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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문재인 정부 현실적 대북 인식 결여, 북한 핵·미사일 개발로 이어져”


문재인 전 한국 대통령.

북한은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 등 무력 시위를 이어가며 무기 역량을 강화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현실적 인식이 결여된 대북 접근법을 취했고, 그 사이 북한은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을 이어갔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지난 7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는 등 지난 5년 동안 총 66기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취임한 지 나흘째였던 2017년 5월 14일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시작으로 그 해 7기의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렸고, 특히 11월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 -15형을 발사했습니다.

또 그 해 9월에는 1년 만에 핵 실험을 실시했는데, 처음으로 수소폭탄을 이용하면서 이전 다섯 차례의 핵 실험과 비교해 가장 강력한 폭발 위력을 보였습니다.

북한은 2018년 1월 부터 2019년 2월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까지 도발을 중단했지만, 2019년 26기, 2020에 9기의 탄도미사일이 발사하는 등 무력시위를 재개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2021년에는 모두 6기의 탄도미사일을 시험했고, 순항미사일도 3기를 시험 발사했습니다.

특히 올해에는 이미 총 17기의 탄도미사일을 시험했는데 단거리 탄도미사일과SLBM 외에도 ICBM, 극초음속 미사일,장거리 순항미사일, 신형전술유도무기 등 다양한 역량의 미사일에 대한 시험을 감행했습니다.

여기에다 북한이 조만간 핵실험을 곧 재개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미 정부 당국의 공식적인 평가까지 나왔습니다.

이처럼 북한은 지난 5년 동안 핵과 미사일 개발을 지속하면서 무기 역량을 늘려나갔고, 특히 문재인 정부 임기 말에 접어들수록 시험 발사를 강화했습니다.

지난 9일 5년 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문재인 전 대통령은 퇴임사에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를 이루기 위해 대화와 외교의 국면으로 전환시키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큰 어려움에 부딪치며 결국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지는 못했다고 회고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전 대통령]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것은 우리의 의지와 노력이 부족한 탓 만은 아니었습니다. 한편으로 우리의 의지만으로 넘기 힘든 장벽이 있었습니다.”

2017년 5월 취임한 이후 문 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라는 정책 기조를 바탕으로 북한에 대한 포용정책을 대대적으로 추진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세 차례에 걸친 정상회담을 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성사되기까지 중간에서 적극적인 외교를 펼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19년 2월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은 다시 도발에 나섰고 핵 프로그램을 재개했으며 신형 미사일 체계 개발에도 박차를 가했습니다.

앤서니 루지에로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북한담당 국장.
앤서니 루지에로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북한담당 국장.

앤서니 루지에로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북한담당 국장은 9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은 확실히 실패했다며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루지에로 전 국장] “I think certainly the policy failed. There’s no other way to say it. Look at the last five years. North Korea policy certainly was a failure… In the case of Moon, he was very focused on the incentive part of the relationship and when North Korea was not interested in that and continued to do provocations, he did not embrace the type of leverage that that made some of those direct talks possible.”

루지에로 전 국장은 문 전 대통령이 북한과의 관계에서 양보를 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대화에 관심이 없고 도발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는 압박을 통해 북한이 대화에 나오도록 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루지에로 전 국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압박을 할 때에는 압박만 하고 관여를 할 때에는 관여만 하면서 균형 잡힌 정책을 펼치지 못했던 것처럼 문 전 대통령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양보를 하는 데에만 초점을 맞춰 압박을 하지 않았고, 나중에는 압박을 하려고 해도 이미 늦은 상황이 되어 버렸다는 겁니다.

[녹취: 루지에로 전 국장] “As evidenced by President Trump where he embraced pressure, then he embraced engagement and never really had a balanced policy, I think President Moon suffered from the same fate, because he was very focused on the incentive side, and did not embrace pressure until really it was too late.”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의 선임연구원.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의 선임연구원.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문 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비대칭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북한의 호의적인 반응을 얻어내기 위해 제재 완화 등 북한의 행동에 비해 과분한 양보를 하려고 했다는 겁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That was very asymmetrical and one sided, in front-loading benefits, including relaxation of law enforcement, in an attempt to get North Korea to behave itself. The Moon administration was very reluctant to criticize any kind of North Korean provocations. It implemented what's called the gag order against South Korean freedom of expression, against getting information into North Korea.”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또 문 정부가 북한의 도발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매우 주저했고, 북한으로 정보를 유입하는 행동에 제약을 가하는 ‘대북전단금지법’ 등을 시행하는 등 오히려 한국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순진한’ 접근법을 취했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한미 연구소 선임연구원.
데이비드 맥스웰 한미 연구소 선임연구원.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이 김정은 정권의 본질이나 목표, 전략에 대해서 잘못된 전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것을 원할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었다는 겁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I think Moon Jae-in was naive. The real problem with Moon Jae-in policies is that it was based on erroneous assumptions about the nature, the objectives and the strategy of the Kim family regime. It basically assumed that Kim Jong Un would want the same thing as Moon Jae-in. And that is not a good assumption.”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은 결코 비핵화를 원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거론 선임국장은 문재인 정부가 현실적으로 성취할 수 있는 것 보다 훨씬 더 큰 야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스탠거론 선임국장은 그런 야망은 문재인 정부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임기 말까지 추진하던 것에도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스탠거론 선임국장] “The ambitions were probably too large for what could actually realistically be achieved. And we see that in the challenges of even getting a peace declaration done --something that it's unclear the North Koreans were willing to even do, or to at least acknowledge that the Korean war is over, unless they are being in essence paid to do it. I'm not sure what scope there is to really achieve anything as significant as was envisioned, which ultimately was ideal.”

문재인 정부는 취임 초부터 한국전쟁 종전선언을 추진해 왔고, 지난해 9월 문 전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관련국들에 거듭 이를 제안하면서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떠오른 바 있습니다.

스탠거론 국장은 북한이 금전적인 보상 없이 그런 제안을 받아들일지 알 수 없었고, 또 한국 정부가 의도한 것처럼 중대한 성취를 이뤄낼 수 있었을지도 명확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이상’을 추구했던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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