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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서울] '다시 문화가 흐르는' 청계천


[헬로 서울] '다시 문화가 흐르는' 청계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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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 서울', 오늘은 근사한 노래 공연이 열리는 청계천변 현장으로 안내해드립니다.

한국 시민의 쉼터이자 문화공간이었던 청계천변이 2년여 만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2월부터 중단됐던 문화, 예술 공연을 재개한 건데요. 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 서울’, 오늘은 근사한 노래 공연이 열리는 청계천변 현장으로 안내해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밴드 더존소리] "이 노래는 세계적인 명곡입니다. 'You are my sunshine' 아시죠? 함께 하겠습니다."

지난 25일 서울 청계천 모전교. 통기타 라이브 밴드 '더존소리'가 청계광장 분수대 앞에서 공연을 펼쳤습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사라졌던 청계천 거리공연이 2년여 만에 다시 한국 시민의 곁으로 돌아온 건데요.

청계천 수변 공연은 2011년부터 시작되어 온 사업이기 때문에 꽤 오래된 행사입니다. 그래서 항상 청계천 주변에는 문화공연을 즐기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였는데요. 현장으로 가보니까 다시 한번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올해 사업은 '2022 서울 거리공연 구석구석 라이브'라는 이름으로 열리고 있고요. 서울시 문화정책과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가 찾아간 날에는 모전교 앞 청계광장 한 곳에서만 두 차례 공연이 열렸는데요. 파견근무원 심수연 씨가 현장을 관리하고 있더라고요. 먼저 심수연 씨의 이야기부터 들어봅니다.

[녹취: 파견근무원 심수연 씨] “저희는 주로 공연 1시간 전에 와서 무대 장치라든지 의자, 주변 환경을 미리 확인해서 공연하는 분을 맞이하는 업무를 제일 먼저 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청계광장이 직장 주변이기도 하고 점심 드시러 지나가는 분이 있어서 서서 구경하는 분이 많지 않기 때문에 공연을 시작하면 관람객 역할도 하는 것 같아요. 저희는 주로 공연할 때 호응하고 손뼉도 치고 많이 소리도 지르고 이러는데, 이걸 하다 보니까 공연하는 분께서 되게 좋아하더라고요. 저희도 사실 아르바이트이긴 한데 진심으로 즐기고 있어서 더 잘 나타나는 것 같아요 ."

심수연 씨는 근무하면서도 관객의 마음으로 공연을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예술가들이 무대를 잘 마칠 수 있게 주변 환경을 정리해 주면서도 공연이 시작되면 함께 호응했는데요. 그러다 보니 점심시간이 되어 회사를 나온 직장인들도 하나둘 공연을 보기 위해 모여들었고요. 거리엔 음악 소리와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이날 첫 공연을 맡은 '더존소리'의 단장 김병건 씨는 다시 거리공연을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병건 단장] “사실은 이제 이 행사가 좋으니까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오디션을 봐서 경쟁률이 3, 4:1 정도 됩니다. 거기 선발이 돼야 공연을 할 수 있는데 우리도 지원해서 운이 좋아서 2011년부터 현재까지 쭉 해왔고 올해는 금년도 행사는 두 번째 온 거지, 지금.”

'더존소리'는 2009년부터 활동해 온 통기타 라이브 밴드입니다. 오랜 시간 합을 맞춰왔기 때문에 이제는 팀원들끼리 눈만 마주쳐도 그다음 곡을 연주할 수 있고요. 거리공연 특성상 곡 선정도 즉흥적으로 이뤄진다고 해요.

[녹취: 김병건 단장] “우리가 반주기가 없고 악보가 없었잖아요. 다 외워서 합니다. 근데 이제 여기서 선곡 자체는 집에서 조금 생각은 해보지만, 즉석에서 하다가 관객하고 눈이 마주치면, 관객이 예를 들어서 연세가 좀 들었다 그러면 관객에 맞춰서 선곡을 바꾸는 편이에요. 연세가 좀 드신 분 계시면 패티 페이지(Patti Page) 노래도 하고 그다음에 오늘 외국인이 많이 계셨어요. 외국인이 계시면 올리비아 뉴튼존(Olivia Newton-Jone) 좋아하잖아요. 그래서 ‘Banks of the Ohio’ 나온 거고 관객을 봐서 곡을 좀 바꾸는 편이에요.”

거리 공연은 한 팀마다 40분씩 진행됐습니다. 곡이 끝날 때마다 연주자들이 관객들과 간단한 대화도 나눴고요. 상황에 따라 곡을 바꿔가며 연주하다 보니 어느덧 공연을 마무리할 시간이 됐죠. 단장 김병건 씨는 이날 공연이 만족스러웠다고 합니다.

[녹취: 김병건 단장] “너무 좋았습니다. 아까 와서 이제 처음 시작하는데 서울시에서 나온 스텝이 하는 얘기가 우리보고 실망할 거라고, 여긴 다 행인들이 흘러가는 사람이라 발길을 멈추지 않고 흘러가면서 듣는 사람이라 우리가 좀 힘이 빠질 수 있다고 그랬는데. 아까 보셨다시피 관객들이 앞에 다 앉아서 경청해주시니까 너무 좋았죠. 예상 밖이었죠.”

그리고 '더존소리'의 보컬을 맡은 최초희 씨에게 이날 공연에 대한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을 주고 싶은지 물어봤는데요. 무려 98점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이유, 함께 들어보시죠.

[녹취: 보컬 최초희 씨] “우선, 제가 행복하고요. 제가 만족하고 또 공연장도 좋고, 이렇게 자연스럽게 버스킹이라는 것은 틀에 박힌 음악 프로그램이 아니거든요. 그때그때 따라서 다른데 오늘 이렇게 많은 분이 지나가면서 제 노래를 들었다는 거에 대해서 전 너무 늘 행복합니다. 점심시간 잠깐이나마 들썩들썩해서 사무실에 들어가서 그게 좀 영향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더존소리'의 공연을 지켜보던 관객 김별 씨는 흐뭇한 표정으로 노래를 듣다 이내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찍었습니다.

[녹취: 김별 씨] “여기 친구들하고 약속 있어서 좀 빨리 나와서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청계천에 갈까 그러다가 지나가는 길에 공연하고 있어서 너무 좋은 노래고 흥겹고 그래서, 이런 장면도 동영상으로 남겨놓으면 좋겠다. 내가 이제 오늘 하루를 이렇게 즐겁게 신나게 살았구나. 그런 생각이 들 것 같아서 찍었어요. ‘You are my sunshine’인가 뭔가 하여간 젊은 시절에 들었던 노래들이고 좋았어요.”

두 번째 공연은 테너 손형빈 씨의 무대였습니다. 다시 음악 장비와 마이크를 정비하고 관객들에게 인사했는데요. 손형빈 씨는 클래식부터 대중가요, 동요까지 다양한 곡들을 불렀습니다.

[녹취: 테너 손형빈 씨] “제가 이제 동요를 조금씩 들려드리는데 첫 번째 곡은 윤극영 선생님의 '반달'이라는 곡입니다. 이 곡은 윤극영 선생님이 일제강점기가 지나고 한 무리의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며 놀고 있는 걸 보셨더래요. 가까이 가서 들어보니까 일본 대중 음악을 부르면서 놀고 있더랍니다. 너무 안타까워서 우리 아이들을 위한 동요를 작곡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첫 번째 작곡을 한 곡이 이 '반달'이라는 곡입니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 ”

공연하고 있는 손형빈 씨에게 한 관객이 이름을 부르며 화이팅이라고 크게 외칩니다. 지나가던 길에 우연히 보게 된 손형빈 씨의 지인 박정용 씨였는데요.

[녹취: 박정용 씨] “저는 지나가는 길에 보게 되었고 근데 진짜 지인이어서 너무너무 반가웠고, 지금 공연하고 계시는 분 그래서 깜짝 놀랐어요. 지나가다가 저도 업무 중에 점심시간 끝나고 산보해야겠다 돌다가 보고 나서 너무 반가웠고 이런 무대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저도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인데 부를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지고 계속 노래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지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예전에 저도 외국에 갔을 때 지하철 한구석을 저런 공연장을 만들어놓고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해주고 있거든요. 그런 면에서 되게 좋아요.”

갑작스러운 지인의 응원을 받은 손형빈 씨는 반갑다며 인사를 건넸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다른 관객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어났고요. 손형빈 씨는 남은 곡들도 멋지게 마무리했습니다. 공연이 끝난 후 당황하지 않았느냐고 물어보니 오늘의 변수는 공연 위치였다고 말했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다시 테너 손형빈 씨에게 들어봅니다.

[녹취: 손형빈 씨] “이게 거리 공연 특성상 오늘 변수는 관객보다는 위치였어요. 그래서 분수가 나오는 시간에 맞춰서 원래 전 팀이 반대에서 공연했거든요. 분수 쪽에서 이렇게 보고 했는데 제가 바꿨죠. 차라리 관객들을 분수에 가깝게 앉게 하고 왜 분수가 있으면 물이 있고 산소가 있으면 사람들이 감성이 더 좋아지잖아요. 그걸 염두에 뒀죠. 지금까지 그래왔듯 그 자리, 그 장소, 그 시간 거기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공연으로 남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구석구석 라이브'는 오는 11월까지 열립니다. 청계천변뿐 아니라, 서울 시내 야외거리 50개소에서 통기타, 해금, 바이올린,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열릴 예정인데요. 이 소식을 접한 한국 시민들은 반가운 마음을 나타냈습니다. 끝으로 관객들의 소감입니다.

[녹취: 박형순 씨] “바람 쐬러 나왔는데 마지막 곡 들었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끝이라 그래서 서운했는데 그래도 마지막 한 곡 들려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전 눈물 날 뻔했어요. 소리가 너무 좋아서 우리들은 일하다가 막 스트레스 많이 받잖아요. 힐링 됐어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어요. 지금처럼 클래식도 있고 세미클래식 섞어가면서 했으면 좋겠어요. 다양하게
건강하시고 건강 잘 챙기시고 좋은 노래 많이 불러주세요. 고맙습니다.”

[녹취: 박정용 씨] "저는 쉬운 접근이 제일 좋아요. 왜냐면 클래식하면 문턱이 높아서 좋은 공연장에서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것들을 해결해줄 수 있는 것 같아요."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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