면서 공개적으로 사과했고요. 이에 마크롱 대통령이 양국 신뢰 관계를 강조하면서 갈등이 봉합 수순을 밟았습니다. `AFP’ 통신은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으로 핵잠수함을 둘러싼 갈등이 사실상 수면 아래 가라앉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마크롱 대통령 미국 방문에 대해 프랑스 정부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올리비에르 베랑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29일 “마크롱 대통령의 두 번째 미국 국빈 방문은 프랑스와 미국 사이 협력 관계의 강력한 상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전 세계가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과 식량 위기, 에너지, 기후변화 등 심각한 현안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이번 방문은 두 나라의 매우 강력한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언제 진행됩니까?

기자) 네. 1일로 예정돼 있는데요. 미국과 프랑스 관리들은 두 지도자가 이 자리에서 현재 국제사회 최대 현안인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이란 핵 문제, 인도∙태평양에서 지역에서 커지고 있는 중국 영향력,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 안보 정세, 그리고 양국 간 무역 문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언급된 의제들 가운데 특별히 쟁점이 될 만한 것이 있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 지원이나 이란 핵 문제 등에 대해서는 두 지도자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하지만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한 축인 전기차 보조금 문제에 대해서는 양국 입장차가 큽니다. 이미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주 이번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IRA가 프랑스와 무슨 관계가 있는 거죠?

기자) 네. IRA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등에 3천750억 달러를 투입한다는 것이 골자인데요. 이 중에 북미에서 조립되는 전기차에 대해서만 보조금 혜택을 제공하도록 한 것이 논란이 됐습니다. 이 조항에 따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연합(EU), 그리고 한국, 일본 관련 기업들이 보조금 수혜 대상에서 제외됐는데요. 마크롱 대통령은 이 법이 비우호적이며 ‘균등한 경쟁환경(level-playing field)’에 역행한다며 반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마크롱 대통령이 정상회담 외에 어떤 일정이 있습니까?

기자) 네. 마크롱 대통령은 30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함께 미 항공우주국(NASA) 본부를 방문했습니다. 프랑스는 미국의 화성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어 30일 밤 백악관 국빈만찬에 참석하고요. 공식 일정 마지막 날인 12월 2일에는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를 방문합니다. 뉴올리언스는 과거 프랑스가 식민 지배했던 곳으로, 마크롱 대통령은 이곳에서 미국 학교 내 프랑스어 교육 지원 확대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루마니아 수도 부크레슈티에서 29일 나토 외무장관 회의가 열리고 있다.
루마니아 수도 부크레슈티에서 29일 나토 외무장관 회의가 열리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외무장관 회의가 열리고 있는 루마니아로 가보죠?

기자) 네.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29일과 30일 이틀간 나토 외무장관 회의가 열렸는데요. 나토 30개 회원국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우크라이나가 꾸준히 나토 가입을 원해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빅토르 유셴코 대통령 재임 당시였던 지난 2008년에도 나토 가입을 추진했다가 러시아 측 반발로 무산된 바 있습니다. 당시 나토는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의 나토 가입을 염원한다”는 문구가 들어간 공동선언을 채택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우크라이나가 다시 나토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지난 9월 말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4개 지역을 강제로 병합한 직후 나토 신속 가입 절차를 공식적으로 신청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나토 외무장관 회의에서는 여기에 대한 입장을 밝힌 거군요?

기자) 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29일 기자회견에서 “나토의 문은 열려 있다”면서 언젠가는 우크라이나가 나토 회원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침공 전에 러시아는 나토의 이른바 ‘동진정책’을 문제 삼았습니다. 과거 냉전 시대 옛 소련 주도의 ‘바르샤바조약기구’ 회원국들이었던 폴란드, 체코, 헝가리가 지난 1999년 한꺼번에 나토에 가입했는데요. 여기에 자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우크라이나까지 나토 가입을 추진하자, 러시아는 자국 안보가 위협받는다고 반발했고, 결국 이를 우크라이나 침공 명분으로 삼았습니다.

진행자) 이런 러시아 주장에 대해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이날(29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나토 회원국 가입에 대해 거부권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에 위협이 되지 않는 주권 국가들 결정을 거부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푸틴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자유를 두려워하는 것 같다”면서 “그것이 그의 최대 도전”이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언제쯤 이뤄질까요?

기자) 네. 나토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지지한다고 밝히기는 했지만, 조만간 이뤄지기는 힘들 전망입니다. 나토 30개 회원국 비준이 필요한 것도 있고, 현재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상황이라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나토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개입할 수도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나토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다짐했군요?

기자) 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지금 중요한 것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라면서 군사적, 인도적, 재정적 지원을 다짐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전쟁의 한 가운데 있으며 동맹의 단합을 깨는 어떠한 행동도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나토 외무장관들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한 지지와 함께, 우크라이나가 주권과 영토를 수호할 수 있도록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다짐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도 추가 지원 계획을 발표했죠?

기자) 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29일 우크라이나가 비상전력망 장비를 구매할 수 있도록 미국이 5천300만 달러를 추가로 지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몇 주째 핵심 에너지 기간 시설을 겨냥한 러시아의 대대적인 공격으로 극심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데요.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 28일, 복구 작업을 최대한 서두르고 있지만 정기적인 단전 상황을 피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1997년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에 도착해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자료사진)
1997년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에 도착해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의 부고가 나왔군요?

기자) 네. 장 전 주석이 중국 상하이 현지 시각으로 30일 정오에 자택에서 별세했습니다. 향년 96세인데요. 중국 공산당은 성명에서 그가 백혈병과 장기 기능 정지로 별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장 전 주석 별세에 대해서 중국 공산당과 정부 쪽에서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국무원, 그리고 인민해방군이 인민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장쩌민 동지의 죽음은 당과 군, 그리고 각 민족 인민에게 헤아릴 수 없는 손실”이라면서 “그는 높은 지위를 지닌 훌륭한 지도자, 그리고 오랜 시험을 거친 공산주의 전사로 인정받았다”고 칭송했습니다. 현재 ‘글로벌타임스’와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 매체들은 추모의 뜻으로 웹사이트를 흑백으로 처리했습니다.

진행자) 별세한 장쩌민 전 주석은 중국이 몹시 어려운 시기에 권좌에 올랐죠?

기자) 네. 장 전 주석은 지난 1989년 민주화를 요구하는 톈안먼 시위를 공산당이 유혈 진압한 뒤에 당 총서기가 됐습니다. 당시 톈안먼 사태로 중국이 국제적으로 고립됐고요. 대내적으로는 공산당 안에서 개혁파와 보수파 사이에 권력 투쟁이 심각했습니다.

진행자) 장 전 주석이 그런 상황에서 권좌에 올랐지만, 어려움을 극복하고 중국을 본격적인 발전 궤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의 집권 기간 중국 경제가 비약적으로 성장했고요. 공산당이 권력을 확고히 했고, 중국은 초강대국 대열에 들어섰습니다. 장 전 주석은 1989년부터 2002년까지 당 총서기직을, 1989년부터 2004년까지 당 중앙위 군사 주석직을, 그리고 1993년부터 2003년까지 국가주석직을 맡았습니다.

진행자) 장 전 주석 재임 기간에 굵직굵직한 일들이 있었죠?

기자) 네. 1997년에 홍콩이, 그리고 1998년에 마카오가 중국에 반환됐습니다. 그리고 2001년에는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함으로써 중국 경제가 국제 경제 체제에 공식적으로 편입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그가 비판받는 부분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정치개혁을 유보했고요. 타이완에 강경한 자세를 보이면서 내부 불만을 분쇄했습니다. 특히 1999년에는 종교집단인 파룬궁을 강경하게 탄압해서 크게 비난받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장 전 주석 집권 기간 대미 관계는 어땠나요?

기자) 네. 장 전 주석은 대미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 노력했는데요. 미국을 자주 방문했고요. 2001년에 미국에서 9.11 테러가 나자 당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테러와의 전쟁에 협조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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