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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NASA ‘달 탐사’ 전문가] “한국 다누리호, 미국 달 복귀 계획에 기여…한국과 ‘우주 탐사’ 협력 기대”


다누리 달 주변 탐사 상상도. 사진 제공: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다누리 달 주변 탐사 상상도. 사진 제공: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한국 최초의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는 미국이 인간을 다시 달로 보내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 탐사 전문가가 밝혔습니다. ‘아르테미스’ 캠페인 개발부 프로그램 통합 매니저로서 다누리 지원 프로젝트에 참여한 존 구이디 씨는 23일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달 발사된 다누리호에 탑재된 관측 장비 ‘섀도 캠’은 NASA가 우주인을 착륙시킬 후보지를 결정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우주 인터넷 시대’를 열 수 있는 한국의 통신 기술에 주목하며 한국이 미국의 우주 탐사 계획에 장기적 파트너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구이디 씨를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현재 다누리의 임무는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나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 탐사 전문가가 밝혔습니다. ‘아르테미스’ 캠페인 개발부 프로그램 통합 매니저로서 다누리 지원 프로젝트에 참여한 존 구이디 씨.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 탐사 전문가가 밝혔습니다. ‘아르테미스’ 캠페인 개발부 프로그램 통합 매니저로서 다누리 지원 프로젝트에 참여한 존 구이디 씨.

구이디) 다누리를 달로 보내기 위해 고안된 한국의 탄도형 달 전이방식(BLT·Ballistic Lunar Transfer)의 궤도 운영 능력은 특별하고 비행 궤적이 까다롭습니다. 연료 소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달을 훨씬 넘어 태양과 지구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지점을 향해 이동하다가 추진기를 작동해 다시 달 궤도에 올려놓는 방식인데요. 연료를 많이 아낀다는 것은 곧 장기 탐사가 가능하다는 의미죠. 현재 다누리는 달 궤도 쪽으로 방향을 조정하기 시작했고, 달 궤도에 진입하기까지는 몇 달이 더 걸릴 예정인데요.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은 올해 중순쯤 다누리가 달 궤도에 도착하도록 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 NASA팀도 다누리의 비행 궤적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항우연 팀과 협력하고 있는데요. 항우연 팀에 따르면 추진기 작동을 통한 방향 조정 임무는 현재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저희가 자주 쓰는 표현으로는 ‘아주 조용한’(fairly quiescent) 상태인데요, 다누리가 12월 달 궤도에 진입할 준비를 하며 비행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기자) 다누리에는 총 6개의 과학 장비가 탑재됐는데요. 이중 NASA의 협조로 탑재된 ‘섀도캠’(Shadow Cam)은 무엇입니까?

구이디) NASA가 개발한 관측 장비인데요. 달에서 태양 빛이 닿지 않는 극지방 분화구 안의 영구음영 지역을 정밀 촬영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런 데이터 수집을 통해 그곳에 얼음이 있는지, 아니면 솜털 같은 것이나 달 표면을 연구하는 인간들에게 유용한 특징이 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기자) 다누리의 이번 임무가 NASA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에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습니까?

구이디) 항우연은 NASA가 달 복귀 계획을 결정하기 몇 년 전에 다누리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요. NASA가 우주인을 착륙시키고 싶은 달의 극지방을 들여다보게 될 첫 번째 우주선 중 하나가 다누리입니다. 다누리에 탑재된 섀도캠은 달의 극지방에 대해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것이고, 그것은 저희 NASA팀이 앞으로 우주인을 어디에 착륙시킬지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누리 발사 전 최종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다누리 발사 전 최종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기자) 한국과 NASA가 협력하고 있는 또 다른 분야가 있나요?

구이디) 사실 매우 많습니다. 섀도캠은 그중 하나일 뿐입니다. 예를 들어 항우연이 개발한 심우주 안테나를 저희가 사용할 수 있게 됐는데요. NASA는 전 세계에 여러 개의 안테나를 가지고 있고, 태양계 전역의 우주선에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한반도에 구축한 심우주 안테나와 같은 지상 안테나가 더 필요합니다. NASA가 개발하려고 노력 중인 ‘우주 인터넷’ 역량도 한국과의 한 협력 분야인데요. 우주 탐사선과 인공위성 등을 서로 연결해 우주에서 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하게 하는 기술 장치로 ‘지연-내성 네트워크’(DTN, Delay-Tolerant Network)라고 불리는데요. 다누리에도 우주 인터넷 장비가 탑재돼 우주 인터넷 시험이 시도될 예정입니다.

기자) NASA와의 협력에 있어서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한국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구이디) 다누리호 관련 협력을 하는 과정에서 한국 측 과학자와 연구자들이 무척 예리하고 상당한 기술적 백그라운드를 가졌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우주 탐사 경험은 없지만, 괜찮습니다. 한국이 몇 년 전 우주 탐사를 하기로 결정했을 때 저희는 한국과 같은 파트너와 협력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매우 기뻤습니다. 우주 탐사는 너무 광활하고 한 국가의 엄청난 재원이 요구되기 때문에 많은 파트너 국가들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기자) NASA의 달 탐사를 포함한 전반적인 우주 미션에서 한국이 궁극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길 기대하십니까?

구이디) 한국은 매우 인상적이고 뛰어난 기술적 역량을 갖춘 나라로 미래에도 저희의 파트너가 되길 원합니다. 한국은 저희와 달 탐사를 비롯해 전반적인 우주 탐사에 참여하는 ‘아르테미스 협정’(Artemis Accord)에 서명했는데요, 이 협정은 수십 년간 지속될 것입니다. NASA는 달에 장기간 머물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파트너들과 전 과정을 함께 해야 합니다. 그래야 탐사가 모두에게 더 수월해질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존 구이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달 탐사 계획 담당 매니저로부터 한국과의 우주 탐사 협력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이조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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