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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첫 방한서 ‘경제 안보’ 강조로 ‘중국 견제’ ‘국내 경제 활성화’ 노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0이 지난 20일 한국 방문의 첫 번째 일정으로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함께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첫 한국 방문에서 경제 안보를 강조한 것은 중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미국 국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라고 미국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미한동맹이 안보동맹에서 경제동맹으로 확장되면서 향후 미한 관계가 더 공고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뉴욕의 민간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의 톰 번 회장은 24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 방문 중에 안보 뿐 아니라 경제 협력을 강조하는 행보를 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번 회장] “South Korea definitely the economy, that's my impression. There was a lot on economics and investment. Economics can't be completely divorced from security… The Biden administration is trying to engage with the Indo Pacific region economically.”

번 회장은 경제와 안보는 서로 연계되어 있는 사안이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인도태평양 지역에 경제적으로도 관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첫날인 20일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을 방문해 공급망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또 방한 마지막 날인 22일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만나는 등 한국 방문 중에 주로 안보 문제만을 강조했던 역대 미국 대통령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번 회장은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한 것은 지난해 미국 의회에서 통과된 반도체 산업 지원 법안 ‘칩스 포 아메리카 (CHIPS for America Act)’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번 회장] “So, it's creating helpful incentives for the production of semiconductors for the US. The US semiconductor production has fallen to a very small share of the global output, about 12%. For the supply chain resiliency, robustness and security, the Biden administration, understandably, I think any administration in the US, would like to see more semiconductor production located on shore.”

번 회장은 미국 반도체 생산이 세계 전체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불과하다면서, 공급망 회복과 경제 활성화, 안보를 위해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 생산 기지가 미국 내 더 많아지기를 바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동맹인 한국에서 공급망과 기술 협력을 강조한 배경에는 중국과의 경쟁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기술 혁신을 둘러싼 중국과의 경쟁과 관계가 있다면서, 이런 경쟁 구도는 중국이 2015년 발표한 ‘중국 제조 2025’ 계획에서 비롯됐다고 스나이더 국장은 지적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The driving rationale is the competition with China. Specifically, it's really related to the battle over technological innovation. I think the origin of this approach really was China’s 2025 document where it's expressed an aspiration to become the dominant technological, global power and began to pursue policies that were designed to make China number one in technology.”

중국이 기술적으로 세계 강국이 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고, 기술 분야에서 1위가 되기 위한 정책을 추구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워싱턴 한미경제연구소의 트로이 스탠거론 선임국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에 이어 방문한 일본에서 다자간 경제협력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을 공식 선언한 것을 거론하며 바이든 행정부는 동아시아와 인도태평양에서 경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탠거론 국장은 미국이 공급망 차질 문제뿐 아니라 기술 발전 측면에서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점점 존재감이 줄어들고 있다며, 이는 중국이 계속해서 기술을 진전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바로 그런 이유때문에 경제적 측면도 부각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탠거론 국장] “We're at a point in time to where not only due to supply chain disruptions but to broader economic trends, the United States has become increasingly less relevant in the region and also in terms of technological development because we see China begin to advance. And so I think you're seeing the administration really try to refocus on the economic side of the equation. It's important to have relationships that are strong both on a security level and on an economic level to deepen those ties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countries in the region.”

스탠거론 국장은 미국이 안보 뿐 아니라 경제 면에서도 다른 나라들과 굳건한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3일 출범한 IPEF는 미국과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그리고 베트남 등 총 13개국이 참여했습니다.

IPEF를 통해 규칙에 기초한 국제 질서를 세워 글로벌 무역, 공급망, 탈탄소와 인프라 구축, 탈세와 부패 방지 등 4대 분야에 집중한다는 계획으로,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참여국 간에 앞으로 몇 주, 몇 달간의 논의를 거쳐 세부 내용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번 회장은 미국이 지난 수년 간 인도태평양 지역을 경제적으로 소홀하게 대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7년 취임 즉시 ‘미국우선주의’ 기조를 실행에 옮기면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를 탈퇴함에 따라 공백이 생겼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IPEF 출범을 이 같은 공백을 채우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했습니다.

[녹취: 번 회장] “It's been years of neglect, because Trump pulled out of… as soon as he came into office, he pulled out of the Trans Pacific Partnership. But this leaves a big gap because that is probably the most advanced and developed free trade agreement.”

번 회장은 미국이 자리를 비운 사이 중국 주도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라는 세계 최대의 다자 경제 협력체가 세워졌다고 덧붙였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한일 순방에서 경제를 강조한 배경에는 중국 견제뿐 아니라 미국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고자 하는 목적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미국에 투자를 유치하는 것은 미국 경제 성장과 연결돼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에는 분명 미국 국내 경제를 고려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메릴랜드대에서 동북아 경제를 가르치는 윌리엄 브라운 교수는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을 세우기로 한 것을 언급하면서, 현대차가 2025년까지 100억 달러를 투자하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You also have the big Korean investment, Hyundai's big investment in Georgia, battery stuff… That's big money, $10 billion. A lot of workers in Georgia, important state, you know, for pride. And so, yeah, all of all this investment talk, it's very smooth. At this point, there's no real controversy over it's a win-win for everybody.”

브라운 교수는 이런 결정이 조지아주 주민들에게도 자긍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며, 모두에게 ‘윈-윈’인 상황이라는 것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미한동맹이 전통적인 안보 중심의 동맹에서 첨단기술과 공급망 등 전략적 경제동맹으로 확장되면서 향후 미한 관계가 더 공고해질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미한 관계를 재정립한 것은 미한동맹이 북한 사안 보다 더 넓다는 의미라면서, 미국과 한국 간 새롭게 형성된 관계는 기존의 관계 보다 지속성이 더 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This reframing of the US Korea relationship is much broader than that. It's actually, in a way is a security slash economic bargain with Korea that is much broader in scope, and is almost completely different in terms from the bargain related to North Korea. In some ways I would argue that the new bargain is more sustainable than the old bargain because the old bargain was basically a pledge by the US to protect South Korea from primarily from North Korean aggression. And it was almost exclusively military. But this is a partnership that has both a security and an economic dimension and is theoretically global in scope.”

스나이더 국장은 기존의 미한동맹은 미국이 북한의 침략으로부터 한국을 지키겠다는 군사적인 약속에 그쳤다면, 이제는 안보에 경제가 더해진 협력 관계로, 이론적으로는 그 범위가 세계 무대로 넓어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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