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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중국에 대북 압박 촉구’ 초당적 기류…전문가들 “미 정부 ‘세컨더리 제재’ 소극적 태도 때문”


크리스 밴 홀런 민주당 상원의원.

미국 의회에서는 최근 북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해선 중국에 대북 제재 이행을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는 초당적 기류가 확연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을 돕는 중국 은행에 대한 세컨더리 제재에 미 행정부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데 대한 의회 내 불만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들어 북한의 미사일 실험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 의회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국을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달 말입니다.

미 의회 내 공화당연구위원회 소속인 캣 카먹 하원의원은 지난달 31일 위원회 소속 27명의 의원과 함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북한을 지원하는 중국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강력한 제재를 촉구했습니다.

의원들은 서한에서 “중국에 책임을 묻는 것을 거부한다면 대북 제재는 쓸모없다”면서 바이든 행정부 들어 중국에 대한 대북 제재가 전혀 없었다는 점을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불법 석탄 수출에 연루된 중국 기관을 제재하지 않는 이유 등을 추궁하며, 바이든 행정부가 광범위한 권한을 활용해 중국에 제재를 부과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중국에 대북 제재 이행을 압박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의회 청문회를 통해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크리스 밴 홀런 상원의원은 지난 7일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에 대한 상원 외교위 인준청문회에서 미국은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중국의 대북 압박 조치가 약화하면서 이런 제재에 끊임없이 구멍이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밴 홀런 의원] “Have we seen China back off on the pressure it's putting on North Korea.”

그러면서 미-중 긴장과 경쟁 속에 중국에 압박을 가하면서도 동시에 한반도 비핵화 목표 달성을 위해 미국이 중국과 협력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 과연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민주당의 딘 필립스 하원의원도 최근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북한의 잇단 미사일 시험 발사와 관련해 미국의 강력한 대응 조치는 중국의 지원 없이도 실현할 수 있는 것이냐면서 미국의 독자적 대북 조치의 한계를 지적했습니다.

제재에도 불구하고 도발을 이어가고 있는 북한의 행동을 효과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선 중국을 압박해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동참을 유도하는 것이 이제는 불가피하다는 의회 내 초당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입니다.

밥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원장.
밥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원장.

밥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원장도 북한의 미사일 실험이 연달아 이어졌던 지난 1월 중순 미국의 한 방송에 출연해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 제재 동참을 촉구했습니다.

중국에 대북 제재 이행을 압박해야 한다는 의회 내 기류는 최근 입법 활동을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현재 상원과 하원에서 활발히 심의되고 있는 대중국 패키지 법안이 대표적인데, 상원의 대중국 법안에는 중국의 대북 제재 이행을 압박하는 북한 관련 조항이 다수 포함돼 있습니다.

특히 하원의 ‘미국 경쟁 법안’에 대한 상원의 수정안은 중국의 ‘북한 해외 노동자 수용 관행 중단’과 ‘북한과의 불법 해상 환적 활동 차단’, ‘유엔 제재 대상에 오른 북한 기업 등과의 사업 활동 중단’, 그리고 ‘북 핵과 탄도미사일 관련 물자 획득을 돕는 개인의 추방’을 압박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예전처럼 북한의 불법 행위만을 겨냥한 법안보다는 중국에 압박을 가해 북한의 행동 변화를 이끄는 내용이 담긴 법안이 최근 들어서는 의회 내에서 더 관심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의회에서 중국에 대북 제재 이행 압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건 북한 문제뿐 아니라 모든 사안과 관련해 중국을 압박하려는 기류때문이기도 하지만, 중국이 북한의 제재 회피에 연루됐다는 증거가 상당함에도 미 정부가 중국 제재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맥스웰 선임연구원] “We have not aggressively enforced sanctions with secondary sanctions to target those entities, banks, financial institutions and businesses that are allowing North Korea to evade sanctions. So I think that Congress is making a statement that it's time to put the pressure on China.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1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은 북한의 제재 회피를 허용하는 중국 기관과 은행, 금융기관, 기업들을 겨냥한 세컨더리 제재를 적극적으로 시행하지 않았다”며 “의회는 이제 중국에 압박을 가할 때라는 성명을 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의회는 북한을 다루는 데 있어서 어떤 진전도 없다는 점과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계속 증대되고 있다는 데 매우 실망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맥스웰 연구원은 중국에 대한 세컨더리 제재는 미국 경제에도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는 수많은 요소를 고려해 제재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당한 어려움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과거 영국과 프랑스 은행에 이란 돈세탁 혐의로 80억~90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지만 중국 은행에는 북한 돈세탁 혐의로 부과한 벌금이 전혀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 “A good starting point would be taking action on the list of 12 Chinese banks committing money laundering crimes in the US financial system that the US Congress sent to the Trump White House in 2017… In the past, the US imposed $8 to 9 billion in fines on British and French banks for money-laundering for Iran but has imposed $0 in fines on Chinese banks for money laundering for North Korea.”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7년 의회가 백악관에 보낸 ‘미국 금융시스템에서 돈세탁 범죄를 저지른 12개 중국 은행 명단’에 대해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국제 금융시스템을 불안정하게 할 수 있는 중국에 대한 세컨더리 제재보다는 중국이 연루된 북한의 불법 물자 조달과 같은 특정 문제를 건드리는 것이 더 유용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매닝 연구원] “I think it'd be more useful to be more discreet and pick particular things. One of the big problems we have is North Korea's procurement network threes. They can do all these tasks while its economy is in the gutter because they have these overseas sophisticated overseas secure procurement network buying all these components and spare parts and equipment and so on. And some of them I believe, work at China.”

북한은 핵, 미사일 관련 물자를 구입할 수 있는 안정적인 해외 조달망이 있기 때문에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핵, 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런 조달망에는 중국도 연루돼 있다는 것입니다.

매닝 연구원은 그러나 중국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북한의 비핵화가 목표인 미국과 달리 한반도 안정성이 최우선 사안이기 때문에 미국의 압박에도 중국이 북 핵 문제 해결에 적극 협력할 지는 의문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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