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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서울] 함께 쓰며 정 나누는 '따뜻한 냉장고'


[헬로 서울] 함께 쓰며 정 나누는 '따뜻한 냉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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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 서울’, 오늘은 서울 서초구에서 볼 수 있는 공유 냉장고 소식 전해드립니다.

먹거리를 통해 오가는 정도 느끼고 환경도 지킬 수 있는 따뜻한 냉장고가 있습니다. 지역주민 누구나 채우고, 비울 수 있는 두레 냉장고인데요. 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 서울’, 오늘은 서울 서초구에서 볼 수 있는 공유 냉장고 소식 전해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이창준 사회복지사] “안녕하세요, 오늘은 먹거리 나누러 오신 걸까요?"

[녹취: 이현정 씨] “네. 제가 저번 주에 여기서 단호박죽 한 개 가지고 가서 오늘은 감사한 마음에, 제가 세척 사과를 샀더니 택배시켜서 너무 많이 온 거예요. 저도 가져간 것도 있고 원래 하나 나누면 하나 가져가고 이런 게 공유냉장고니까 생각이 나서 여기 먼저 찾게 됐습니다.”

[녹취: 이창준 사회복지사]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참여를 위한 이벤트라든지 여러 가지 활동을 할 거거든요. 그런 활동들 있을 때 참여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녹취: 이현정 씨] “저는 말씀만 해주시면 꼭 보고 달려오겠습니다.”

서울 반포종합사회복지관 입구에 있는 두레냉장고와 냉동고.
서울 반포종합사회복지관 입구에 있는 두레냉장고와 냉동고.

이곳은 서울 서초구 반포종합사회복지관 앞입니다. 복지관 입구에는 두레 냉장고와 두레 냉동고가 설치돼 있는데요. 지역주민 누구나 자유롭게 먹거리를 채우고 가져갈 수 있는 공유냉장고라고 생각하시면 되겠고요. 현재 이 사업은 서초 구립 반포종합사회복지관에서 운영하고 있고 작년 8월부터 시작한 사업입니다.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마련한 아주 특별한 냉장고인데, 두레 냉장고 소개, 먼저 반포종합사회복지관 이창준 사회복지사에게 들어봅니다.

[녹취: 반포종합사회복지관 이창준 사회복지사] “두레 냉장고 같은 경우에는 요즘에 1인 가구도 많아지고 마트에서 대용량으로 판매하는 것들이 많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냉장고에 남는 음식들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런 음식들을 버리지 않고 지역주민들과 함께 공유하는 그런 냉장고예요. 그래서 누구나 아무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냉장고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창준 사회복지사는 이 사업의 취지대로 정말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공유냉장고로 운영되길 바랐는데요. 혹시나 내가 음식을 가져가도 괜찮을까?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이 이용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이러한 생각보다는 주민 모두 부담 없이 이용하면서 냉장고의 문이 자주 열리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두레 냉장고, 이용 방법은 어떻게 될까요?

[녹취: 이창준 사회복지사] “먼저 냉장고 비우는 방법은 정말 간단한데, 냉장고 앞에 지나가다 먹을거리가 있으면 내가 필요한 먹거리가 있으면 그냥 가져가시면 돼요. 대신에 주민 한 사람당 먹거리 하나씩 이용해주시면 되고요. 먹거리 채우는 방법은 저희 냉장고 옆에 채움일지라고, 냉장고에 먹거리를 넣을 때 언제 넣었는지, 어떤 걸 넣었는지, 누가 넣었는지, 간단하게 작성해주시고 먹거리 넣어주시면 되고, 예를 들어서 야채나 고기나 신선 제품 같은 경우에는 채움 스티커가 있어요. 그래서 제품명이라든지, 언제 내가 만들었는지, 이런 것들을 작성해서 먹거리에 붙이고 넣어주시면 됩니다. 그래서 수기로 작성하는 방법이 있고, 요즘에 QR코드 많이 사용하시잖아요. 온라인으로 간단하게 작성하셔서 넣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서울 잠원동주민센터 앞 두레냉장고에 이창준 사회복지사가 식품을 넣고 있다.
서울 잠원동주민센터 앞 두레냉장고에 이창준 사회복지사가 식품을 넣고 있다.

두레 냉장고는 주민들의 공유와 나눔이 함께하는 민·관 협력 사업입니다. 그래서 지역사회의 소상공인들이 함께 먹거리를 나눠주기도 하는데요. 서초구에서 백반집을 운영하는 한 사장님은 두레 냉장고의 식품이 빨리 없어지는 걸 알기 때문에 자신이 만든 음식을 함께 나눠주고 있었고요. 이창준 사회복지사는 냉장고를 통해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긴 것 같다고도 말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공유한 식품들 가운데 기억에 남는 음식이 있다고 합니다.

[녹취: 이창준 사회복지사] “작년에는 어떤 가방이, 큰 가방이 덩그러니 들어가 있어서, 아 쓰레기 버린 거 아닐까 이런 생각이 있었는데 안에 이제 직접 캔 고구마가 이만큼 5kg 정도가 있더라고요. 그렇게 나눠 주신 분들도 계시고, 재밌는 음식은 개인적으로 매생이 두 덩어리가 있어서 재밌었던 기억들이 있습니다.”

[녹취: 기자] “매생이는 바로 나가던가요?”

[녹취: 이창준 사회복지사] “다음날 네, 바로. 굉장히 뿌듯하고 주민들께서 사실 기부나 공유나 나눔이나 이런 것들이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고 내가 나눈 걸 누가 가져갈까 주저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부담을 이겨내고 정말 내가 가진 작은 것들을 공유하고 나눈다는 게 감동을 주는 일들인 것 같아요.”

마침 지나가던 지역주민이 두레 냉장고 앞에 서서 안내 문구를 읽은 뒤, 사진을 찍었습니다. 잠원역 가까이에 사는 주부, 강혜진 씨인데요. 산책하던 길에 우연히 두레 냉장고를 보게 됐고, 취지가 좋아 나중에 이용하려고 사진을 찍었다고 합니다.

[녹취: 강혜진 씨] “도시 생활이다 보니까 사실 옆집, 아랫집하고 친교가 많지 않잖아요. 고향이 시골이다 보니까 친정엄마가 보내주신 음식은 많은데 딱히 누구랑 나눠야 하지 고민이 많은데 냉장고 안에서 보관하다가 버려지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어 우리 집 가까이 이게 있었구나, 냉장고 이용하면 되겠다. 나눌 수 있겠다’ 나눌 수 있는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아요. 시골에서 보내주신 파도 있고요. 쑥도 있고요. 김치가 많으면 김 여러 가지 많습니다.”

우연히 지나가다 보게 됐다는 강혜진 씨처럼 아직 두레 냉장고를 잘 모르는 주민이 많았습니다.

[녹취: 박양희 씨] “여기 바로 집 앞인데 이런 게 있는지 사실 몰랐어요. 이게 결제를 해야 하는 그런 자판기인 줄 알았는데 좀 더 홍보돼서 많이 이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지금 우리 집에도 일회용 레토르트 식품 죽이라든지 이런 음식들 유통기한 뭐 한 2주 남고 이런 것들이 조금 있어요. 그런 거를 갖다 놔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창준 사회복지사는 작년 8월부터 두레 냉장고를 운영해왔다고 말했는데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 어떻게 하면 더 활성화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녹취: 이창준 사회복지사] “사실 저희가 처음에 만들고 운영했을 때는 누군가 음식을 넣고, 가져가는 걸 좀 보고 싶고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고 싶은데 실제로 주민들이 누가 넣고 그런 거를 작성하기가 조금 어려운 것 같더라고요. 분명 이용은 하는데 누가 이용하는지 궁금했고, 냉장고가 항상 꽉꽉 차 있진 않아요. 넣고 나서 금방 5분 10분 이내에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저는… 관계자라든지 많이 보시는 분들은 ‘냉장고가 잘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지만 왔다 갔다 그냥 보시는 분들은 ‘항상 비어있네’ 약간 이렇게 생각들 하셔서 그런 부분들이 조금 어려운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음식을 가져가는 것도 좋지만 가져간 뒤에 잊지 않고 나눔을 하는 것이 또 중요하다고 합니다. 지역주민 이현정 씨는 두레 냉장고를 자주 이용한다고 했고요. 음식을 나눌 때는 괜스레 따뜻함이 느껴진다고 합니다.

[녹취: 이현정 씨] “예전에는 라면이나 유통기한이 긴 레토르트 식품을 많이 넣어놨었거든요. 저도 많이 이용해서 감사한 마음에 나눔을 실천하게 됐습니다. 저는 여기 막 대파도 있고 김치 같은 것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걸 가지고 와서 집에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처럼 1인 가구이거나 영양분을 쉽게 섭취하지 못하는 분들이 같이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현정 씨는 이창준 사회복지사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는데요. 앞으로는 자신의 텃밭에서 키운 제철 채소를 이용한 먹거리도 공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현정 씨] “저는 이제 계절에 맞춘 음식을 같이 나눴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봄김치나 겨울에 김장할 때도 김치를 넣는다든지, 저희 또 텃밭을 키우고 있는데 상추나 대파나 정말 많이 소비할 수 있는 음식들을 같이 공유하면 문이 자주 열렸다, 닫혔다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합니다. 원래 이제 코로나19 터지게 되면서 실외 활동도 많이 못 하게 됐는데 복지관에서 먼저 이렇게 지역사회 곳곳에 공유냉장고 설치를 해주셔서 냉장고는 차갑지만, 이 냉장고가 따뜻하다는 느낌이라는 생각하게 됐어요.”

현재 두레 냉장고는 서초구에 모두 4대가 설치돼 있습니다. 1호점은 반포종합사회복지관에 있고요. 2호점은 잠원동 주민센터 그리고 잠원동 일신교회 앞에도 있고, 서초 1동의 창신교회 앞에도 있는데요. 냉장고가 비었을 때 복지관 측에서 먹거리를 채우기도 합니다.

[녹취: 이창준 사회복지사] “아 지금은 저희가 누구나 먹을 수 있는 음료수 위주로 넣고 있고요. 음료라든지 아니면 아까 레토르트 식품 그런 것도 유통기한도 길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제품들로 넣고 있어요. 지금 제가 넣고 있는 제품들 같은 경우에는 우리 복지관에서 일단 일부는 구입해서 진행하고 있는 거고, 우리 기관뿐 아니라 지역에 있는 소상공인들께서 실제로 죽이라든지, 커피 아이스 샷 같은 것도 추출해서 넣어주고 계세요. 그래서 주민들이 운영하는 것처럼 지금 하고 있어요.”

이창준 사회복지사는 두레 냉장고가 환경보호를 할 수 있는 고마운 냉장고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장점은 나눔을 통해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창준 사회복지사] “가장 제가 생각했을 때 큰 장점은 주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작년 겨울 같은 경우에는 실제로 지역주민이 먹거리를 나누면서 편지를 써주셨거든요. 코로나를 같이 극복했으면 좋겠고, 이 음식은 필요하신 분이 꼭 가져갔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나누러 오겠다고 편지를 써주신 경우가 있었는데, 그런 편지부터 간단하게 ‘힘이 되시길 바라요, 건강한 음식 공유해주셔서 감사해요’ 여러 가지 쪽지들로 지역주민들이 같이 소통하면서 나눌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음식을 가져가실 때 게시판에다 좀 더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더 많이 이용해주시면 감사드릴 것 같아요.”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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