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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의 세상 보기] 또래 청소년 돕는 '피스바이피스' 바자회


[탈북민의 세상 보기] 또래 청소년 돕는 '피스바이피스' 바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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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탈북 어린이들을 돕는 바자회 현장으로 안내해드립니다.

홀로 북한을 탈출하는 어린이들은 고향을 떠난 순간부터 여러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무사히 한국에 도착하기까지 많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데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탈북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바자회 현장으로 안내해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피스바이피스' 한승규 학생] “안녕하세요 피바피입니다. 싸고 좋은 옷들 많으니까 다들 보고 가세요."

[녹취: 손님] "이거 얼마예요?"

[녹취: 한승규 학생] "이거 다 개당 2천 원이에요."

[녹취: 손님] "진짜 싸다."

[녹취: 학부모 윤정혜 씨] "좋은 물건들 많으니까 많이 사시면 저희가 깎아드려요."

[녹취: 손님] "이거는 어디에 기부하는 거예요?”

지난 5월 21일 토요일. 서울시 마포구 건축집단 MA에서 특별한 바자회가 열렸습니다. 안 쓰는 물건과 옷가지들을 정리해 필요한 사람들에게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모아 지역 내 어려운 이웃과 탈북청소년을 돕는 바자회인데요.

건축집단 MA의 직원들과 서울국제학교 동아리 ‘피스바이피스(Peace by Piece)’의 학생들 그리고 여러 단체가 모여 다양한 물건을 팔고 있었습니다. 야외에서 진행되다 보니까 지나가던 서울 시민들도 관심 가지고 둘러보는 모습이었는데요.

우선 바자회 소개, 건축집단 MA 대표 유병안 씨에게 들어봅니다.

[녹취: 유병안 대표] “처음에는 사실 제가 개인적으로 제가 가지고 있던 옷 정리한 걸 직원들한테 5천 원, 1만 원씩 팔아서 근처에 있는 구호단체에 기증하러 갔었는데요. 그게 과연 얼마나 아이들한테 직접 전달이 될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아예 직접 아이들한테 전달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고요. 그래서 처음에 한 5, 6년 정도는 저희 자체 행사처럼 했고요. (피스바이피스) 윤정혜 씨하고는 3년 전부터 저희 행사에 참여하시겠다고 하셔서 또 얘기를 들어보니까 저기는 북한 어린이 돕기 그런 취지들이 우리도 어린이 돕는 건데 그렇다면 같이해봐도 좋겠다 해서 3년 전부터 같이 하게 됐고요.”

유병안 대표는 이 수익금으로 마포구 소년소녀 가장을 돕고 있는데요. 북한 어린이를 돕는 ‘피스바이피스’의 이야기를 듣고는 3년 전부터 함께 하게 됐습니다.

‘피스바이피스’는 경기도 성남에 있는 서울국제학교 중고등학생 NGO이고요. 2016년에 설립돼 현재는 중학교 1학년부터 학년별로 4명씩 활동하고 있는데요. 현장에서 봉사중인 서울국제학교 고등학생 2학년 한승규 학생의 얘기 들어봅니다.

[녹취: 한승규 학생] “이 바자회 구성은 일단은 여러 단체에서 다 같이 모여서 하는 거고요. 파는 물품들이 와인부터 시작해서 생활용품, 신발, 옷인데 되게 좋은 옷들을 싸게 팔고 있고요. 그 이외로 액세서리도 팔고 있어요. 저희는 여기서 총 2구역을 맡았고요. 일단 오른쪽 구역은 신발 물품이나 인형 혹은 장난감 같은 물품을 팔고요. 가운데 저 구역은 옷 그리고 액세서리, 화장품 이런 것들을 팔고 있어요.”

서울국제학교 피스바이피스 학생들은 두 팀으로 나눠 바자회를 운영했습니다.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5시까지 자신의 구역을 맡아 물건을 정리하거나 판매했는데요.

[녹취: 한승규 학생] “저는 저쪽 옷 팔고 있는 곳에서 도와드리고 있고요. 옷은 다 되게 싼 가격, 2천 원에 판매되고 있고 제일 비싼 물품이 1만 원, 2만 원 정도 해서 좋은 가격에 팔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오히려 여기 나와서 새로운 사람들 만나고 물건 팔고 필요한 물품 제공해드리는 게 재밌는 것 같아서 이 정도 힘든 건 괜찮은 것 같아요. 우리 단체가 일단 탈북 주민 도와드리는 거거든요. 그래서 사회적응이 잘 안됐거나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한테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현장에서는 학생들보다 더 열심히 발로 뛰는 분들이 있었는데요. 바로 학생들의 어머니들입니다. 방금 들으신 한승규 학생의 어머니 윤정혜 씨가 이 단체를 운영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손님맞이부터 시작해서 홍보하는 일, 또 아이들을 관리하는 일까지 함께해주고 있었고요. 윤정혜 씨를 통해 ‘피스바이피스’, ‘피바피’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들을 수 있었습니다.

[녹취: 윤정혜 씨] “일단 피바피는 제일 처음 시작을 필리핀 아이들을 지원하는 걸로 시작됐는데, 우리 집에서 아이들이 안 입고 작아지고 그런 장난감, 책, 옷 이런 것들을 필리핀의 산간 지역에 보내다 보니까 그 지역이 타임캡슐처럼 된 거예요. 저희 아이들의 그래서 하다가, 제가 연변에 잡지 촬영이 있었어요. 그랬는데 저희 버스 안으로 꽃제비라고 하는 아이가 올라온 거예요. 공안에 쫓기다가 그래서 이게 뭐냐 그랬더니 얘네들 잡히면 바로 북송된다는 이런 얘기를 들었는데 제가 그때 너무너무 깜짝 놀라고 빨리 문 닫아라. 버스 출발시키자 이래서 그때부터 탈북한 아이들의 인연이 시작됐어요.”

윤정혜 씨는 외국에서 오랜 기간 살다가 10년 전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한국에서 한 목사님을 만나게 되는데요. 그분 또한 탈북민이었습니다. 북한에서 탈북하게 되면 망명자가 되는데 그렇게 되면 아이들이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기 쉽다는 사실을 듣고 북한 아이들 돕기에 나서게 됐습니다.

[녹취: 윤정혜 씨] “저희는 이 봉사를, 이 바자회를 해서 거기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지금 여기 마포 여기에는 또 소년소녀가장을 지원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여기에 10% 도네이션(donation·기부)하고 나머지는 북한에서 탈출해서 태국에 있는 UN 기지까지 가는데 아이들마다 300만 원이 들어요. 그거는 최소한의 비용이죠. 그 한 명당 300만 원을 저희가 계속 지원하고 있고요. 그리고 이런 것들을 하면서 포럼을 한다거나 콘퍼런스를 하고요. 스피치 대회도 같이 하고 그래서 뭔가 하나를 하면서 여러 가지로 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을 같이 하고 있죠.”

이렇게 ‘피스바이피스’는 탈북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한국까지 오는 길을 후원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장에서 만난 고등학생 이종아 학생도 또래 친구를 도와주는 일이다 보니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해요.

[녹취: 이종아 학생] “저희도 청소년이니까 북한에 계신 분들의 사정과 심정을 배우다 보니까 이게 너무나 위험하고 도움이 필요한 처지라는 걸 알게 되어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아무래도 저희랑 같은 원래 나라의 국민이기 때문에 더 집중해서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제일 기억에 남는 활동은 저희가 탈북청소년들과 공부방을 같이 갔거든요. 매주 거기서 탈북한 아이들한테 공부 가르쳐 주고 그런 것들이 와닿았던 것 같아요. 공부방 갈 때마다 되게 아는 사이고 일면식이 있는 사이고 오래 봐왔던 친구들은 이름도 알고 많이 아는 사이죠.”

이종아 학생은 앞으로도 탈북청소년들과 더 많은 대면 교류를 하고 싶다고 말했고요. 지금까지 해왔던 이런 활동이 ‘피스바이피스’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습니다.

[녹취: 이종아 학생] “저희는 다른 동아리에 비해서 진짜 직접 교류하는 게 많긴 한 것 같아요. 그리고 굉장히 다른 동아리는 돈을 모금해서 기부한다면 저희는 진짜 가르침도 주고 서로 배울 것도 많은 것 같아서 서로의 문화에 대해서 많이 배우고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아요.”

더불어 ‘피스바이피스’의 남성윤 학생과 윤서영 학생에게도 바자회를 운영한 소감을 물어봤는데요. 바자회의 취지처럼 이 수익금이 잘 전달되길 그리고 탈북청소년에 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남성윤 학생] “너무 좋았고요. 여기 있는 사람들이 다 친절해서, 어머니들도 많이 도와주셔서 좋은 환경에서 일하게 돼서 너무 좋아요. 탈북청소년이 하고 싶은 일들을 많이 못 할 수도 있잖아요. 만약에 공부하고 싶으면 공부하든 요리하고 싶으면 그런 자금을 마련해주고 싶어요.”

[녹취: 윤서영 학생] “진짜 좋아요. 사람들이 옷을 많이 사고 있고요. 좋은 데로 그 돈이 가니까 너무 보기 좋죠. 지금 하는 것도 좋긴 한데요. 사람들이 너무 이 문제 별로 잘 못 이해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걸 더 알려주고 싶어서 글을 쓰든지 그런 것도 진짜 좋을 것 같아요.”

아이들의 인터뷰를 흐뭇하게 지켜보던 윤정혜 씨. ‘피스바이피스’의 여러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얻어갔으면 하는 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윤정혜 씨] “저는 사실 이 아이들이 지금 어떤 이 모든 것을 다 알 거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씨앗이라고 생각해요. 각자 마음의 씨앗. 그것들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거고 아이들이 나중에 커서 자유 인권, 북한 이런 이야기를 할 때 어? 하고 한번 오는 그리고 나비효과로 좀 퍼져나가서 너무 무겁지 않게 탈북이라는 그 단어 자체가 매우 무겁잖아요. 그렇지만 탈북이라는 어떤 그런 걸 빼고 나면 정말 안 된 아이들이거든요. 그런 거에 대한 나비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 나비효과처럼 이 행사를 찾아온 손님들도 자연스럽게 바자회의 취지를 알게 되고요. 뜻깊은 행사에 함께 할 수 있어 기쁜 마음이라고 하더라고요. 현장에서 방송인 하지영 씨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오래된 단골 손님이라고 합니다.

[녹취: 방송인 하지영 씨] “지금은 발 매트 구매했어요. 근데 여기 워낙 오래 하셔서 시간이 될 때마다 왔는데 일단 좋은 물건을 되게 싸게 살 수 있어서 왔고 이게 좋은 곳에 쓰인다고 하니까 마음도 더 좋고 그래서 이번에 오니까 되게 반가워요. 소외된 탈북청소년에 대해서 이렇게 또 하나의 단체가 있다는 게 존재 자체로 되게 감사한 것 같고 사실 누군가를 돕는다는 게 자긍심을 갖게 하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너무너무 좋은 일이고 여기 계신 분들 보니까 감사하다, 든든하다 그런 생각 드는 것 같아요.”

그리고 처음 방문했다는 임연순 씨는 자신도 다음 바자회에 함께 참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임연순 씨] “저도 처음이라 뭔지는 모르고 왔는데 저희도 가평에서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고 있어요. 그래서 안 그래도 대표님께 가을부터는 제가 조금씩이라도 지원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매실청, 보리수청, 오디청, 토마토청, 자두, 제가 청을 담갔다가 하실 때 일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연락 달라고 해서 제가 명함을 하나 받았어요. 고생하지 않고 쉽게 얻은 거라면 안 했을 거예요. 그렇게 귀한 거니까 뜻깊은 곳에 드리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좋을 것 같아요.”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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