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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의 세상 보기] 전문인 양성 '프라이밍사관학교'


[탈북민의 세상 보기] 전문인 양성 '프라이밍사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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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들이 자신만의 재능을 발견하고 한국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세워진 학교가 있습니다. 바로 탈북 청년 전문인 양성 대안학교. ‘프라이밍사관학교’인데요.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서울시 양천구에 있는 ‘프라이밍사관학교’의 수업현장으로 안내해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김혜연 강사] “이거 둥근 사각형? 이거 조절점 있잖아. 이거를 조절해 주는 거예요. 기본 도형은 거의 조절점이 다 있기 때문에 기본도형으로 해줘야 해. 조절점으로 해서 간격을 좀 더..."

[녹취: 탈북 수강생] "이거 못 봤는데..."

[녹취: 김혜연 강사] "금방 내가 조절했는데, 봐봐요. 내가 다시 해 볼게. 삽입 가면 도형이 있잖아요. 얘가 있죠. 조절되죠. 내가 할 땐 없지, 왜 그럴까?”

지난 9일, 서울 양천구에 있는 프라이밍사관학교. 탈북 청년 6명이 한 강의실에서 컴퓨터 수업을 받고 있었습니다. 오전 9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되는 수업인데요. 김혜연 강사가 탈북청년 한 명 한 명씩 지도하며 일대일 맞춤 강의를 해주고 있었습니다.

프라이밍사관학교는 지난 2018년에 설립됐는데요. 이곳은 단순히 학교 졸업을 목표로 지원하는 곳이 아니라, 졸업 후에도 탈북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사회에 정착하고 리더십을기를 수 있도록 전문인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입니다. 먼저 교육총괄을 맡은 고성환 부장의 설명 들어봅니다.

[녹취: 고성환 부장] “저희는 두 가지 반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첫째는 대학을 준비하는 예비대학생 반, 그리고 취업을 준비하는 전문인 반으로 구성돼 있고요. 예비대 과정 학생을위해서는 컴퓨터, 영어, 수학, 그리고 영어회화, 물리, 화학 이렇게 준비해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고요. 전문인 반에서는 취업에 필요한 국어 자소서 반, 컴퓨터, 이렇게 저희가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운영하는 모든 과정은 무료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생마다 수준과 학력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거의 모든 수업은 일대일 맞춤형으로 진행되는데요. 그렇기에 고성환 부장은 ‘프라이밍사관학교’만의 차별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성환 부장] “저희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리고 사회에서 생활하다가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 취업이나 대학에 가고자 하는 학생들이 오다 보니까 연령층이 좀 높고요. 더특이한 것은 이제 탈북학생들이 대학에 진학을 했지만, 그 과정에서 보면 학력 차이가 너무 심하다 보니까 중도에 탈락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보니까 중간에 휴학하는 학생들, 또는 공강을 이용해서 우리 학교에 와서 필요한 것들을 보충하게 하는 취지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고요. 수업 과정 자체도 자신에게 필요한 과목을 선택해서 듣도록 그래서 꼭 자신에게 필요한 과정만을 들으면 되니까 그런 면에서 다른 학교와 차별이 돼있지 않나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현재 ‘프라이밍사관학교’의 학생 총수는 19명입니다. 그중에서 컴퓨터 수업을 듣는 학생은 9명인데요. 예비대학생과 취업준비생 그리고 주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수업을 듣고있습니다. 수강생들은 주로 정보기술자격증, 즉 ITQ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수업을 듣는데요. 김혜연 강사의 이야기 들어봅니다

[녹취: 김혜연 강사] “여기 있는 학생들이 대부분 대학에 진학하거나 취업을 위해서 오는 학생들이기 때문에 자격증이 되게 절실하거든요. ITQ 자격증 위주로 한글, 파워포인트,엑셀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 오는 분들이 대부분이에요. 이분들한테 시간이 되게 중요해요. 그러니까 어떻게든 빨리 딸 수 있게끔 저는 그걸 연구해서 가르치거든요."

그래서 김혜연 강사는 수강생들의 의지만 있다면 한 달에 한 과목씩 자격증을 딸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습니다.

[녹취: 김혜연 강사] “저는 방법을 바꿨죠. 기출문제 위주로 처음부터 실전적인 거로 해서 할 수 있게끔 그리고 그 부분을 계속 반복시키는 거예요. 제가 중간에 다시 자격증을 딴분들도 중간에 다시 오라고 해요. 잊어버리니까 지금 엑셀 배우는 학생도 이미 A를 땄어요. 자격증 땄는데 잊어버려요. 그러니까 또다시 오게 해서 다시 가르치면 각인이 되는 거예요. 그다음부터 안 잊어버려요. 중요한 건 자격증도 중요하지만 내가 얼마나 실전에서 쓸 수 있느냐, 또 대학교 가서 PPT를 했는데 선생님이 가르쳐 준 시험문제 말고도 또 궁금한 게 있잖아요. 그러면 또 와서 배우고..."

이곳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탈북 청년 최경진 씨도 이미 자격증을 취득했는데요. 하지만 파워포인트와 한글 점수가 낮게 나왔다고 해요. 그래서 그 부분을 다시 배워보고 싶은 마음에 입학했다고 합니다. 최경진 씨의 이야기입니다.

[녹취: 탈북민 최경진 수강생] “저는 컴퓨터에 관심이 많아서 컴퓨터 이렇게 혹시 우리(탈북민) 대상으로 해주는 데 있는지 인터넷에 찾아봤어요. 그런데 여기 나오더라고요. 엑셀도 배우고 단계적으로 다 배우고 싶어서... 옛날에 했던 게 있어요. 했었는데 점수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다시 다루는 능력을 향상하는 거에 목적을 두고 있거든요. 선생님 너무 잘가르쳐주셔서 한 번 가르쳐주시면 되게 집중 잘 돼서 너무 좋아요. 곧 시험도 볼 수 있을 것 같고 자신감이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이 밖에도 탈북민 김성실 씨는 대학교 간호학과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영어와 컴퓨터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마음으로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아직 학교에 다닌 지 한 달이채 안됐지만,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선생님들에게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고요. 탈북민 김광명 씨도 프라이밍사관학교의 운영방식이 마음에 든다고 합니다.

[녹취: 탈북민 김성실 수강생] “저는 이 옆에 '굿윌스토어'라고 탈북민 지원센터가 있거든요. 일대일 상담을 하다가 상담하는 과정에서 뭐가 제일 부족하냐, 그래서 영어가 제일 부족한 것 같다고 했더니 그러면 여기 학교를 다녀보라 하고 추천을 해주셔서, 컴퓨터도 일단 배우려고 하고 있어요. 탈북민한테 너무 감사한 것 같아요. 무료로 배울 수 있는 거잖아요. 저희한테만 주어진 혜택이잖아요. 지금 너무 감사하게 잘 사용하고 있는 것 같아요."

[녹취: 탈북민 김광명 수강생] “여기는 선생님 일대일 교육도 해주시고 자기 본인이 노력하는 것만큼 자기 하고 싶은 분야에 대해서는 특별하게 많은 시간을 부여할 수 있어서 좋은것 같습니다."

컴퓨터 수업을 진행하는 김혜연 강사는 일주일에 주 3회 월, 수, 금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요. 오전 11시가 넘어 수업시간이 끝났는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학생들을 가르치더라고요. 김혜연 강사는 이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얻어갔으면 하는 점을 얘기했습니다.

[녹취: 김혜연 강사] “자격증을 따는 그 과정에서 성취감이 있거든요. 여기 학생들이 자존감이 높은 학생도 물론 있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도 좀 많아요. 그래서 본인이 할 수 있는데도 못한다고 생각하고 한국에서의 자격증은 먼 나라 이웃나라 얘기처럼 내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그분들한테 나도 할 수 있다. 그런 자신감, 그리고 저와의유대도 되게 중요하죠. 저는 이렇게 학생들에게 굉장히 다가가려고 하거든요. 농담도 좀 많이 하려고 하고 친해지려고... 어느 사회에서든 어느 조직에서든 내가 편한 사람이 한 명있다는 건 소중한 것 같아요. 그래서 그 편한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도 있죠."

이곳의 전임 강사는 3명입니다. 컴퓨터와 영어, 국어 강사가 있고요. 자원봉사 선생님은 4명으로 현재는 7명의 선생님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는 한새롬 대리도 2년째 프라이밍사관학교에서 함께 하고 있는데요. 입학상담과 정착에 힘들어하는 탈북 청년들의 마음치유, 상담을 돕고 있고요. 자신도 근무하며 삶의보람과 의미를 얻어간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한새롬 대리] “저희는 하고자 하는 열망만 있으면 최선을 다해 도와주거든요. 저녁에 더 공부하고 싶다면 카페 사용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하고 또 음식 제공도 하고 적극적으로 자원봉사 할 분도 찾으면서 학생들의 개별적인 필요를 채우는 데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요. 아이들의 지적인 영역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영역까지도 최선을 다해 돕고자하므로 제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을 다 발휘해서 진짜 학생들이 꿈도 찾고 삶의 의미도 찾고 그런 것들을 도와줄 수 있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함을 느껴요."

이런 선생님들의 노고에 힘입어 매년 졸업생을 배출하고 그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 잘 정착하는 모습을 볼 때 고성환 부장은 가장 뿌듯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덕분에 잘 지내고 있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아 우리가 탈북 청년에게 필요한 것들을 교육하고 있구나’라는 마음을 전달받는다고 하는데요. 끝으로 고성환 부장은 앞으로도 더 많은 탈북 청년이 이곳에 와서 공부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을 실행해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성환 부장] “제가 보니까 학생들이 진로의 문제에 있어서 알고 있는 직업군도 되게 협소하거든요. 그래서 진로 상담을 통해서 좀 더 보다 넓은 진로의 문을 열어주고 싶고거기에 따른 학과, 특별히 학생들이 많이 관심이 있는 과목이 간호학과가 많은데 그 부분에 특화돼서 생물학이라든가 물리, 화학 이런 부분들을 좀 더 확장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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