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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인권단체들, ‘BTS’ 바이든 면담에 “국제 현안 논의 환영…북한 인권에도 관심 촉구”


세계적인 K팝 그룹 BTS가 3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면담하고 정례브리핑에도 참석해서 아시아계 포용과 다양성 등에 관한 견해를 밝혔다.

탈북민과 인권단체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K팝 그룹이 백악관 초청으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난 것을 환영하면서 북한 인권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K팝 스타들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한국 출신의 세계적인 K팝 그룹 BTS가 31일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면담했습니다.

BTS는 미국의 ‘아시아·하와이 원주민·태평양 제도 주민(AANHPI) 유산의 달’ 마지막 날인 이날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 범죄 퇴치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비공개로 진행된 면담에 앞서 백악관 정례브리핑에 모습을 나타낸 BTS 멤버들은 한명씩 돌아가며 아시아계 증오범죄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BTS] “나와 다르다고 잘못된 일이 아닙니다. 옳고 그름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평등은 시작된다고 봅니다.” [녹취: BTS]“우리는 각자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의미있는 존재로서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기 위한 또 한 걸음이 되기를 바랍니다.”

미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이후 아시아계 증오범죄가 한층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이번 백악관 초청 전에도 사회 문제와 관련 국제 무대에서 목소리를 내온 BTS는 지난해 제76차 유엔총회에서 한국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청년·미래세대를 대표해 연설하기도 했습니다.

미국내 탈북민 사회는 BTS가 미국 대통령을 만나 주요 현안을 논의한 것을 크게 반겼습니다.

2007년 미국에 정착한 탈북민 김두현 씨는 3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사회연결망서비스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의 한 마디가 반향을 불러오는 세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BTS 같은 K팝 스타들이 인류 보편적 가치지만 오랫동안 외면당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언급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두현 씨]” 사회 정의, 사회악에 대해서 우리가 세상에 내야 하는 목소리를 그런 사람들이 내줬으면 좋겠는데 그 사람들이 더군다나 한국인이란 말이에요. 특히나 젊은 사람들이 북한 인권에 대해 잘 알지를 못해요. 고통받고 있는 북한 사람의 인권에 대해서 세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 특히나 젊은 세대에 북한 인권에 대해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한마디만 해 주어도 굉장히 큰 이슈가 되고 전 세계 사람들이 북한 인권에 대해 관심을 갖는 기회가 될텐데요.”

김 씨는 북한 주민의 안녕을 기원하는 BTS의 메시지만으로도 전 세계인에게 북한에는 김정은과 핵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정권의 탄압 속에 고통받는 북한 주민 2천 500만 명도 있다는 점을 환기할 수 있다는 겁니다.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한 탈북민은 정치적 외교적 사안에 밀려 등한시돼 온 북한 인권 문제에 이제 창의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K팝 스타들이 그 매개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녹취: 탈북민] “세상에서 가장 감옥 같은 나라가 북한인데 아무리 떠들어봤자 북한 인권( 상황이) 개선도 안 되고, 너무 무관심 속에 있으니까 말이죠. 북한에는 이런 노래도 있어요. 목숨은 버려도 자유는 못 버린다. 그런 노래만 있지 상황은 감옥이란 말이죠.”

31일 세계적인 K팝 그룹 BTS가 참석한 백악관 정례브리핑에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31일 세계적인 K팝 그룹 BTS가 참석한 백악관 정례브리핑에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탈북민 출신으로 처음 영국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박지현 ‘징검다리’ 대표는 세계적 위상이 높은 K팝 스타들이 국제적 현안에 대해 침묵한 데 의아했다며, BTS의 이번 움직임은 탈북민 사회에 큰 희망을 안겨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 대표] ““BTS가 지난번 유엔 (회의에도) 참석했는데 아직까지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한 번도 얘기한 적이 없거든요. 이렇게 국경을 자유롭게 넘어서 한국에서 미국으로 일본으로 영국으로 각 나라로 가지만 제일 안타까운 게 한반도의 반쪽인 북한에는 마음대로 가지 못하잖아요. BTS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북한 주민을 위해 목소리를 내주길 바라고 북한 주민들이 K팝, BTS 노래를 들으면서 환호하는 모습을 같이 보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박 대표는 또한 이번 BTS와 바이든 대통령 간 면담은 북한 주민들이 진정한 평등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북한 정권은 평등을 강조하지만 엘리트와 일반 주민 사이 차별은 일상적인데, BTS가 전 세계적인 인기스타이지만 개개인을 보면 한 집안의 평범한 자녀들이라는 겁니다.

북한과 달리 출신성분과 신분 등의 차별 없이 평등한 기회를 얻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게 진정한 평등이라는 것을 북한 주민들이 깨닫길 바란다고 박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인권 단체들도 바이든 대통령이 BTS와 면담한 것을 중요한 신호로 해석했습니다.

필 로버트슨 아시아담당 부국장은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BTS와 같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인기 그룹이 고국인 한국뿐 아니라 미국 같은 방문국에서 인권을 지지함으로써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슨 부국장] “Popular, globally recognized bands like BTS can play an important role by supporting human rights in countries they visit, like America, as well as their home country of South Korea. Supporting an end to discrimination, as well as basic rights and freedoms, is particularly important on the Korean peninsula where improvements on human rights in the North will be needed if there is ever to be the unified Korea that many on both sides of the 38th parallel still hope for. Such a message from a band like BTS would really galvanize global discussions on human rights for all, and would make a huge contribution in building understanding that racism and discrimination must be combatted everywhere.”

차별 종식과 기본권, 자유에 대한 지지는 남북한 모두가 바라는 통일 한국이 되려면 북한의 인권 개선이 필요한 한반도에 특히 중요하다는 겁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이어 BTS와 같은 그룹의 이 같은 메시지는 인권에 대한 국제 논의를 촉진하고 인종 차별과 차별 퇴치에 대한 이해를 구축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한국의 대중문화인들은 단 한 번도 같은 민족인 북한 주민에 대해 언급하지 않아 실망했다며 이제는 적극적으로 행동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BTS is more than just a super-successful band. BTS is a global cultural phenomenon, with more than 100 million fans worldwide. BTS appeared at the Oscars 2022. "Parasite" became the first foreign-language film to win Best Picture at the Oscars 2022. Neither the members of BTS, nor the cast of "Parasite" mentioned North Korean human rights. Not once! This is truly embarrassing for the entertainment industry of South Korea. " BTS, the cast of "Parasite" and others hide behind the pretext that they don't do anything "political." Human rights is not a political issue. Human rights is a universal value.”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BTS는 단순히 성공한 밴드가 아니라 전 세계 1억 명이 넘는 팬을 보유한 국제적 문화 현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BTS는 올해 오스카 시상식에 출연했고, 한국의 영화 ‘기생충’은 최초 외국어 영화로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했지만, BTS 나 ‘기생충’ 출연진 누구도 북한 인권에 대해 언급하지 않아 당혹스러웠다고 설명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이들은 정치적 언급이나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인권은 정치적 문제가 아닌 보편적 가치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K팝 스타들이 북한 인권을 포함한 국제 현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제언한 바 있는 신기욱 스탠퍼드대학 아시아태평양 연구소 소장은 BTS와 바이든 대통령이 면담한 이날을 역사적인 날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신 소장] “Kpop이나 더 나아가서 한국학 역사에 있어 의미 있는 날이라고 보고요. 그동안 Kpop K드라마 K문화가 상당히 글로벌해 졌는데 그동안 공연도 많이 하고 영향력이 커졌지만 미국 대통령을 만나서 아시안 증오 범죄 등의 중요한 글로벌 이슈를 논의한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시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북한 인권 문제가 굉장히 심각한데, 한미 양국 정부가 아직은 외면하는 상태이거든요. 그런데 이번 기회를 계기로 이제는 북한의 인권 문제도 한 번은 이슈화를 하고 글로벌하게 인식을 넓히는 게 중요한 거 같습니다.”

신 소장은 BTS를 포함한 K팝 스타들의 적극적인 행동이 민주주의와 인권,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중시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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