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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 기획] 2. 공화당 상하원 탈환 여부 ‘최대 관심사’ …‘초당적’ 한반도 안건에는 영향 미미 


케빈 맥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케빈 맥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미국 연방 상하원 의원과 주지사를 뽑는 중간선거가 오는 8일 실시됩니다. 향후 2년간 미국의 정치 지형을 결정하고 바이든 행정부의 후반기 국정운영 방향에도 큰 영향을 줄 중간선거 결과가 한반도 정세에는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VOA는 5회에 걸쳐 미 중간선거가 한반도 정세에 미치는 함의를 전망하는 기획보도를 전해드립니다. 이 시간에는 두 번째 순서로 중간선거 결과가 미 의회의 한반도 외교안보 관련 안건 처리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짚어보겠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는 8일 미 전역에서 치러지는 중간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공화당의 상하원 주도권 탈환 여부입니다.

2018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하원 다수당을 내준 데 이어 2020년 선거에서 상원 수성마저 실패한 공화당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상원과 하원 주도권 탈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케빈 맥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중간선거를 일주일 앞둔 1일 각종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을 통해 교육 문제를 한 예로 거론하며 “부모로서 자녀 교육에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미국인의 견해인데 안타깝게도 오늘날 그것을 지지하는 쪽은 한 정당뿐”이라며 민주당을 겨냥한 정치 공세를 이어갔습니다.

[녹취:맥카시 대표] “As a parent, you want have a say in your kids’ education. That's an American view. And unfortunately, it's only one party standing up for it today.”

전통적으로 중간선거에서는 대통령이 속한 정당이 불리한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이번 선거는 물가 상승 등으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치러져 민주당으로서는 더욱 어려운 상황입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달 27일 업스테이트 뉴욕에서 열린 미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대규모 투자 기념행사에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참석해 이번 투자를 이끈 반도체 지원법의 의회 통과는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 모두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고, 또 민주당 대통령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가 주도권을 잡고 있었다면 이 법은 빛을 보지 못하고 우리도 오늘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슈머 대표] “It was only because there was a Democratic majority in the Senate and the House and a Democratic president if McConnell was leader this bill never would have seen the light of day and we would not be here today.

선거를 일주일 앞둔 1일 미국 내 각종 여론조사와 선거 예측 사이트에 따르면 하원 선거에서 우세인 공화당이 상원 격전지에서도 민주당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어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을 탈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선거 예측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잇’은 1일 오후 1시 기준으로 상원 선거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승리할 확률을 50대 50으로 예측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 중 하나라도 다수를 차지한다면 정쟁 요소가 많은 굵직한 법안과 결의안 통과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하지만 의회가 전통적으로 초당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북한 등 한반도 외교안보 관련 안건 통과에는 이번 선거 결과가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행정부 후반기 상원은 공화당이,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했던 116대 회기 의회에 발의된 한반도 외교안보 관련 법안과 결의안 총 31건 중 의결된 안건은 11건으로 전체의 35%였습니다.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한 현 117대 회기 발의된 한반도 관련 안건은 19건입니다.

회기 종료일까지 의정 활동 기간이 한 달 남짓 남은 1일 현재 통과된 안건은 하원의’ 미북 이산가족 상봉 결의’와 상원의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건립 기념 결의’ 등 2건뿐으로, 회기 내 통과율이 10.5%에 그쳤습니다.

미 의회에서 전통적으로 초당적 공감대가 형성된 한반도 외교안보 안건의 경우 어느 정당이 상하원 주도권을 잡느냐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이번 회기에 발의돼 계류 중인 한반도 외교안보 관련 법안과 결의안 중 초당적 안건은 절반 이상인 63%에 달했습니다.

상하원의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과 ‘미북 이산가족 상봉 법안’, ‘오토 웜비어 북한 검열·감시 대응 법안’과 ‘미한 동맹 지지 결의안’, 그리고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건립 기념 결의안’, 상원의 ‘대북 정책 감독 법안’과 하원의 또 다른 ‘미한 동맹 지지 결의안’은 모두 초당적으로 발의됐습니다.

이번 회기에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하원의 ‘한반도 평화 법안’과 상∙하원의 ‘대북 인도 지원 개선 법안’을 발의했지만, 이들 법안은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주류 세력의 호응을 전혀 받지 못했습니다.

하원에서 공화당 의원들이 발의한 북한에 나포된 푸에블로호 반환 촉구 결의안 2건과 ‘북한 학교와 교환학생 금지 법안’도 의회 내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간선거 이후 민주당과 공화당 간 정치적 공방이 상대적으로 줄면서 연말까지 남은 마지막 의정 활동 기간 중 의회 통과가 주목되는 한반도 안건은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입니다.

의회는 특히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초당적으로 높은 목소리를 내는 데다가 북한인권법조차 지난 9월 30일을 기해 만료된 상황이기 때문에 이 법을 5년 더 연장하는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은 중간선거 이후 큰 정치적 고려 없이 의회의 한반도 안건에서 우선순위에 올려질 수 있습니다.

하원에서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 발의를 주도하는 등 북한 인권 문제에 큰 목소리를 내는 공화당의 영 김 의원은 최근 워싱턴의 한 행사에서 “미국의 대북 전략이 비핵화와 인권 기록에 대한 북한의 구체적이고 검증 가능한 조치를 우선시하도록 미국 의원들과 초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녹취:김 의원] “I will continue to work with my fellow members of Congress on both sides of the aisle to ensure that any North Korea strategy prioritizes concrete and verifiable action from the DPRK on denuclearization and on its human rights record time”

또 2023회계연도 하원 국방수권법안에 포함된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지 공약 실행의 구체화를 요구하는 새 조항은 공화당 의원 주도로 발의됐지만 이미 하원을 통과했고 바이든 행정부도 큰 관심을 두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중간선거 이후 의회 통과 여부가 주목됩니다.

하지만 현재 의회에 계류 중인 대부분의 한반도 관련 안건들은 중간선거 이후에도 연내 처리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 중 최소 하나라도 주도권을 장악할 경우 ‘오토 웜비어 북한 검열·감시 대응 법안’과 ‘대북 정책 감독 법안’ 등 공화당 의원들이 주도하고 있는 한반도 관련 안건들은 다음 회기에 재상정 시 처리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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