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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초당파 의원 모임, 윤 대통령에 서한…“ 탈북어민 강제 북송 진상규명 촉구”


한국 통일부는 지난 2019년 11월 판문점에서 탈북어민 2명을 북한으로 송환하던 당시 촬영한 사진을 12일 공개했다. 사진 = 통일부.

영국 의회 내 ‘북한 문제에 관한 초당파 의원 모임’이 한국 대통령에게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을 면밀히 조사할 것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습니다. 해당 사건이 한국의 법치와 민주주의를 훼손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의회에서 ‘북한 문제에 관한 초당파 의원 모임’을 이끌고 있는 무소속 데이비드 알톤 상원의원이 15일 한국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을 공개했습니다.

서한은 알톤 상원의원과 베네딕트 로저스 보수당 인권위원회 부위원장, 데이비드 캠퍼낼리 자유민주당 의원 후보, 그리고 재영 탈북민 박지현 씨와 티머시 조 씨 등의 명의로 작성됐습니다.

이들은 서한에서 “한국 통일부가 공개한 지난 2019년 11월 7일의 북한 어민 북송 사진을 보고 깊은 슬픔과 우려를 표하기 위해 편지를 쓴다”고 밝혔습니다.

[데이비드 알톤 영국 상원의원 외] We are writing to express our deep sadness and concern about the recently published photographs, released by the Ministry of Unification, regarding the repatriation of two North Korean fishermen to North Korea on 7 November 2019.

데이비드 알톤 영국 상원의원. 사진 = DavidAlton.com
데이비드 알톤 영국 상원의원. 사진 = DavidAlton.com

앞서 한국 통일부는 지난 12일 전임 정부가 탈북 어민 2명이 귀순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닷새 만에 북한으로 돌려보냈다며, 당시 판문점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당시 한국 정부는 어민들이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흉악범”이라며, 이들을 북한으로 송환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알톤 의원 등은 “판문점 군사분계선에 도착한 어민 2명의 얼굴에 공포와 충격을 받은 모습이 사진에 그대로 나타났다”며 “이들은 의지에 반해 강제로 북한 정권에 넘겨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두 사람은 북한에서 자신들을 기다릴 운명을 알고 있었다”며 “공개 처형 가능성 또는 수감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데이비드 알톤 영국 상원의원 외] The photographs revealed the terrified and traumatised faces of these two fishermen who arrived at the Military Demarcation Line at the village of Panmunjom. They had been repatriated against their will, and were forcibly handed over to the North Korean regime. These two men knew what consequences would await them in North Korea, including potentially public execution or certain imprisonment.

또한 “설령 어민들이 당시 통일부 이상민 대변인의 주장대로 ‘흉악범’일지라도 사흘에 걸친 조사 이후 이들은 한국 헌법에 따라 적법한 절차와 변호인 선임 등의 권리를 가졌어야 한다”면서 “한국 헌법은 북한 주민도 한국 국민으로 인정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데이비드 알톤 영국 상원의원 외] Even if these two fishermen were “heinous criminals” as stated by Ministry of Unification spokesman Lee Sang-min in 2019, after only three days of investigation, they were still entitled to due process, legal representation and justice under the South Korean Constitution, which recognises all North Koreans as citizens of South Korea.

이어 남북한 사이 합법적인 범죄인 인도 조약이 없는데, 어떤 근거로 북송이 이뤄졌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누가 이들의 북송을 지시했는지 한국의 새 정부가 수사할 것을 촉구하며, 한국의 법치와 민주주의, 인권의 가치를 지켜야 할 국제적 의무를 훼손한 자들에게 책임을 묻기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데이비드 알톤 영국 상원의원 외] We are now writing to you to urge your new government to investigate this case, to assess who ordered the repatriation of these two men and why, and to hold those responsible accountable for undermining South Korea’s values of the rule of law, democracy and its international obligations to uphold human rights norms and principles.

이번 서한은 ‘북한 문제에 관한 초당파 의원 모임’의 공동의장인 알톤 상원의원이 제안해 작성됐습니다.

‘초당파 의원 모임’의 행정관을 맡고 있는 재영 탈북민 티머시 조 씨는 15일 VOA에 “알톤 상원의원이 사진을 보자마자 경악하며 한국에 편지를 쓰자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2019년 사건 발생 당시 한국 정부가 발표했던 내용과 사진에 드러난 사실이 너무 달라 모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티머시 조 행정관] “딱 (사진을) 보는 순간에 알톤 의원이 보기에 ‘쇼킹하다’, ‘믿을 수가 없다’ 했어요. ‘3년 전에 통일부에서 나왔던 브리핑하고 이건 완전 다르다’며 편지를 쓰자고, APGG가 영국 의회를 대표해서 써야 한다고 했습니다.”

조 씨는 앞으로 윤석열 정부의 수사 전개 과정을 영국 의원들과 함께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영국 의회의 ‘북한 문제에 관한 초당파 의원 모임’은 무소속인 알톤 상원의원과 피오나 브루스 보수당 하원의원이 공동 의장을 맡고 있습니다.

현재 이들을 포함해 노동당, 자유민주당, 민주통합당 등 소속 의원 7명이 속해 있습니다.

이 모임은 지난해 북한 인권 상황에 관한 자체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활발한 북한 인권 감시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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