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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서울] 할매 취향 사로잡힌 '할메니얼' 세대


[헬로 서울] 할매 취향 사로잡힌 '할메니얼'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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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서울', 오늘은 '할메니얼' 현상을 알아봅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최근 한국에는 할머니 입맛과 패션에 열광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늘고 있습니다. 이를 '할메니얼’이라고 부르는데요. 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서울’, 오늘은 '할메니얼' 현상을 알아봅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박호성 대표] "오늘의 떡 이거 다 보셨죠? 곶감찹쌀떡, 백설기, 알밤찹쌀떡, 강낭콩 찹쌀떡, 모시송편, 이렇게 있는데 일단 곶감찹쌀떡 만들 재료들 준비해주시고요. 씨 빼고 호두하는 것까지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서울시 송파구에 있는 한 떡집입니다. 가게 1층에 들어서니 다양하고 독특한 떡이 상품 진열대에 올려져 있었고요. 직원 세명이 손님을 맞이하며 바로 그 자리에서 떡에 들어갈 재료를 손질하고 있었습니다.

[녹취: 황진희 씨] “이거는 곶감찹쌀떡 안에 들어가는 곶감이랑 호두랑 단자를 만들어서 곶감찹쌀떡 만들 거예요. 속에 들어가는 재료를 만드는 중이에요. 곶감 머리도 따고, 씨도 빼고, 호두를 안에 넣고 예쁘게 말아줘야 해요. 마무리 지은 끝이 튀어나오지 않게 곶감 안에 쏙 들어가게 이렇게 말아주면 예쁘게 되는 거예요."

올해 식품 업계에서 유행한 용어가 있습니다. 바로 '할메니얼'인데요.

할메니얼은 할머니의 사투리인 '할매'와 밀레니얼 세대의 '밀레니얼'을 합친 신조어입니다. 그래서 할머니들이 주로 먹는 음식과 패션 취향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뜻하는 말인데요. 그 가운데 젊은 세대를 겨냥해 특별한 떡을 판매하고 있다는 가게가 있어 그곳으로 찾아가봤습니다. 먼저 박호성 대표로부터 가게 소개 들어봅니다.

[녹취: 박호성 대표] “보통 떡집이라고 하면 옛날 것, 오래된 것 아니면 전통적인 걸 많이 생각하시는데 저희는 그런쪽보다는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고 좀 퓨전 쪽으로 많이 제품 생산하고 개발하고 있어요. 물론 전통적인 떡도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요즘은 타깃을 젊은 쪽으로 맞추는 중이에요.”

일명 '할매 입맛'이라고 하죠. 흑임자와 인절미, 찹쌀떡 그리고 쑥 등을 활용한 새로운 디저트 가게들과 제품들이 줄지어 나오고 있습니다. 옛날에 즐겨먹던 식품이나 그 시기의 취향이 젊은 세대에게는 새롭고 재밌게 느껴져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고 보고 있는데요.박호성 대표가 운영하는 가게에서도 젊은 층이 좋아하는 대표 메뉴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녹취: 박호성 대표] “아무래도 요즘 가장 많은 분이 찾고 또 저희 대표 메뉴는 곶감찹쌀떡이라는 떡이 제일 인기가 많고요. 상주 곶감에 호두로 감싸고 그다음 떡으로 입힌 건데 많은 분이 제일 좋아하시고 젊은 분들, 나이드신 분들 남녀노소 많이들 찾으시는 것 같아요.”

사실 박호성 대표가 13년 전 이 떡집을 열었을 때는 아이 백일상, 돌상을 차리는 젊은 부부를 타깃으로 운영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이를 낳는 부부가 점점 줄어들고 결국 매출에도 영향이 생겼는데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집에서도 간단히 즐길 수 있는, 하지만 특별한 떡을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곶감찹쌀떡이 탄생하게 된 거고요. 덕분에 이제는 효자 상품으로 거듭났습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어떤 부분을 마음에 들어 하는 걸까요?

[녹취: 박호성 대표] “첫 번째는 흔하지 않은 맛? 분명 내가 곶감을 좋아하는데 내가 떡을 좋아하는데 잘 못 먹고 흔치 않으니까 먹어보니까 맛있어. 그러니까 좋아하시는 거 같아요. 그리고 두 번째는 좀 특이하니까 모양이 떡에다 곶감 꼭지를 올리고 반을 잘랐을 때 모양도 예쁘고 그러니까 많이들 구매하시고 이렇게 SNS나 이런데 올려주시는 것 같아요.”

이 가게는 통유리로 되어있는데요. 그래서 밖에서도 직원들이 재료를 다듬고 떡을 만드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나가는 지역주민으로부터 제조 과정에 대한 신뢰를 얻었고, 그러면서 단골도 꽤 늘었다고 합니다. 직원 황진희 씨의 이야기입니다.

[녹취: 황진희 씨] “유치원 갔다 온 아이들이랑 손잡고 떡 사러 오는 부모님도 있고요. 강아지랑 산책하러 가다가 '어? 떡집이네' 이렇게 하고 떡 사러 오는 분들도 제법 많아요. 그리고 연인들끼리 지나가다가 '어? 여기어디지?' 궁금해서 들어오셨다가 구입해서 가는 분도 많아요. 처음 오는 분도 계시지만 한 번 드시고 그다음 또 들려주시고 그다음 또 '새로운 떡 나왔어요?'라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계세요. 요즘에 최근들어 인기있는 떡이 알밤찹쌀떡, 과일 들어가는 떡도 많이 나가는 편이거든요. 그리고 체더치즈 들어가 있는 체더치즈설기 그것도 아이들이 좋아해서 많이 나가는 편이에요.”

황진희 씨는 질문에 대답하면서도 손에서 곶감을 놓지 않았습니다. 하루에 몇개씩 생산하는 걸까요?

[녹취: 황진희 씨] “지금 곶감 한 통에 350개가 들어가거든요. 4박스니까 1천400개정도는 작업하는 것 같아요. 지금 상당히 많이 나가고 있는 편이에요. 힘들지만 드시는 분이 맛있게 드셔주시면 보람있는거죠. 이거는 떡이라는게 보통 어른들이 많이 좋아한다고 생각하시거든요. 근데 요즘에는 아이들도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연령층이 낮아져서 건강한 떡이니까 드시고, 다른 간식보다도 떡을 많이 드셔주셨으면 좋겠어요. 젊은 아이들이...”

그리고 이곳에서 6년째 근무하고 있는 송은이 씨는 젊은층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한국의 떡이 통한다면서 떡 제조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냈습니다.

[녹취: 송은이 씨] “일반 떡집에는 주로 인절미, 백설기 이런 거잖아요. 여기는 제철과일 떡이라든가 특별한 떡을 만드니까 젊은 층들이 많이 오고 있어요. 치즈설기, 체더치즈를 중간에 듬뿍 넣어서 만든 치즈설기 저런 거는 외국인들도 굉장히 좋아하고 한국인들도 젊은이들도 요즘 많이 찾고 있는 떡이니까 매일같이 품절이에요. 오늘 그래도 한두개 남았네요. 이 시간 되면 완전 품절이에요.”

그리고 현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던 3명의 직원 중 다른 한 사람은 중국에서 온 퉁허 씨였는데요. 한국에서 맛본 떡을 중국에도 알리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녹취: 퉁허 씨] “중국에서 왔습니다. 2달 정도 되었습니다. (중국 떡은) 한국 떡이랑 좀 달라요. 과일 이런 거 떡이 많이 없어서 한국 떡 더 맛있어요. 저기 곶감찹쌀떡 너무 달콤하고 고소하고 호두도 들어가고 정말 맛있어요.”

이렇게 많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할매 입맛. 일반 시민은 ‘할메니얼’이란 신조어를 어느정도나 알고 있을까요? 직접 거리로 나가 시민들의 얘기 들어봤습니다.먼저 박경호 씨입니다.

[녹취: 박경호 씨] “우리 흔히 말하는 복고 또는 레트로 감성 이런 게 특히 요즘에 밀레니얼 세대에 MZ 세대에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그게 마침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에 향유했던 것과 매칭이 되다 보니까 유행의 반복도 있겠지만 지금 어쨌든 젊은 세대들은 새로운 것들을 찾아보니까 그런 현상들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수제초콜릿 사업을 하고 있다는 두경만 씨의 이야기도 들어봤는데요. 할메니얼이라는 단어는 처음 들어봤지만, 두경만 씨도 누룽지에 초콜릿을 입히는 새상품을 개발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두경만 씨] “누룽지 많이 좋아하시죠. 고소하니 누룽지를 가지고 초콜릿 옷을 입히는 누룽지 초콜릿이라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유기농 누룽지를 가지고 국산 제품을 저희가 활용해서 건강한 초콜릿을 묻혀서 만든 누룽지 초콜릿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어른들과 젊은 층의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는 그런 제품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좋아요. 젊은 세대들이 어르신 세대들의 문화나 음식이나 이런 거를 경험하고 체험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어쩌면 옛날 방식들이 또 옛날 음식들이 없어질 수 있는데 젊은 분들이 다시 그거를 찾고 젊은 분들의 취향에 맞게 변경해서 고객들의 니즈(Needs)에 맞게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그리고 20대인 정혜수 씨는 최근 할머니의 간식 양갱을 처음 먹어봤다면서 의외로 입맛에 맞아 놀랐다며 이런 식품이 널리 알려졌으면 한다고 말했고요.

끝으로 박성호 대표는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할메니얼을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나아가 세계에 한국의 떡 문화를 알리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박성호 대표] “사실 제가 10년 전부터 얘기한 거 같아요. 진짜 세계로 나가고싶다. 이탈리아에 피자가 있듯이 미국에 햄버거가 있듯이 한국의 떡집도 이렇게 나가고 싶다고 얘기했는데 제가 못 나가더라도 누군가가 나갈 수 있게 앞으로 나갈 수 있게 저희가 디딤돌이라도 될 수 있는 그런 역할을 했으면 좋겠고요. 앞으로도 많은 제품 그리고 한국 사람뿐만 아니고 외국인들이 먹었을 때도 좋아할 수 있는 그런 떡을 만들고 싶습니다, 사실.”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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