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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 독자 대북제재 30건…작년보다 늘었지만 5년 전 수준엔 못 미쳐


미국 워싱턴의 재무부 건물.
미국 워싱턴의 재무부 건물.

미국 정부가 올해 30건의 독자 대북제재를 부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보다는 크게 늘었지만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잇따르던 5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과 관련해 7차례에 걸쳐 독자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은 1월 북한 국적자와 러시아인에게 올해 첫 제재를 부과한 데 이어 3월엔 러시아인과 러시아 회사를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이어 4월과 5월, 10월과 11월에 걸쳐 5번의 독자 제재를 더 단행하며 북한을 압박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기존 제재를 수정하거나 보강한 사례도 3번에 이릅니다.

올해 7번의 제재 발표를 통해 개인 14명과 기관(회사) 16곳이 제재되면서 전체 제재 부과 건수는 총 3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제재 대상 개인의 경우 북한 국적자가 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러시아인 3명과 타이완과 싱가포르 국적자가 각각 1명씩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기관은 북한과 러시아에 소재지 혹은 본사를 둔 곳이 각각 6곳이었으며, 3곳은 싱가포르에서 운영됐습니다.

앞서 해외자산통제실은 지난해 총 1차례, 9개의 기관과 개인에 대한 독자 대북제재를 단행했습니다.

이와 비교하면 올해는 제재 부과 횟수와 대상자가 크게 늘어난 것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올해 독자 제재 상당수가 잇따른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조치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해외자산통제실은 지난 1월 제재 발표 당시 제재 대상자들이 북한의 미사일 관련 물품을 조달한 개인과 기관들로, 이들에게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를 목적으로 한 미국 대통령 행정명령 13382호가 적용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올해 3월 제재 당시엔 북한의 무기 부품 조달 행위에 조력한 러시아인과 러시아 회사가 제재 명단에 오른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특히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당시 제재와 관련해 “북한의 고조되는 탄도미사일 발사는 노골적인 국제법 위반이자 지역 안정과 국제 평화와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북한의 불법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발전시킬 수 있는 역량을 제한하기 위해 기존 제재를 계속해서 이행하고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제재 부과 건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가속화된 과거에는 여전히 못 미치는 것도 사실입니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이 가속화된 2017년에서 2018년 미북 첫 정상회담이 열리기 이전 시점까지 200여 건의 제재를 부과하며 대북제재 대상을 크게 확대한 바 있습니다.

특히 2018년 2월엔 하루 동안 선박 28척과 운송회사 등 50여 곳에 대한 대규모 독자 대북제재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당시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횟수가 더 늘고 빈도도 잦아졌지만 대북 제재만큼은 당시의 수준에 미치지 못한 것입니다.

각국은 유엔 안보리의 제재와 달리 미국의 독자 제재를 지켜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하지만 제재 대상자들의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는 것은 물론 미국 금융기관과의 거래가 금지되면서 사실상 국제무대에서 퇴출당하는 효과로 이어진다는 게 미국 정부의 판단입니다.

또 제재 대상자와 거래를 하는 개인과 기관들은 ‘세컨더리 보이콧’ 즉 미국의 2차 제재를 감수해야 하는 위험성도 따릅니다.

미국 정부는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와 북한과의 거래 금지 등을 내용으로 한 다수의 대통령 행정명령을 근거로 개인과 기관 등에 독자 제재를 부과해 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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