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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갈마 해안지구, 사실상 방치…미완성 건물서 인력 철수


원산갈마 해안관광 지구를 촬영한 위성사진. 자료=Maxar Technologies / Google Earth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역점 사업으로 추진했던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가 사실상 방치된 정황이 최근 공개된 위성사진에서 확인됐습니다. 일부 건물은 공사가 끝나기도 전에 건설 인력이 철수해 흉물로 남아있는 ‘류경호텔’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를 촬영한 위성사진에선 더 이상 건설 인력과 차량 등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VOA가 최근 ‘맥사 테크놀로지스’가 촬영해 구글어스에 공개된 이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약 5.5km의 해안가를 따라 이어지는 관광지구 내 건물과 그 주변 도로에선 2년 전까지 포착되던 공사 관련 움직임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상당수 건물은 이미 공사가 끝난 듯 외관을 갖춰 공사 인력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지만, 일부는 철골 구조물이 여전히 건물 주변을 에워싸고 있고 주변 도로 역시 정돈되지 않은 모습입니다.

공사를 한참 남겨 놓은 상태에서 건설 인력이 대부분 철수한 정황을 보여줍니다.

특히 관광지구 중심부에 위치한 타원형의 돔 모양으로 지어진 7~8층짜리 건물은 여전히 시멘트 색깔 그대로이고 옥상엔 철골 구조물이 설치돼 있습니다. 주변에는 자재로 보이는 물체도 놓여 있지만 공사 차량이나 인력은 눈에 띄지 않습니다.

원산갈마 해안관광 지구 내 건설 중인 고층건물. 2019년 설치된 기중기가 여전히 자리하고 있고 옥상 철골 구조물도 미완성 상태로 남아있다. 자료=Maxar Technologies / Google Earth
원산갈마 해안관광 지구 내 건설 중인 고층건물. 2019년 설치된 기중기가 여전히 자리하고 있고 옥상 철골 구조물도 미완성 상태로 남아있다. 자료=Maxar Technologies / Google Earth

이 건물은 지난 2020년 9월 촬영된 위성사진에도 사실상 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 1년 넘게 추가 공사가 진행되지 않은 채 방치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주변의 또 다른 고층건물에는 건설용 기중기가 옥상으로 연결돼 있는데, 다른 위성사진을 확인해 본 결과 이 기중기는 2019년 공사가 한창일 때 설치된 뒤 지금까지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또 이 건물 옥상 밖으로 튀어나온 타원형 형태의 구조물도 시멘트가 채워지지 않은 채 방치된 상태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완공된 것으로 보이는 건물들도 외관 작업만 마친 채 내부 공사는 진행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온전한 겉모습과 달리 전기와 수도 공사는 물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각종 시설과 각 객실의 가구, 벽지 등을 설치했는지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9년 4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건설 현장을 방문 지도했다며 북한이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2019년 4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건설 현장을 방문 지도했다며 북한이 사진을 공개했다.

이 경우 겉모습만 마무리한 뒤 속은 텅 비어 있는 ‘류경호텔’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북한은 지난 1987년 평양에 330m, 105층 높이의 초고층 건물 류경호텔을 짓기 시작했지만 경제난으로 5년 만에 건설을 중단했습니다. 이후 2008년 외벽 공사가 끝났지만 여전히 내부는 완성되지 못한 채 건물의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미국 메릴랜드 대 교수는 2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은 건물의 바깥을 꽤 잘 만들고 멋진 건물도 꽤 많다”면서 “이는 시멘트가 많고 건설에 동원할 군대 인력도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건물 내부가 문제”라며 “집을 하나 짓더라도 외부보단 내부 공사가 더 어렵고 비싸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North Korea is pretty good about building the outside of buildings and a lot of times they look quite nice. They have a lot of cement and they have good construction crews and a lot of them are military. The problem was construction though if you look into it, even if you build a house, you realize that it's not the external part that is hard, the internal part is hard and expensive. So, I suspect in in the in North Korea's case, they build a shell of a building like Ryugyong.”

따라서 원산갈마 관광지구도 류경호텔처럼 껍데기만 있는 건물을 지은 것일 수 있다고 브라운 교수는 추정했습니다.

당초 북한은 2019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에 대한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공사기간이 한 차례 연장돼 2020년 4월15일을 새로운 목표일로 잡았습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불거지면서 공사 속도가 대폭 느려진 정황이 포착됐고 급기야 이번 위성사진에선 공사가 전혀 진척되지 않고 있는 사실이 일부 확인된 겁니다.

브라운 교수는 북한의 더딘 공사 문제와 별도로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가 국제사회 제재 등으로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다는 사실을 상기시켰습니다.

또한 코로나 상황이 호전되더라도 한국과 일본 등 각국의 관광객들은 제재 위반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면서 해결돼야 할 문제가 꽤 많은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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