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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리 엔진시험장 인근 새 건축물 윤곽 드러내…이동식 건물 위엔 구조물 설치


로켓 엔진시험장을 촬영한 26일 자 위성사진. 새롭게 만들어진 길 끝 부분에 새로운 건물(원 안)이 들어선 모습이 보인다. 자료=Planet Labs
로켓 엔진시험장을 촬영한 26일 자 위성사진. 새롭게 만들어진 길 끝 부분에 새로운 건물(원 안)이 들어선 모습이 보인다. 자료=Planet Labs

북한 동창리 엔진시험장 인근에서 최근 발견된 기초구조물이 2주도 안 돼 건물 윤곽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가운데가 비어 있는 구조와 높이, 주변 정리 작업 등을 고려할 때 새 엔진 시험대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립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로켓 엔진시험장 인근에서 진행돼 온 건물 공사가 상당한 진척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존 엔진 시험대에서 동남쪽으로 약 200m 떨어진 지점으로,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26일 촬영한 위성사진엔 새로 조성된 콘크리트 바닥과 지붕이 있는 건물이 뚜렷이 보입니다.

이 구조물 바로 옆에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는 것으로 볼 때 일정 높이 이상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구조물은 최소 1개 면이 뚫린 형태로, 기둥이 지붕을 지탱하고 있고 안쪽에선 지붕이 만들어낸 어두운 그림자도 확인됩니다.

새로 조성된 콘크리트 바닥과 지붕이 있는 건물. 자료=Planet Labs
새로 조성된 콘크리트 바닥과 지붕이 있는 건물. 자료=Planet Labs

앞서 VOA는 14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분석해 이 일대에 30m 길이의 직사각형 건축물이 들어서기 시작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 건축물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 사이에 깔린 도로 끝부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도로는 기존 엔진 시험장과 연결됩니다.

당시만 해도 이 직사각형 건축물은 바닥 기초면만 낮게 깔린 형태였는데 불과 열흘 만에 지붕을 덮어쓴 구조물로 증축됐습니다.

위성사진 분석가인 데이비드 슈멀러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은 이 건축물이 처음 포착됐을 당시 건축물의 용도를 파악하기엔 이르다면서도 관측 시설 혹은 새로운 엔진 시험대일 가능성을 제기했었습니다.

하지만 건축물의 윤곽이 더욱 뚜렷해진 현재, 이 구조물이 새 엔진 시험대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또다른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닉 한센 미 스탠포드대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이 구조물이 “단순히 창고에 불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아직 정확한 용도를 알 수 없는 상태”라면서도 기존 시험대와 새 구조물 형태가 흡사하다고 분석했습니다. 가운데가 비어 있는 건물 형태나 높이, 그리고 일정하게 정리된 주변 나무 모습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It doesn't have to be big, you just pour a concrete foundation. You put a lot of, you know, more concrete up on top so that it's pushing against something…”

한센 연구원은 “엔진 시험대는 규모가 크지 않아도 된다”며 “두꺼운 콘크리트가 엔진을 위에서 내리누를 수 있는 수준이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엔진시험장에서 북서쪽으로 약 1km 떨어진 발사장에서도 새로운 움직임이 포착됐습니다.

26일 촬영된 ‘플래닛 랩스’의 고화질 위성사진에선 최근 해체된 로켓 조립건물 위에 놓인 여러 개의 일자형 물체가 눈에 띕니다.

이동식 조립 건물이 자리한 지점(원 안)에서 추가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자료=Planet Labs
이동식 조립 건물이 자리한 지점(원 안)에서 추가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자료=Planet Labs

앞서 VOA는 지난달 11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분석해 이 조립 건물이 원래 위치에서 서쪽으로 약 40m 이동한 사실을 파악했으며, 약 열흘 뒤인 24일 전후로 건물의 외벽 2개 면이 해체된 장면을 확인해 보도했습니다. 이어 이달 4일엔 건물 외벽 상당 부분이 해체된 사실을 추가로 전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 건물 옥상 부분에 동쪽과 서쪽을 연결하는 긴 물체 8~9개가 자리한 것입니다.

한센 연구원은 지붕을 지탱하기 위한 구조물로 보인다면서, 조만간 지붕이 덮일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또한 정확한 높이를 알 순 없지만 그림자 등을 토대로 볼 때 기존 조립 건물 지붕보다는 낮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가로 약 30m, 세로 20m인 이 건물은 지하 터널로 운송된 로켓 추진체를 바닥에 뚫린 구멍에서 끌어올려 바로 옆 주처리 건물로 옮기고 이후 완성된 로켓을 수직으로 세워 발사장 서쪽 끝부분에 위치한 발사대로 옮기는 역할을 해 왔습니다.

이 건물은 바닥에 깔린 선로를 통해 동쪽의 주처리 건물과 서쪽의 발사대를 오갈 수 있습니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해 3월 서해위성발사장을 시찰한 뒤 발사장 현대화 작업을 지시한 바 있으며, 이후 이 일대에서 대대적인 개선 작업이 진행돼 왔습니다.

북한은 지난 2012년 4월과 12월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광명성 3호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데 이어 2016년 2월 ‘광명성 4호’를 이곳에서 쏘아 올렸습니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는 탄도미사일 발사 기술을 활용한 북한의 발사체 발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도 탄도미사일 기술이 사용되는 만큼 안보리 결의 위반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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