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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북한은 지금 “민심 달래기 중”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씨와 함께 약품을 마련해 황해남도에 보냈다며 관영매체를 통해 사진을 공개했다.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북한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여전한 가운데 황해남도에서 새로운 전염병이 발생했습니다. 북한 지도부는 주민들에게 연일 의약품을 전달하며 민심 수습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요. 민심 수습이 가능한지,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에서 코로나 사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황해남도에서는 새로운 급성 전염병이 발생했습니다.

국가비상방역사령부 류영철 국장은 16일 관영 `조선중앙TV’에 출연해 ‘장내성 전염병’ 이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장내성 전염병은 장티푸스나 콜레라처럼 주로 대변을 통해 감염된 병원체가 장의 점막에 붙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전염병이 발생한 곳은 황해남도 해주시와 강령군 일대로, 북한이 공개한 감염 규모는 800세대, 대략 2~3천명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콜레라같은 수인성 전염병은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질환입니다. 따라서 감염된 환자는 즉각 격리해 수액과 항생제를 투여해 치료해야 합니다.

또 주민들에게는 콜레라 백신을 접종해야 합니다.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염병이 발생한 황해남도에 ‘과학적 방역’을 하라고 지시하는데 그쳤습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자신의 가정상비약을 황해남도에 보냈다고 선전했습니다.

관영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씨와 함께 약품을 마련해 황해남도에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중방] “급성 장내성 전염병이 발생한 것과 관련하여 6월 15일 가정에서 마련하신 약품들을 조선노동당 황해남도 해주시위원회에 보내셨습니다.”

김 위원장에 이어 핵심 간부들도 일제히 의약품을 보냈습니다.

`노동신문’에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부부장과 2인자인 조용원 조직비서 부부, 리일환 선전비서 부부, 그리고 현송월 부부장 등이 의약품을 마련하는 사진이 실렸습니다.

미 해군분석센터 켄 고스 국장은 북한 수뇌부가 이런 약품 보내기같은 선전선동 활동을 통해 민심 달래기를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켄 고스] “Propaganda, most point show Kim take care of people….”

코로나 사태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북한은 지난 18일부터 코로나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신규 발열 환자가 1만 명대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신규 사망자와 누적 사망자 숫자는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발표를 보면 누적 발열자는 460여만명, 사망자는 73명이며 치명률은 0.002%입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이 안됐고 의료시설이 열악한 북한의 여건을 감안할 때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사망자가 나왔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한국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백신 미접종자의 치명률은 0.6%입니다. 따라서 북한의 사망율은 한국보다 더 높아야 한다는 겁니다.

이런 이유로 한국 서울대병원 오명돈 교수는 세미나에서 북한의 사망자 수는 최소 3만4천여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오명돈 교수입니다.

[녹취: 오명돈 교수] ”이 데이터를 적용해 북한 오미크론 유행으로 인한 사망자를 추정하면 3만4천540명이 나옵니다.”

또 한국의 신영전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최근 세미나에서 “북한 인구 2천500만명의 70% 이상인 1천750만명이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실제 사망자가 5만-17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북한 TV를 보면 어린이 사망자가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5월18일 북한 TV는 코로나 사망자의 연령별 분포를 보도했습니다. 이날 사망자가 56명 중 9명이10세 미만 어린이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사망자 중 어린이 사망률이16%에 이릅니다.

한국의 경우 10세 미만 아동이 코로나에 감염돼 사망한 경우는 0.09%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북한 어린이는 영양 부족 등으로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코로나에 감염되면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탈북민들은 말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김 위원장의 지도력 덕분에 코로나 환자가 오히려 줄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켄 고스 국장은 북한이 발표하는 코로나 현황은 전세계 일반적인 코로나 발생 패턴과는 상당히 다르다며, 김정은 위원장의 권위를 위해 사망자 숫자를 감추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켄 고스 국장] “Trying to cover up how many death…”

북한이 지난 5월12일 코로나가 발생했다고 공식 발표한 지 한 달 보름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아직 코로나 확진자를 어떻게 검사하고, 환자를 어떻게 격리 치료하며 방역 조치를 한다는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 확진자를 가려내려면 유전자증폭(PCR) 검사 또는 신속항원검사(RAT) 키트로 검사를 해야 하는데 북한은 매일같이 발열자 숫자만 발표할 뿐 PCR검사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이미 코로나에 감염된 환자에 대해서는 항바이러스 치료제 ‘팍스로비드’(Paxlovid)를 신속히 투여해야 합니다. 그러나 북한이 이 치료제를 구입했거나 사용했다는 보도는 전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백신 접종 소식도 전혀 없습니다. 미국과 한국, 그리고 국제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벡스(COVAX)는 수차례 백신 제공 의사를 밝혔지만 북한은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북한 주민들은 2년 이상 계속된 북-중 국경 봉쇄로 심각한 물자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노동신문’이 지난 14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8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크게 화를 냈습니다.

주민들이 사용하는 치약과 혁대(허리띠)같은 소비재 품질이 형편 없다고 간부들을 질책했다는 것입니다.

탈북민들은 김 위원장이 소비재 품질을 문제 삼아 간부들을 질책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말합니다. 소비재 질이 나쁜 것은 김 위원장이 국경을 봉쇄하고 무역을 중단시켜 생긴 것인데 애꿎은 간부들에게 화를 낸다는 겁니다.

함경남도 함흥에 살다가 2001년 한국으로 망명한 탈북민 박광일 씨는 김정은 위원장이 주민들을 상대로 ‘보여주기 식’ 정치적 쇼를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광일 씨] ”간부들을 모아놓고 왜 이렇게 인민 생활제품이 나쁘냐고 질책을 해서, 지도자로서 보여주기 위한 정치적 쇼이죠.”

탈북민들과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북한 민심이 상당히 나쁘다고 말합니다.

코로나 사태와 경제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북한 당국이 문제 해결보다 김정은 위원장의 권위만 내세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최근 북한 당국이 내부 불만을 억누르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지금 내부 불만, 왜냐하면 전원회의에서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배격이 강조됐고 바로 직후에 열린 비서국 회의에서도 체제 결속과 규율 강화가 핵심 의제였거든요. 또 전원회의 인사에서도 공안 라인이 전진배치됐고 그렇게 보면 지금은 방역 성공이 아니고 어쩔 수 없이 이동통제를 완화해야 하는 그런 상황으로 봐야 되는 거고요.”

관측통들은 경제난 상황에서 발생한 코로나 사태로 북한사회의 내부 불만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 수뇌부가 과연 코로나 사태를 해결하고 민심을 수습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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