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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중국, 한반도 ‘긴장 완화’ 시도…미국, 중국 움직일 ‘지렛대’ 없어” 


장쥔 유엔주재 중국 대사가 25일 북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안보리 공개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중국이 최근 북한 문제와 관련해 미국, 한국 등과 협의에 나선 것은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한반도 긴장 고조를 피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워싱턴의 전문가들은 해석했습니다. 미국은 중국이 대북 영향력을 발휘하기를 바라지만 중국을 움직일 지렛대가 없는 상태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수잔 손튼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대행은 5일 VOA에 중국이 최근 미국과 한국 등과 잇따라 대북 협의에 나선 것은 한반도 긴장 고조 상황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녹취: 손튼 전 차관보대행] “I’m sure that the Chinese government is worried about the potential for things to go in a worse direction with respect to North Korea in terms of provocations, and policy statements, etc. So maybe they're working to try to see if they can convince people to not have things happen that will increase tensions.”

중국은 북한이 미사일 시험을 지속하고 ‘핵무력 강화’ 등과 같은 성명을 발표하는 가운데 한반도 상황이 잘못된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우려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중국은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당사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모색하는 중이라는 진단입니다.

손튼 전 차관보대행은 “중국이 북한을 향해 ‘위기를 일으키지 말라’고 설득하면서 서울과 워싱턴도 위기를 일으키지 않도록 우리가 할 수 있을 일을 해볼 것이라고 말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한국을 방문 중인 중국 외교부의 류샤오밍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해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습니다.

또한 어떤 국가도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켜선 안 된다며 한반도 문제를 ‘정치적 합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중국의 기존 입장도 확인했습니다.

북한이 거듭된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하는 가운데 류샤오밍 대표는 지난 3월부터 미국과 러시아, 유럽 등을 방문하며 북한 문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류샤오밍 중국 정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
류샤오밍 중국 정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

이에 대해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중국은 미국과 한국이 북한을 이유로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녹취: 리스 전 실장] “I think the flurry of Chinese diplomatic activity is due to they're not wanting Washington and Seoul to collaborate more on military issues using North Korea as the reason… But I see this as more defensive to try to dissuade Washington and Seoul from having to cooperate more closely with the change in government in the Blue House.”

미국과 한국이 한국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더욱 긴밀히 협력하는 것을 막아보려고 중국이 ‘더욱 수세적인 움직임’을 보인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중국은 한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를 추가 배치할 경우 자신들의 군사 역량을 저해할 수 있을 것으로 여긴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워싱턴은 베이징에 북한의 협상 복귀와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억제를 위해 대북 영향력을 사용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을 것”이라고 리스 전 실장은 말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그렇게 할 것이라는 증거는 없다”면서 ‘중국 역할론’에 대해 회의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전직 관리 등 워싱턴의 다른 전문가들도 대체로 중국의 대북 영향력을 인정하면서도 중국의 긍정적인 역할 가능성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와 중앙정보국에서 북한 문제를 다뤘던 수미 테리 우드로윌슨센터의 아시아 프로그램 국장은 현재 미국과 중국 모두에 북한 문제는 주요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테리 국장] “I honestly think North Korea is not a high priority for Washington or Beijing. So it I don't think either countries can really influence KJU's decision making right now. The external environment is good for North Korea to conduct more provocations and conduct testing for many, many reasons. And other things, either Washington or Beijing. Have any kind of leverage in next coming weeks and months to stop North Korea from conducting tests or moving forward and expanding their nuclear missile program.”

워싱턴과 베이징 모두 국제 현안으로는 ‘우크라이나 사태’, 국내적으로는 경제 문제 등으로 인해 북한 문제에 집중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북한 입장에선 지금 외부 여건이 추가 도발 좋은 상황”이라면서 “향후 몇 주, 몇 달 안에 미국과 중국 모두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시험이나 이를 확장하는 것을 막을 수단이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테리 국장은 바이든 정부는 중국에 대북 제재 이행에 동참하고 북한이 핵실험에 나설 경우 유엔 안보리 추가 제재에 협조할 것을 요청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북한 문제에 변화를 주도록 중국을 움직일 수 있는 지렛대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테리 국장은 또 중국의 대북 영향력에 대해서도 “그것을 온전히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차석대표는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며 “미국은 중국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와 제재 완화, 경제지원, 관계 정상화에 초점을 맞춘 협상 테이블로 북한이 복귀하도록 설득해줄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과의 긴장된 양자 관계 때문에 “미국의 요청에 반응하기를 주저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China is looking at the bilateral US China relationship and and because there's tension in that relationship. I think China has been slow to respond to that request. I think China is China would like to see the US sort of, be less outspoken about issues that relate to Xinjiang and to Hong Kong with the National Security Law…and show that they're cooperating on a multitude of issues like climate change pandemics, and North Korea.”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중국은 신장자치구 인권, 홍콩 자율권, 타이완 문제 등 중국의 우려 사안에 대해 미국이 목소리를 덜 높이기를 바라며, 그럴 경우 기후변화, 북한 문제 등 다른 현안에 협력할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류샤오밍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지난달 워싱턴에서 국무부의 웬디 셔먼 부장관, 성 김 대북특별대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커트 캠벨 인도·태평양 조정관 등과 만나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등을 논의하면서 타이완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일부 언론들은 한반도 문제를 담당하는 중국 관리가 미국 측에 타이완 문제를 언급한 것에 주목하며 미국이 타이완 문제에서 '양보'하면 중국이 북한 문제에서 협력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전직 관리들은 이러한 접근에 무게를 두지 않았습니다.

수미 테리 국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 타이완·북한 문제를 연계한 전략적 협상이나 타협을 시도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이는 중국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테리 국장] “I don't believe Biden administration is sitting down with Xi Jinping strategizing or negotiating and is going to make any kind of compromise on Taiwan. I don't believe that.”

다만 중국이 6자회담 재가동을 제안할 경우 대북 외교가 장기간 교착 상태인 상황에서 누구라도 어떤 진전을 이룰 수 있다면 바이든 행정부가 마다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테리 국장은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추가 도발에 과잉 대응하거나 북한의 대화 테이블 복귀를 위해 제재완화와 종전선언 등 섣부른 결정을 하지 말고 냉정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손튼 전 차관보대행은 중국엔 타이완 문제가 주요 사안이라며, 현재 미중 소통채널이 많지 않기 때문에 중국은 미국 관리들을 만날 기회가 있을 때마다 타이완 문제에 대한 자신들의 우려를 표명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중국의 대북 셈법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는 견해도 나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중국은 북한의 거듭된 유엔 안보리 위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확대, 한국에 대한 핵 선제공격 시사 등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의 이런 냉소적인 침묵은 우리가 오랫동안 의심해 온 사실을 말해준다”며 “중국은 이제 북한이 영구적인 핵보유국이라는 사실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결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Beijing's cynical silence these days tells us something we have suspected for a long time: The PRC has decided it has no choice but to live with the fact that North Korea is now a permanently nuclear-armed country. And Beijing, allied with Pyongyang and cooperating with Russia, may now see value in the DPRK's efforts to threaten South Korea and undermine the U.S.-ROK alliance.”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또한 “북한과 동맹을 맺고 러시아와 협력하고 있는 중국은 이제 한국을 위협하고 미한동맹을 약화시키려는 북한의 노력을 ‘가치’로 여길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허드슨연구소의 패트릭 크로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중국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모든 행동에 반대한다고 천명하면서도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선 거의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며 한국의 자위적 방어 조치에 대해선 신속하게 항의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패트릭 크로닌 석좌] “While Liu Xiaoming declares that Beijing is opposed to any action that increases tensions on the peninsula, the reality is that China does little about North Korea’s missile programs but is quick to protest South Korean self-defense measures. Fortunately, Seoul and Washington are increasingly aligned against North Korea’s destabilizing missile tests and nuclear threats. Hopefully, working together, we can convince Chinese officials that they have a strong interest in halting North Korea’s growing array of missiles and nuclear-capable weapons.”

크로닌 석자는 “서울과 워싱턴은 북한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미사일 시험과 핵 위협에 대응해 공조를 강화하는 것이 다행”이라면서 “이런 협력을 통해 북한의 증가하는 미사일과 핵무기 능력을 저지하는 데에 중국이 적극적인 관심을 갖도록 설득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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