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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바이든 대통령 방한, 미한동맹 진화 보여줘...'비핵화·억지·중국견제' 재확인 성과"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환영만찬장에 들어서고 있다.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환영만찬장에 들어서고 있다.

워싱턴의 전문가들은 미한동맹이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전통적 안보동맹에서 기술안보 등 글로벌 동맹으로 진화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북한 문제와 관련해 비핵화와 억지에 방점을 찍고, 중국에 대해서도 두 가치 동맹의 협력을 확인한 것을 주요 성과로 거론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낸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 겸 한국석좌는 21일 VOA에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대해 “미한 동맹이 북한 안보 문제를 넘어 ‘글로벌 동맹’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의 핵심 주제를 “억지력과 공급망 등 경제 안보”로 꼽으며, 특히 ‘한반도의 비핵화, 억지력, 연합훈련 등 준비태세’ 문제 등과 관련해 “두 동맹이 제자리를 찾아갔다”고 해석했습니다.

[녹취: 빅터 차 한국석좌] "For the two allies how it's different from the previous administration is a return to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of the Korean Peninsula. And then, as you said, the focus on deterrence and exercising and really trying to bring the readiness of the alliance back up to where it should be. That was, I think, missing during the Moon administration, the United States and South Korea tried, you know, said publicly, we're on the same page, all of this, all this sort of stuff. But, I think beneath the surface, there was clearly a difference in views, right...”

차 석좌는 지난 5년 동안 미국과 한국이 이 문제와 관련해 공개적으로는 ‘일치하고 있다’고 말해왔지만, 문재인 정부가 비핵화보다는 대북 관여에 더욱 주안점을 두면서 많은 이견을 보였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강화함에도 불구하고 지난 정부에서는 억지력 강화 등에 대한 언급이 실제로 거의 없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성명에는 억지, 핵우산,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 전략자산 전개, 연합훈련 확대 등에 대한 정상 차원의 ‘매우 강력한 약속이 담겼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는 출범한 지 10여 일밖에 안 된 정부가 얻을 수 있는 최상의 성명”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차 석좌는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모두 이 문제에 매우 집중하고 있는 만큼 후속 조치들이 이어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 “미국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달가워하지 않기 때문에 북한 인권 문제를 적극 제기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이번 공동성명에 ‘매우 강력한 언급’이 포함된 것이 고무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21일 정상회담을 마친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21일 정상회담을 마친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 대사도 이번 회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주요 목적을 모두 달성한 성공적인 회담”으로 평가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미국의 확장억지 제공 의지를 재확인하고,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재가동하기로 했으며, 장기간 중단됐던 연합훈련 확대에 합의하는 한편, 북한과 대화의 길이 열려 있음을 확인한 것을 그런 성과로 꼽았습니다.

[녹취: 해리 해리스 전 대사] “Terrific summit. Achieved all of President Biden's and President Yoon's major objectives: Reaffirmed U.S. extended deterrence to South Korea and agreed to reactivate the high-level Extended Deterrence Strategy and Consultation Group (EDSCG). Agreed to expand joint military exercises after a too-long hiatus due to the policies of the previous Administrations in the U.S. and ROK. Reaffirmed that the path to dialogue with North Korea remains open…both leaders offered Covid vaccines but no response from Pyongyang. President Biden presented his 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 and President Yoon supported it. President Yoon presented his vision for South Korea as a global pivotal state, and President Biden expressed his appreciation. Emphasized the importance of trilateral relations between U.S.- ROK - Japan. Emphasized the importance of peace and stability in Taiwan Strait. The economic security dialogue channel idea is creative and promising.”

또 ‘한국의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동참, 한국의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의 역할 강조와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 미한일 3국 협력의 중요성 재확인, 타이완해협의 안정과 평화 강조’ 역시 주요 성과로 거론했습니다.

이와 함께 백악관과 한국 대통령실 간 ‘경제안보대화’ 신설에 대해선 “창의적이고 유망한 구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미한동맹이 심도 있고 포괄적인 전략적 관계로 성숙해왔다는 인식을 공유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과 관련해서는 거듭된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며, “가용한 모든 범주의 방어역량을 사용한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했습니다.

특히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조기에 재가동하고, 연합훈련을 확대하기 위한 협의를 개시하며, 미군 전략자산의 전개 방안을 논의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와 중앙정보국(CIA)에서 북한 문제를 다뤘던 수미 테리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 프로그램 국장은 “북한이 계속 도발의 길을 간다면 미국과 한국은 그 위협을 줄이는 데 협력할 것임을 보여주는 충분히 광범위한 신호”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수미 테리 국장] “This is a broad enough signal that if North Korea continues down this path that US and South Korea will work together to reduce threat. That's a good signal because they don't want to necessarily right now state which strategic asset is going to be deployed. indicating it is good enough, because North Korea has not yet conducted right now. They will conduct more tests. I'm sure the, what the North Koreans heard is just kind of like again, reaffirms reaffirmation of us extended deterrence commitment, including a full range of US defense capabilities, right, these include nuclear....”

북한이 아직 핵실험과 추가 ICBM 도발을 하지 않은 단계에서 미국과 한국이 굳이 어떤 전략자산을 배치할 것인지 구체화하는 대신 억지와 방어와 관련해 폭넓은 방안을 명시한 것만으로도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준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테리 국장은 공동성명에 명시된 모든 조치에 거부감을 가질 북한이 이 메시지를 주목했을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이 같은 기조는 “지난 정부 접근과의 분명한 ‘작별(departure)’을 의미한다”고 풀이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두 정상 모두 경제안보가 국가안보라고 인식하는 등 여러 현안에서 일치된 시각과 접근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이번 공동성명이 지난해 5월 발표한 미한 정상 공동성명과 비교해 ‘북한 위협의 현주소’를 정확히 반영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에반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it's an important statement about where we are in terms of the North Korean threat, that the things that were discussed a few hours ago and agreed upon were in that statement. There was a lot of reference to the North Korean threats, ballistic missile threat, hostility and the key points of discussion between the two presidents on North Korea related to the fact that the threat from North Korea has grown is more serious than it ever was. And it's more immediate than it ever was. And something needs to be done. And they've done it.”

대북 외교가 열려 있다는 점도 확인했지만 미사일 시험 등 북한의 위협과 적대행위 등을 지적하는 데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북한이 제기하는 위협이 증가하고 있고, 어느 때보다 심각하고 당면한 위협이 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두 대통령이 초점을 맞췄다”고 지적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이번 성명이 “미한동맹은 북한이 야기하는 어떤 위협에도 맞설 준비가 돼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북한에 보냈다”고 덧붙였습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앤드류 여 한국석좌도 이번 공동성명에 드러난 대북 기조가 지난 문재인 정부의 접근법과 확연히 다르다고 해석했습니다.

[녹취: 앤드류 여 한국석좌] It's a clear break, I think from the moon administration. I felt like this statement was a clear indication that the new default strategy is really a defense, deterrence and pressure. Right under Moon, I think the default kind of mode of operation was engagement. I think they want to give a clear message. not only North Korea, but other regional actors, China in particular that what North Korea is doing is unacceptable and it's destabilizing.”

문재인 정부의 기본 대북 전략이 ‘관여’였다면 윤석열 정부의 기본 전략은 ‘방어, 억지, 압박’이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줬다는 평가입니다.

앤드류 여 석좌는 윤석열 정부가 북한은 물론 중국에도 “불안정을 초래하는 북한의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주려는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즉 지금 한반도 정세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으며, 미국과 한국은 북한이 대화를 거부한 채 무력시위로 위협을 고조하는 것에 대해 대응할 뿐이라는 분명한 입장을 밝힌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전문가들은 중국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과 한국이 공조를 확대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특히 공동성명에 ‘중국’을 직접 명시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표현이 상당 부분 포함된 것에 주목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은 공동성명에서 “남중국해 및 여타 바다에서 평화와 안정, 합법적이고 방해받지 않는 상업을 유지하고, 항행, 상공 비행의 자유와 바다의 합법적 사용을 포함한 국제법을 존중한다는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인도태평양 지역의 인권 상황에 관한 상호 우려를 공유하면서, 양 정상은 전 세계에서 인권과 법치를 증진하기로 약속했다”는 점도 명시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빅터 차 한국석좌는 “윤석열 정부가 바이든 행정부의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에 완전히 함께 할 것이라는 중요한 신호”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차 석좌] “I think is an important sign that Yoon government is sort of fully on board with a free and open Indo Pacific strategy. Again, which is something that Moon government wasn't, wasn't willing to do. So I think also those that those are important those, those are significant statements.”

차 석좌는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민주주의에 기초한 대외 정책과 자유로운 국제질서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공동성명에도 이런 시각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윤석열 정부는 중국과의 갈등이나 분열을 원하지 않지만 중국이 한국을 동등한 파트너로 대우하고 한국의 국가안보를 위한 행동을 존중하길 원하는 것 같다”며 앞으로 새 정부의 대중 기조가 여기에 부합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차 석좌는 또 “미중 경쟁과 함께 불어닥친 코비드 팬데믹 사태가 우리의 공급망이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줬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신뢰할 수 있고 투명한 민주주의 국가들과 함께 공급망 회복력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반도체, 전기배터리, 백신 등 주요 생산자인 한국은 “미국이 공급망과 관련 동맹을 구축하는 데 있어 꼭 필요한 파트너”라고 설명했습니다.

수미 테리 국장은 사실상 바이든 대통령의 모든 행보가 중국을 겨냥하고 있으며, 중국 또한 이를 인식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테리 국장] "The whole agenda is about China. It did talk about neutral concerns regarding human rights situation, Indo Pacific region, and that actually means China, right, and they did talk about freedom of navigation and lawful use of seas, including the South China Sea. China knows what why Biden is in the region, when they're talking about IPF, when they're talking about quad kind of knows it's about China.” When they talk about your values and promoting democracy and rule based order, that is about China. So Yun does not necessarily have to go out of the way,”

'인도태평양 지역의 인권 우려, 항행의 자유, 민주주의와 규범에 기반한 질서 증진, 공급망 관련 발언과 일정,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쿼드'등이 사실상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테리 국장은 다만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라는 ‘현실과 한계’를 지적하며 “윤석열 정부에서 한국의 대중국 접근이 실제로 얼마나 달라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해리스 전 대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첫 아시아 순방으로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것은 베이징에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미한동맹이 중요하고, 그것이 이번 방문을 통해 강화됐으며, 타이완, 미한일 3국 관계 모두 중요하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해리스 전 대사] “Visiting South Korea and Japan for his FIRST Asia trip sends a powerful signal to Beijing. That the ROK-U.S. alliance matters and that it was strengthened during this visit. That Taiwan matters. That the trilateral relationship between Washington, Seoul, and Tokyo matters.”

한편 앤드류 여 브르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이번 공동성명에서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 위기’라는 표현 대신 ‘러시아의 침략’이라고 명시한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한국이 유럽에서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과도 관여하는 데 문을 열어 놓은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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