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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서울] 한국 근대 체험 프로그램 '정동과: 거닐다'


[헬로 서울] 한국 근대 체험 프로그램 '정동과: 거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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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 역사와 문화의 배경이었던 정동에서 그 당시 개화기 의상을 입어 보고 사진을 남기는 특별한 체험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 서울', 오늘은 정동 근대역사교육 프로그램 '정동과: 거닐다' 현장으로 안내해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안범민 팀장] “2022년 '정동과: 거닐다' 3회 차에 오신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고종의 길에 대해서 간단하게 지금 여쭤볼게요.”

서울 한복판에 있는 중구 정동. 정동은 대한민국 근대의 역사와 문화를 품고 있는 공간입니다. 제가 있는 곳은 ‘정동과: 거닐다’ 프로그램이 시작되는 정동 1928 아트센터인데요. 이곳에서 서울시가 주최하고 정동 사회적 협동조합이 함께 기획하고 운영하는 정동 근대역사 교육 프로그램이 열리고 있습니다.

[녹취: 안범민 팀장] “고종의 길이 궁궐에서 러시아 공사관으로 고종이 피난을 갔던 길인데 혹시 이 사건에 대해 아시는 분 계시나요? 아관파천이고요. 오늘 여러 가지 역사적 사건들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진행된다는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정동과 3개의 색을 통해 만나보는 정동길’이라는 이름으로 3개의 프로그램이 열리고 있는데요. ‘정동과: 맛나다’, ‘정동과: 거닐다’, ‘정동과: 즐기다’ 중 제가 체험한 프로그램은 ‘정동과: 거닐다’ 입니다. 참여자들이 직접 개화기 의상을 입고 정동 속 주요 관광지를 해설사와 함께 돌아보고요. 또 해설에서만 끝나는 게 아니라 다니면서 전문 사진작가의 촬영으로 추억까지 남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먼저 해설사 유지안 씨에게 이날 돌아보는 코스에 관해 물어봤습니다.

[녹취: 유지안 해설사] “정동 일대의 코스들이 한 5개 코스로 나눠지고 있는데요. 우리 코스는 외교 길이라고 해서 고종의 길을 시작해서 구 러시아 공사관 해서, 미국대사관 관저로 사용하고 있었던 그 길로 가서 오른쪽으로 돌아서면 광화문 연가를 지었던 이영훈의 작사, 작곡했던 광화문 연가 덕수궁 돌담길에 추모 마이크 상이 있어요. 그래서 거기서 덕수궁 돌담길에 노래에 대한 이야기를 좀 나눠볼 거 고요."

이 밖에도 1885년 미국의 선교사 아펜젤러가 설립한 한국 최초의 근대식 중등 교육기관이죠. 배재학당의 동관을 활용한 배재학당 역사박물관과 함께 1887년 아펜젤러가 설립한 최초의 서양식 교회, 정동제일교회의 역사도 알아봅니다. 그리고 1915년에 세워진 이화박물관 등을 둘러보고요. 덕수궁 길을 걸어와서 다시 정동 1928 아트센터로 돌아옵니다.

[녹취: 안범민 팀장] “정동이 사실 크지 않습니다. 조금만 걸으면 있고 조금만 걸으면 있고 그래서 오늘 너무 겁을 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해설은 약 1시간 정도 이뤄지고요. 답사를 떠나기 전에는 근대화에 따른 의복의 변천사에 관해서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모두 개화기 의상을 갈아입은 뒤 들뜬 표정으로 관계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는데요. 한국 시민 고희선 씨는 프로그램 공지를 보자마자 신청했다고 합니다.

[녹취: 고희선 씨] “이번에 '정동과: 거닐다' 한다고 미리 공지가 떠서 어떤 게 있나 들어가 봤다가 이런 거 엄마랑 하면 의미 있겠다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조금 촌스럽게 느껴질 수 있으나 옛날에 많이 입었을 것 같은 색깔을 엄마와 함께 커플룩, 트윈 룩으로 연출해봤습니다.”

고희선 씨와 어머니 엄금상 씨는 디자인이 같은 원피스를 맞춰 입었습니다. 다홍색과 보라색이었는데요. 환한 의상답게 두 분의 표정도 밝았고요. 또 참가자 가운데 한 부부가 개화기 의상을 멋지게 골라 입었더라고요. 허소미, 송성현 씨의 이야기입니다.

[녹취: 허소미 씨] “저희 부부인데 남편이 해외 출장을 길게 갔다 와요. 그래서 사진을 많이 남겨 놓으면 너무 좋을 것 같아서 그래서 신청하게 됐어요. 저는 날씨가 덥길래 가장 가벼워 보이는 의상을 골랐어요. 기분이 좋네요. 사진도 그렇고 저는 이쪽 동네에서 오래 살았었어요. 정동 길에 많이 왔다 갔다 했는데 특별하게 사진은 남겨본 적은 없어서 재미있을 것 같아요.

[녹취: 송성현 씨] “내용이 제가 몰랐던 역사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아트센터에서 근대화에 따른 의복의 변천사를 다 들은 뒤 본격적으로 답사에 나섰습니다. 개화기 의상을 입은 참가자들이 정동길에 서 있으니까 타임머신을 타고 근대 시기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요. 유지안 해설사와 처음 걷게 된 길은 고종의 길이었습니다.

[녹취: 유지안 해설사] “지금 입으신 거 예쁘게 입어서 저도 집에서 입는 바지 안 입고요. 제가 궁궐에서 해설도 하거든요. 그럴 때 여름옷으로 입는 옷을 저도 차려입고 나왔어요. 이제 이쪽으로 고종의 길로 먼저 가보겠습니다.”

정동은 19세기 후반 대한제국을 통해 부국강병을 꿈꿨던 고종의 삶이 담긴 곳이고요. 더불어 당시 서양의 외교관과 선교사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국내 최초 신교육과 개신교를 접한 한국 시민들의 삶이 담긴 곳이 바로, 서울특별시 중구 ‘정동’입니다.

[녹취: 유지안 해설사] “우리가 오늘 정동길을 걸으면서 금융의 거리도 있어요. 아까 대부분이 공사관에 대한 얘기를 더 많이 해드렸는데 그런 거리도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넘어서 저쪽으로 보면 선원전, 덕수궁에 선원전은 뭐냐면요. 조선시대 임금님이 전체적인 조상은 종묘에다 모시지만, 가깝게 나하고 가장 가까운 할머니 대 그런 아버지 대 그런 분들의 초상화, 어진이라고 하죠. 임금님 ‘어’ 자를 써서 어진을 모셔놨던 공간 중의 하나가 이쪽입니다. 고종 임금님이 덕수궁으로 오시면서 만들었던 공간 중의 하나가 우리가 보는 이쪽이에요.”

참가자들은 이날 정동길을 걸으며 7곳의 주요 관광지를 살펴봅니다. 그리고 그중 5곳에서 사진을 촬영하는데요. 사진작가 이재효 씨가 먼저 참가자들에게 촬영에 관한 안내를 합니다.

[녹취: 사진작가 이재효 씨] “지금은 여기서 촬영을 한 군데서 진행하고 끝나시면 앞쪽으로 이동하셔서 여자 작가분에게 촬영 진행하시면 돼요. 포즈는 저희가 말씀드릴 수도 있는데 그냥 자연스럽게 딱히 말씀 안 드리면 편하신 대로 포즈를 취하시면 될 것 같아요. 촬영 중에는 마스크 빼시고 이어폰 빼시고 목에 거신 거 한 군데 잠깐 맡기셨다가 사진 찍고 앞쪽으로 이동하면 될 것 같아요.”

사실 참가자 대부분이 특별한 사진을 남기는 것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에 촬영이 시작되면서부터 분위기는 더욱 밝아졌습니다.

[녹취: 이재효 씨] “촬영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두 분부터 진행할게요. 포즈는 어떻게 하시는 게 좋을까요?"

[녹취: 허소미 씨] "모던 보이."

[녹취: 이재효 씨] "네. 조금 더 붙어보실까요? 네. 찍을게요. 하나, 둘, 셋. 잠시만요. 두 분 한 번 마주 보실까요? 하나, 둘, 셋. 카메라 보시고요. 두 분, 손 한번 좋아요.”

이날 이재효 씨와 조은미 씨, 이렇게 두 명의 사진작가가 함께했기 때문에 앞서 촬영한 참여자들은 다른 배경으로 다시 조은미 작가에게 두 번째 촬영했고요. 이재효 사진작가는 특별한 장소에서 찍는 만큼 촬영에 더 신경 쓴다고 합니다.

[녹취: 이재효 씨] "아 저희가 원래 이런 종류의 촬영을 많이 해봤는데요. 그전에는 고궁에서 한복을 입고 촬영하는 진행을 많이 했었는데 그런 데는 과거에 가서 저희가 촬영하는 그런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과거 분들이 현재에 와서 촬영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에요. 왜냐면 정동이 고궁처럼 동떨어진 데가 아니라 현대식 건물도 있고 과거 건물도 있고 여러 시대 건물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 분들이 현재에 왔을 때 어떻게 사진이 찍힐까? 그런 점에 중점을 둬서 현대식 건물이라든지 그런 건물들을 굳이 피하지 않고 어우러지게 찍는 거를 중점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행사를 기획한 교육기관 고려아카데미 컨설팅 문화사업팀의 안범민 팀장은 참여자들이 직접 의상을 입어 보고 사진으로 남기는 만큼 행사를 준비하며 개화기 의상을 구하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안범민 팀장] “일단 이 프로그램 기획을 진짜 작년 9월부터 해서 준비했거든요. 특히나 의상 신경을 많이 썼고요. 아무래도 그냥 단순하게 지금 예쁜 의상을 입히는 것보다는 최대한 그때 그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그런 어느 정도 고증이 된 의상을 찾는 것과 저희와 파트너로서 협의를 할 수 있는 의상 업체를 찾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 고민한 덕분인지 참여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습니다.

[녹취: 고희선 씨] “오늘 되게 사진까지 남겨주신다고 해서 기념이 될 만하게 열심히 입어봤는데 엄마도 재미있어하시는 것 같아서 다행이고요.”

[녹취: 엄금상 씨] “제가 원래 서울 사람인데 여기를 잘 안 다녀봐서 잘 몰라요. 몰랐던 것도 알게 되고 그런 것들이 참 좋았어요.”

[녹취: 양점숙 씨] “이런 프로그램이 있어서 진짜 10초 안에 신청했어요. 되게 좋은데요. 사실은 제가 잘 안 입는 스타일이라서 일부러 단정한 것보다 이걸로 선택했거든요. 다양한 사람들이 앞으로도 참여했으면 좋겠어요.”

끝으로 안범민 팀장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정동이라는 공간의 가치를 다시 한번 알아갔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녹취: 안범민 팀장] “참여해주신 분들께서 최대한 정동의 근대 역사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으면 좋겠고요. 예전에 일제강점기 직전에 대한제국이라든지 그런 부분들에서 안 좋게 보시는 분들이 매우 많아요. 하지만 많은 노력으로 현재의 대한민국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정동이 있었다는 걸 많은 분이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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