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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서울] 화분에 담은 자연- 분재박물관


[헬로 서울] 화분에 담은 자연- 분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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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서울’, 오늘은 작은 화분 속 자연을 담아 키우는 분재에 대한 이야기 전해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한국에서는 공간 곳곳에 식물이나 화분으로 포인트를 주는 인테리어죠. '플랜테리어 (plant+interior)'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요. 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서울’, 오늘은 작은 화분 속 자연을 담아 키우는 분재에 대한 이야기 전해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철사걸이 현장음]

서울 서초구에 있는 분재박물관에서 김재인 관장이 수강생을 대상으로 가지치기와 철사걸이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녹취: 철사걸이 현장음]

분재박물관은 한국분재연구소에서 분재 문화를 알리기 위해 지난 1988년 9월에 문을 열었는데요. 분재는 작은 분에 낮은 나무를 심어 가꾸는 것을 말하고요. 그래서 자연의 문화를 축소해 표현한 것을 뜻합니다. 분재박물관에 들어서니 수령 500년이 된 소사나무와 해송, 과일나무 등 다양한 분재가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먼저 분재박물관에 대한 소개 이길자 대표에게 들어봅니다.

[녹취: 이길자 대표] “박물관 하면 분재에 관한 모든 걸 볼 수 있어야 하니까 120가지 수종 한 만여 점이 여기 지금 분에 있던 걸 남편이 나이가 들어서 땅에 심어놨지만 보통 이제 분재하면 1m 이상 되면 특수목이라고 하는데 분재를 땅에 심어서 필요할 때 또 꺼내 쓰고 그래서 120가지 수종 만여 점이 분재박물관에 전시가 되어 있기 때문에 수종별로 수형별로 그리고 아주 특이한 나무의 특수목 같은 게 다 전시돼 있죠.”

나무를 축소해 작은 화분에서 키우는 분재는 더 이상 기성세대만의 취미가 아닙니다. 젊은 층의 새로운 취미,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식물로 실내를 꾸미는 '그린 인테리어' 열풍과 또 '뉴트로 (New+Retro)'가 합쳐지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고요. 분재박물관에도 교육을 듣기 위해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수강생이 찾아온 모습이었습니다. 이길자 대표가 이야기하는 분재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 함께 들어봅니다.

[녹취: 이길자 대표] “분재는 우리가 자연경관. 산이나 들이나 계곡이나 물, 우리가 볼 수 있는 자연을 이 분 안에다가 돌과 나무와 이끼를 가지고 축소해서 재현해 놓은 게 분재예요. 그러니까 크기가 차이가 있는 것뿐이지. 우리가 본 인상적인 자연의 모습을 축소해서 분에서 감상하는 걸 분재라고 그러죠. 이걸 쭉 이어놓으면 한라에서 백두까지 모습을 축소해서 한 눈에 볼 수 있게 그렇게도 해놨고 그래서 보통 사람들이 정이품 소나무라든가 도마다 있는 나무를 찍어서 그걸 그대로 그림을 그렸다가 분에 재현하세요. 그러니까 인상적인 자연경관을 축소해서 자기가 원하는 화분에 맞게 하는 거...”

이길자 대표는 분재에 대해 단순히 인테리어 소품이 아니라 하나의 생명이라면서 잘 관리하는 방법에 관해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녹취: 이길자 대표] “우선 생명에 관한 거죠. 이것도 하나의 분 안에 있지만 생명이고 땅에 있어도 생명인데 그리고 아파트 문화잖아요. 그래서 살리는 게 제일 중요하죠. 제일 중요한 건 화분의 크기와 나무 성격에 따라서 물 주는 게 좀 다른데 물을 매일 줘야 한다는 것 그다음에 자연과 똑같은 조건으로 햇빛이 최소한 오전에 한두 시간은 꼭 들어야지 나무가 생장하고 잎이 짧게 자라고 해서 오전 햇빛이 한두 시간 꼭 있어야 한다는 것과 운동은 나무에게 통풍이거든요. 그래서 5분씩 환기만 시켜줘도 나무가 밥 먹을 준비, 건강을 위해서 잘 견딜 근육 준비가 된 거예요. 햇빛과 통풍과 물 이것만 조금 신경 쓰면 절대 나무가 병으로 죽는 법은 없거든요.”

분재를 가꾸기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햇빛과 통풍 그리고 물이라고 말하는 이길자 대표는 그다음으로 나무의 건강을 위해 가지치기와 분갈이를 꼭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현장에서 분갈이하는 한 수강생 김현주 씨를 만났는데요. 능숙하게 분갈이하며 철사 걸이를 하고 있더라고요.

[녹취: 김현주 씨] “지금 진백 현해로 분 바꾸기를 하고 있는 중이에요. 진백은 수종이에요. 향나무 일종인데 그다음에 거기에 현해라는 건 수형이에요. 절벽에 내걸린 듯한 이런 느낌으로 보통은 직관으로 올라가는 있는 것도 있고 이 작품은 절벽에서 마치 떨어져 있는 듯한 그런 한 그루 소나무 느낌을 연출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얘가 분에 모양을 이렇게 잡으려면 그냥 나무를 갖다 놓으면 형태가 안 잡히잖아요. 철사로 분에다 고정하는 작업을 하는 거예요. 뿌리에는 여러 가지 기존에 있던 흙 속에 이물질이 있을 수 있고 뿌리에 통기가 좋아야 하거든요. 굳어있던 흙을 풀어주면서 뿌리의 통기성을 좋게 하는 거예요. 물에 씻으면서... 그리고 뿌리도 사람 머리처럼 아주 엉켜있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풀면 뿌리의 모양도 갖춰지고 뿌리의 통기성도 좋아지고...”

나무 고유의 모양, 즉 수형으로 분재를 정의하는데요. 분재를 만드는 과정이죠. 한쪽에서는 장수매로 철사걸이를 연습하는 한 부부가 있었습니다. 박혜영 씨의 이야기 들어봅니다.

[녹취: 박혜영 씨] “지금 철사 걸이를 하는 거예요. 분재 수형을 잡아주는 작업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얘는 장수매요. 선생님께서 이게 가장 철사 걸이를 연습하기에 좋은 나무라고 하셔서 골랐어요. 작년에 저희가 관엽식물에 관심 있어서 강의를 듣고 했는데 하다 보니까 분재까지 관심 가지게 돼서 또 요즘 트렌드가 분재나 이런 쪽에 관심을 많이 갖는 추세여서 저희도 배우는 김에 분재도 한 번 배워보지 싶어서...”

박혜영 씨와 장경원 씨 부부는 올해 3월부터 분재박물관을 통해 교육을 들었습니다. 식물에 관심이 많은 아내를 따라 장경원 씨도 배우게 됐다고 하는데요. 분재에 관한 지식뿐만 아니라 그것을 통해 얻어가는 삶의 지혜도 있다고 합니다.

[녹취: 장경원 씨] “원장님께서 나무를 통해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인생이라든지 그런 스토리에 대해서 비유를 많이 해주세요. 그런 거를 보면 이 식물도 사람 사는 거와 똑같구나! 또 이런 수형을 잡는다고 했는데 나무의 수형도 사람의 얼굴처럼 눈, 코, 입이 있어요. 그런 부분을 원장님께서 비유해주시는 거죠. 눈은 어디 있고 코는 어디 있고 이러면서 이렇게 수형을 잡아야 한다. 철사 걸이를 해야 한다. 강의 시간에 분재를 통해서 식물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살아가는 인생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이 들게끔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더 매주 빠지지 않고 나오고 있습니다.”

분재는 하나의 숲이자 생태계라고 말하는 김재인 관장. 나무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방법 또한 배우게 된다고 하는데요. 김재인 관장의 아내인 이길자 대표는 다양한 분재를 소개하며 향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녹취: 이길자 대표] “이 나무는 오래될수록 저렇게 껍질을 벗어요. 옷을 벗으면 피부가 만질만질해지니까 병충해가 안 들어가는 거예요. 물만 안 마르면 그래서 물가에 심는 나무라고도 하는데 보통 소나무 같으면 껍질이 갈수록 해가 갈수 록 두꺼워지거든요. 벌레들이 많이 끼는데 이 나무는 오래될수록 자기 스스로 옷을 벗으니까 그래서 남편이 강의할 때 이렇게 자기가 가진 것을 다 내려놓고 벗으면 장수하고 오래 살 수 있는 비결을 저 나무에서 배웠다고 그렇게 얘기해서, 지금 저 나무들이 80년 넘은거거든요. 그냥 물만 안 말리면 저렇게 오래 살아요. 스스로 옷을 벗으면서 건강하게 사는 법을 아는 거죠. 저 나무는.”

더불어 이길자 대표는 분재박물관을 통해 오랜 기간 나무를 다뤄오면서 변화된 수요층에 대해 말했는데요. 확실히 이제는 젊은 층뿐만 아니라 어린아이, 초등학생들도 식물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면서 분재를 찾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녹취: 이길자 대표] “특히 요즘 IT 시대에는 외로움을 많이 느끼고 상대적인 사랑보다는 일방적인 사랑... 내가 한 만큼 대답을 해주는 동물이라든가 식물이 반려 식물이 코로나 시대부터 더 코로나 때 분재가 제일 나가고 식물을 사람들이 더 많이 즐긴다는 거예요. 그래서 가만히 보니까 섬세하기도 하고 작은 공간에서 할 수 있는 게 분재잖아요. 정말 소품 분은 엄지손가락만 한 분도 있어요. 작은 장소에서 살아있는 생명을 대하고 또 내가 가꾼 만큼 꽃도 피고 열매도 달리고 작은 장소와 또 외로운 시대에, 바쁜 시대에 식물을 보면서 즐거움을 더 찾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한국 시민들이 분재에 대한 관심이 늘어가는 가운데 한 수강생 이성욱 씨는 이러한 추세가 반갑기도 하지만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도 전했습니다. 생명을 키우는 일인 만큼 나무를 나무답게 관리했으면 하는 마음을 전한 건데요. 그 이야기 끝으로 들어봅니다.

[녹취: 이성욱 씨] “보니까 이런 분재처럼 다년생 나무가 아니고, 전통적인 나무가 아니고 잎이 큰 나무, 파초 이런 스타일의 나무가 햇빛을 안 보면 다 죽는데 키운다는 것, 그런 것에 관심을 두는 것 같아서 안타깝기도 해요. 나무를 나무답게 하는 데 관심을 두어야 하지 않겠나. 너무 장식적인 걸로만 생각하면 곤란하지 않겠나 그렇게 생각해요.”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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