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미국에 핵시설 사찰 재개를 위해선 먼저 러시아를 상대로 한 항공 제재가 풀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20일 미 언론에 러시아와 미국이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에 따라 핵시설 사찰을 재개하기 위한 장벽을 제거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러시아 대사관은 "미 동맹국은 미국으로 향하는 우리 사찰단이 탄 러시아 항공기를 상대로 영공을 차단했다"며 제재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사찰을 재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2010년 체결된 뉴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가 핵탄두 수를 1천550개 이하로 줄이는 것과 함께 핵 관련 시설에 대한 상호 사찰을 허용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뉴스타트에 따른 상호 사찰은 코로나 여파로 2020년 초부터 잠정 중단됐다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개를 요구했지만 러시아가 지난 8일 거부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국가는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러시아 항공기의 이착륙과 비행을 금지했습니다
러시아는 항공기가 미국과 그 동맹의 영공에 진입하지 못하는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미국 제재와 (러시아에 대한) 제한 조치는 뉴스타트와 상충하지 않고 러시아 사찰관이 미국에서 사찰하지 못하도록 막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