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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톡] "중국 3불 요구 과해...'7차 핵실험 대비 군사태세 조정' 미 정부 언급 주목"


박진(오른쪽) 한국 외교부 장관과 왕이(왼쪽)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달 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회담하고 있다. (자료사진)
박진(오른쪽) 한국 외교부 장관과 왕이(왼쪽)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달 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회담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국에 대한 중국의 ‘3불 요구’가 과한 것은 물론 미한 동맹을 약화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 문제 해결에 대한 중국의 역할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북한의 7차 핵실험에 ‘장단기 군사대비태세 조정’ 가능성을 언급한 점에도 주목했습니다. 북한이 비효율적인 경제 체계를 대대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습니다. 12일 VOA 한국어 서비스의 ‘워싱턴 톡’ 프로그램에 출연한 윌리엄 브라운 미 메릴랜드대 교수와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 국장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한국과 중국은 최근 외교장관 회담에서 사드에 대한 입장차이를 확인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사드가 순전히 방어 수단이란 입장인데요. 중국은 왜 이렇게 이 문제에 집착하는 건가요?

윌리엄 브라운 메릴랜드대 교수) 저는 중국 문제를 자주 들여다보는데요. 이건 가장 기이한 사례 중 하나입니다. 중국이 왜 이렇게까지 사드에 집착하느냐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국의 입장에서 명백한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를 왜 그렇게 우려하는지 이해하려 노력해 봤습니다. 우리가 중국, 특히 베이징에서 태평양을 바라보면 중국은 미국과 다른 나라들이 늘 자신들을 포위하려 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베이징에서 태평양을 바라보면 처음 눈에 들어오는 나라는 한국입니다. 장애물이죠. 그리곤 한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또 다른 점은 중국의 (군사력) 현대화는 미사일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본적으로 그들의 방어수단입니다. 그런데 중국의 미사일 방어 역량은 그들의 실제 미사일 역량만큼 진전을 이루진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말이 되지 않습니다. 미사일 방어는 분명히 한국에 필수적입니다. 그렇게 하지 못할 이유가 뭔가요? 중국은 그들이 얻지 못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특정 국가가 다른 나라에게 ‘3불’과 같은 것을 요구하는 게 합당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 국장) 그 질문은 중국이 무엇을 안보 위협으로 보고 있는지에 달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브라운 교수님이 말한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요. 중국은 미한 동맹을 역내 문제가 아닌 북한으로만 국한하려는 지전략적 목표가 있습니다. 중국이 사드에 반대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한국 정부와 국방부, 언론이 한반도에 ‘3불’을 적용하려는 중국의 시도를 철저하게 거부한 건 매우 명백하다고 봅니다. 국무부 대변인도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죠. 따라서 현 상황 속에서 그런 (중국의) 노력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기저에 있는 중국의 안보 우려는 여전하고 앞으로도 대화의 주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중국은 한중 두 나라가 독립자주를 견지하고 외부의 장애와 영향을 받지 말아야 한다며 한국에 ‘5가지 요구’ 사항을 제시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브라운 교수) ‘진부하다’는 단어를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씀 드리면 저는 큰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그런 선전가 같은 말에 주목하지 않는 것이죠. 중국은 늘 숫자 붙이는 것을 좋아합니다. ‘3불’이나 ‘4 뭐가 됐든’, ‘6자’ 등 말이죠. 이젠 숫자 5를 쓰고 있는데요. 저는 ‘5가지 그러거나 말거나’로 부르겠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요구가 미한 관계를 겨냥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한국이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요?

스나이더 국장) 중국 정부가 이런 야심찬 성명을 만들어 특정 관계에 적용하길 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이 한국에 제시한 ‘5가지 요구’에는 미한 동맹의 근간에 직접적인 충돌을 일으키는 조항들이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이 이런 조항으로 미한 동맹을 폄훼하거나 약화시키려 한다는 점은 꽤 명백합니다. 중국의 5가지 요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첫째 중국과 한국의 관계가 ‘독립자주 노선을 견지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둘째는 공급망 문제와 관련해 개방이 필요하다는 사고입니다. 미한 안보 동맹이 나아갈 방향에 직접적인 도전이 된다는 점에서 이 두 가지 요구가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한국은 미국 반도체 동맹인 ‘칩4’ 예비회의 참석을 결정했지만 이번 회의로 중국을 자극하지 않길 바란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대선 기간 중국에 강경한 자세를 취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는데, 지금은 의구심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건가요?

브라운 교수) 한국은 쉽지 않은 지역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험한 곳이었죠. 중국의 이웃 국가입니다. 한국은 미국과 매우 좋은 친구 관계를 맺고 있지만 중국과 앞으로 천 년을 이웃으로 살아야 한다는 점도 생각해야 합니다. 따라서 항상 미국과 중국 모두를 상대해야 합니다. 윤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미국 편에 서서 선거에서 이겼습니다. 물론 미국은 이에 대해 매우 감사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상당부분 중국에 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계도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대선에서 박빙으로 당선됐습니다. 한국 경제도 걱정해야 합니다. 경제 문제가 대두되면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윤 대통령은 중국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에 대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한국은 중국을 불쾌하게 할 어떤 행동에도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궁극적으로 미한 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요?

스나이더 국장)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면 말이죠. 하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펠로시 방문 문제를 제외하면 한국은 많은 사안에서 미국과 보조를 맞추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은 건 잠깐 스쳐 지나가는 정도로 끝날 사안입니다. 이번 주만 하더라도 윤 대통령은 에드워드 마키 상원의원과 만났습니다.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은 것은 이미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수가 아니었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 실수에 따른 영향이 비교적 미미할 것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박진 한국 외교장관은 중국 측에 북한의 대화 복귀를 설득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중국이 북한을 설득할 수 있습니까?

스나이더 국장) 그렇지 않습니다. 중국이 북한을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전략을 전환한 것으로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바이든 행정부가 핵실험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해 가정을 합니다. 주로 이런 가정은 미국이 일반적인 각본으로 돌아간다는 것이고, 대응도 늘 하던 방식일 것이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번 주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다양한 형태의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매우 분명히 했습니다. 이건 일반적인 각본에 있는 게 아닙니다. 북한이 자신들의 가정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최근 북한의 지난 10년 간 대중 무역 누적 적자액이 1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북한이 얼마나 더 이런 방식으로 경제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브라운 교수) 방금 하신 질문을 다르게 바꾼다면 북한 주민들이 엄청나게 비효율적인 경제를 언제까지 용인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북한은 많은 자원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이해하지도 또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죠. 그들은 엄청난 자본의 원천과 인적 자본도 있습니다. 북한 주민 모두가 글을 읽고 쓸 수 있습니다. 이건 엄청난 이점입니다. 많은 광물과 금속도 있습니다. 지리적으로도 훌륭한 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부유한 일본과 한국, 번영하는 중국 사이에 있죠. 북한 정권은 이런 이점을 활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자본과 노동력 사용에 있어 전 세계에서 생산성이 아마 가장 낮은 국가란 점도 지적하고 싶습니다. 그들은 한 가지 이유 때문에 매우 가난합니다. 바로 생산적이지 않기 때문이죠. 생산적이지 않은 이유가 뭘까요? 그들이 열심히 일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그들은 열심히 일합니다. 그들의 시스템은 다른 나라들만큼 생산성을 창출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 질문은 엘리트층을 포함한 북한 주민들, 심지어 북한 정권이 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생산성이 낮은 현 시스템을 얼마나 용인하겠느냐는 겁니다.

진행자) 스나이더 국장님, 북한이 외화부족에 시달린다는 신호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는 것 같은데요?

스나이더 국장) 공식 무역 통계에는 북한이 사이버 범죄와 가상화폐로 벌어들인 수익금이 빠져있습니다. 이 수익금의 상당액이 북한 경제에 투입된다는 사실은 최근 보도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 경제가 왜 무너지지 않느냐고 질문할 때 우리는 무역 기록에서 빠진 보이지 않는 이런 부분을 짚어봐야 합니다.

진행자) 경제적 관점에서 김정은에게 어떤 조언을 하시겠습니까?

브라운 교수) 김정은의 입장에서 핵심은 재정입니다. 그는 북한 원화를 꽤 안정적으로 유지해 왔습니다. 그의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하지 못했던 일이죠. 원화는 그의 집권 후 몇 년 동안 (미화 1달러 당) 약 8천원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됐습니다. 매우 안정적이었죠. 그것은 장마당이 발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수입을 하지 않으면서도 원화는 오랫동안 강세를 유지해 왔습니다. 돈을 쓰지 않음으로써 원화 가치를 방어한 것이죠. 또 돈을 찍어내는 데 매우 신중했습니다. 문제는 중국과의 무역 개방입니다. 달러가 다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원화가 약세를 보이기 시작하는 거죠. 해법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간단하진 않지만 김정은에게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해법인데요. 국가 자산을 북한 내 민간부문에게 매도를 시작하라는 겁니다. 반사회주의자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북한은 기본적으로 국가 전체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소유물과 자산, 탄광을 파는 방식으로 정부 재정을 회수할 여지가 많습니다. 이건 단기적 해결책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물론 미국과 비핵화에 대한 합의가 필요합니다.

진행자) 스나이더 국장님은 어떤 조언을 하시겠습니까?

스나이더 국장) 김정은이 집권을 시작한 시점으로 돌아가 보고 싶습니다. 당시 그는 국방력과 경제 발전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병진정책을 주창했죠. 하지만 우리는 경제정책의 실패를 목격했습니다. 그는 단지 군사력 발전 부문에 서 있을 뿐이죠. 김정은은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경제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선 조정이 필요합니다. 김정은은 또 자신의 의제에서 경제적 측면을 어떻게 다룰지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지금까지 윌리엄 브라운 미 메릴랜드대 교수와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 국장의 대담을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워싱턴 톡] “중국 ‘3불 요구’...북중러 협력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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