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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서울] '길고양이 인식 바꿔요' -서길동센터


[헬로 서울] '길고양이 인식 바꿔요' -서길동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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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키우는 한국인 숫자는 전체 인구의 30%에 달한다고 합니다. ‘반려인 1천500만 시대’를 맞고 있는 건데요. 이에 따라 동물의 권리 인식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는 가운데 서울에 길고양이를 위한 센터가 설립됐다고 합니다. 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서울’, 오늘은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서길동센터로 안내해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고양이 화장실 청소 현장음]

지난 8월 1일에 문을 연 서길동센터. 서울시 서대문구에 있는 서길동센터 4층으로 올라가 보니 아늑하게 꾸며진 센터 곳곳에서 네다섯 마리의 고양이들이 자리를 잡고 쉬고 있는 모습이었고요. 자원봉사자 정유민 씨와 최우희 씨가 고양이 화장실을 청소하고 있었습니다.

서길동센터는 사단법인 '서대문구길고양이동행본부’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줄여서 서동행이라고 하는데요. 서동행은 길고양이에 대한 동물권 인식 개선 운동을 하고 있고요.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서길동센터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센터를 운영하는 김채영 씨에게 들어봅니다.

[녹취: 김채영 씨] “서길동 센터는 동물을 구조하는 센터는 아니고요. 동구협(동물구조협회)에 있는 아이들, 좀 어린아이들, 사람의 손을 타서 입양 갈 수 있는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입양 홍보하고 그걸로 해서 입양 신청서를 받아서 입양 팀에서 선별해서 입양 보내고 있고요. 어린 학생들 같은 경우에는 센터에 방문해서 책을 보고 체험 활동, 봉사활동을 하면서 길고양이에 대해서 알아가고 동물이나 채식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공부를 하는 곳입니다."

버려지거나 다친 고양이, 또 돌봄이 필요한 고양이를 보살피고 안전한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입양까지 돕고 있는 건데요. 기존에는 이러한 센터가 없어 서동행의 회원들이 개별적으로 고양이를 돌봤다고 합니다. 서길동센터 설립 취지 이번에는 서동행 대표 조은영 씨에게 들어봅니다.

[녹취: 조은영 대표] “서대문구에서는 유기 동물이 발생하면 경기도 양주에 있는 동물구조협회로 보내지게 돼요. 그런데 이 아이들이 입양이 안 될 시에는 안락사되거든요. 강아지는 그래도 입양되는 비율이 있는데 고양이 같은 경우에는 입양 비율이 많이 없었어요. 그러니까 거기(동구협)에 들어가는 고양이, 들어갈 수 있는 고양이는 3개월 미만의 어미가 없는 고양이 또는 다치거나 아픈 성묘 이런 애들만 동물구조협회로 데려갈 수 있어요. 근데 수유해야 하는 고양이가 많은데 수유가 안 돼서 보통 자연사 처리되는 경우가 너무 많았어요. 그리고 아프거나 다친 고양이는 안락사되거나... 이런 비율이 상당히 높아서 구할 수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을 했고...”

안락사 위기에 처한 고양이를 구하는 일뿐만 아니라 서동행은 서대문구청과 함께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안전하게 포획하고 동물병원에서 수술한 다음 방사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요. 그 과정에서 여러 질병이 있는 고양이들은 바로 방사하기 어렵기 때문에 서길동센터에서 함께 보호하고 있는 거죠. 또한 조은영 대표는 서길동센터를 통해 한국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도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녹취: 조은영 대표] “교육이 굉장히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동물권에 관한 책들이 주로 있어요. 유기 동물 또는 동물권 전용 도서관이에요. 그래서 보면 가족 단위 오셔서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시거나 커플들 아니면 젊은 분들이 오셔서 동물권에 관한 책을 읽으세요. 또 그리고 저희는 봉사 프로그램, 체험 프로그램, 교육 프로그램이 있어요. 길고양이를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그리고 길고양이 중성화를 하고 있는데 TNR(인도적 중성화 수술)이란 과연 무엇인지 이런 거에 관한 교육을 하는 복합적인 공간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해서 이런 공간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현재 서길동센터에서는 생명 존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봉사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될까요?

[녹취: 조은영 대표] “봉사 프로그램은 센터에 와서 봉사하시는 거 하나 있고 구청이랑 MOU를 맺어서 공식 급식소, 공식 화장실, 공식 겨울 집을 운영하고 있어요. 그거를 관리하고 있는데 관리자가 있고 또 어르신 일자리를 창출해서 어르신들도 같이 관리하고 계세요. 그쪽을 또 봉사자분이 한 번 체험하는 거죠. 실제로 나가서 한 번 화장실도 치워보고 밥 주는 것도 한 번 해보고 그 주변도 청소 한 번 해보고 이렇게 하시는 체험이거든요.”

서길동센터는 가정집 형태로 꾸며져 있는데요. 주방에는 손님들이 즐길 수 있는 음료가 구비되어 있고요. 방마다 고양이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캣타워라든가 쿠션이 놓여 있었고 누구나 와서 즐길 수 있는 북카페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손님들이 앉아 쉴 수 있는 의자와 고양이 놀이용품들도 마련된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공간마다 메모지가 붙어 있더라고요. 모두 열린 공간은 아니었는데요. 그 이야기 다시 김채영 씨에게 들어봅니다.

[녹취: 김채영 씨] “일단 여기에는 사람을 좋아하는 고양이도 있지만 아파서 저희가 치료 목적으로 데리고 온 애들 같은 경우에는 순화가 안 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에게 친화적이지 않거든요. 그런 경우에는 손님이 다칠 수 있고 고양이도 스트레스받기 때문에 격리해서 편안한 공간을 만든 거예요. 평일에는 제 반려묘, 꼬망이랑 핑코가 와서 있고요. 왕자, 왕자는 항상 센터에 있고 길동이랑 동궁이는 아직 순화가 안 된 아이로 방에 있습니다.”

이밖에 입양을 기다리는 다른 고양이들은 이곳을 찾은 손님 또 자원봉사자들과 즐겁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자원봉사자 최우희 씨는 길고양이에 관심이 있어 봉사활동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녹취: 자원봉사자 최우희 씨] “제가 거주하고 있는 곳이 재개발 예정이거든요. 재건축 예정이라서 길고양이들이 엄청 눈에 많이 띄어요. 사람들이 없어서, 그래서 밥을 동네 고양이니까 챙겨주려고 서동행 가입해서 여기 센터도 알게 된 거고 그래서 이제 오픈했을 때부터 왔어요.”

최우희 씨는 동물들이 생태계 안에서 동물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는 서길동센터가 설립된 것이 반갑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최우희 씨] “동구협에서 아이들이 구조돼서 온 경우가 종종 있었어요. 센터가 있으니까 그 아이들을 구조해서 잠시라도 임시 보호를 할 수 있다는 게 제일 좋은 일인 것 같아요. 제일 좋은 건 안 아프고 아픈 곳이 있어도 여기서 회복할 수 있으면 더욱 좋고, 가장 좋은 건 가족을 만나는 일인 것 같아요. 방문해주시는 분들 통해서 입양가는 게 가장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 센터 설립을 누구보다 좋아하는 손님이 있었는데요. 남매 장은혁 학생과 장은채 학생이었습니다. 먼저 장은혁 학생은 쉴 새 없이 고양이들과 뛰어놀며 살뜰히 돌보는 모습이었는데요. 이곳에 있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고 해요.

[녹취: 장은혁 학생] “고양이가 너무 귀엽고 더 키우고 싶어요. 네. 한 마리 키우고 있는데 걔 이름이 치즈인데 4살이에요. 기분이 좋았어요. 귀여운 고양이들도 만나고 놀아주고 응가도 치워주고 좋았어요. 고양이들이 좋아하니까 저도 기분이 좋아요. 한 일주일에 한 번? 놀아주고 똥 치워주고 해줄 거예요.”

그리고 장은혁 학생의 누나 장은채 학생은 자신도 얼른 중학생이 돼서 이곳으로 봉사활동을 다니고 싶다고 했고요. 입양을 기다리는 고양이들이 좋은 가정으로 갈 수 있길 바라면서 자기 집으로 함께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녹취: 장은채 학생] “유기묘들에게 도움 되고 싶기도 하고 애들 너무 귀여워서 시간이 너무 빨리 가서 봉사활동도 해보고 싶어요. 지금 11살이요. 애들이 제 고양이보다 너무 착해서 그것도 놀랐어요. 잘 물지도 않고 잘 할퀴지도 않고 잘 놀고 잘 먹고 너무 귀여웠어요. 일단 제일 먼저 데려와서 키우고 싶기도 하고 너무 불쌍해요. 유기묘들이 일단 깨끗하고 좋은 데서 생활하는 것부터가 너무 좋아요. 토미랑 아톰이가 빨리 좋은 가정 만나서 빨리 집에 가길 원하고 너희 우리 집 올래?"

끝으로 서동행의 조은영 대표는 동물 학대는 중범죄라며 한국 사회 전체가 이를 인식했으면 한다고 말했고요. 길고양이와의 공존으로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조은영 대표] “일단 첫 번째는 길고양이가 학대 사건이 많잖아요. 요즘에, 길고양이를 학대해도 되는 대상으로 보지 않는 그런 시선이었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두 번째는 길고양이를 돌보고 관리하고 이러는 게 동물활동가들, 이런 사람들이 하는, 그러니까 유난히 동물을 좋아하는 캣맘이나 이런 사람들이 하는 활동이 아니고, 그냥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차 한 잔 마시고 책 한 권 읽고 이러면서 '어? 나도 될 수 있네. 나도 한 번 할 수 있네' 이런 식으로 활동가와 비활동가분들의 그 경계를 많이 허물었으면 좋겠어요.”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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