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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미국 내 탈북민, 미 최대 보수정치행사 한반도 위기 언급


이현승 씨가 지난달 24일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열린 CPAC 행사에서 연설했다. 사진=CPAC 영상 캡쳐.

매주 금요일 북한 관련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입니다. 미국 내 최대 보수단체의 정치행사에 탈북민 인권운동가가 토론자로 나섰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뉴스 풍경] 미국 내 탈북민, 미 최대 보수정치행사 한반도 위기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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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servative Political Action Conference'(CPAC)는 미국 전역과 그밖의 지역에서 온 보수파 운동가와 선출직 공무원들이 참석하는 연례 정치회의입니다.

미국보수연합(ACU)이 주관하는 이 행사는 지난 1974년 처음 시작됐습니다.

미국 내 최대 보수 정치행사로 자리잡은 CPAC 무대에 미국에 거주하는 탈북민 북한인권 운동가가 섰습니다.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미 남동부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이 행사의 첫 날 주제 토론에 나선 이현승 씨.

하와이에 본부를 둔 비영리 싱크탱크 `원 코리아 네트워크'의 워싱턴 지국장인 이 씨는 첫 날 행사에서 “나는 공산주의국가 북한에서 탈출했습니다”라는 주제로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함께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 출신 캐서린 맥팔랜드 씨는 이현승 씨를 “자유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이 씨 소개에 앞서 맥팔랜드 전 부보좌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했습니다.

맥팔랜드 전 부보좌관은 “세계 최대 에너지 강국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유럽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해체로 옛 소련을 재건하는 것이 푸틴 대통령의 평생 소원”이라고 말했습니다.

댄 슈나이더 미국보수연합(ACU) 사무국장은 베네수엘라와 중국, 러시아, 북한 등을 언급하며 “사회주의 아래에서 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공산주의 아래에서 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아야 하며, 우리가 일하지 않는다면 미국이 베네수엘라가 될 수 있고 그렇게 된다면 전세계 민주주의가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 씨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태어나 처음 수많은 사람들 앞에 서 본다”고 소감을 밝힌 이현승 씨는 자유를 위해 싸우는 미국인들을 위해 무슨 이야기를 할지를 생각해봤다며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녹취: 이현승] “Today we are here and we are staying at a very beautiful hotel. If we are in North Korea, you cannot stay in this beautiful hotel without the permission of the regime. And you cannot travel from D.C., Virginia, Maryland without any permission by the government and also. If we are here for CPAC and this is the fight for freedom and. In North Korea you are not allowed to enter one place to express your opinion.”

이현승 씨는 "여러분이 이렇게 아름다운 호텔에 와있지만 만약 북한에 있다면 정부의 허가 없이는 불가하고 이 곳으로 날아올 수도 없었을 것"이라며, 개인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없는 곳이 북한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씨는 이어 “만약 당신이 북한의 독재자를 비난하는 의견을 말한다면 무슨 일을 겪게 되냐?”는 슈나이더 사무국장의 물음에 연좌제를 언급했습니다.

"북한의 독재자를 비난한다면 당신과 당신의 할아버지와 딸까지 사형을 당하거나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가는 등 3대가 가혹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겁니다.

슈나이더 국장은 충격적인 이야기라며, 진보 성향의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이 씨는 “현 대통령과 여당 대통령 후보 모두 인권변호사 출신임에도 북한이나 홍콩의 인권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한국사회 전반을 한 정당이 통제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인들이 함께 싸우고, 자유를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 씨는 “7년 전 가족과 함께 북한을 탈출했던 것은 30년 동안 북한에서 살면서 가장 힘든 결정이었지만 독재정권 아래 노예가 되거나 목숨을 걸고 자유를 얻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생명보다 소중한 가치는 자유이기에 우리 가족도 목숨을 걸었다"며 "북한 주민들 역시 자유를 위한 탈출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녹취: 이현승] “I think freedom is more valuable than life. That's why I decided to escape and so many people to not stop escaping for freedom.”

미국의 ‘크리스찬 포스트’ 등 일부 기독교 매체는 이날 이현승 씨의 연설을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이현승은 수 십 년 동안 김 씨 왕조의 잔혹한 독재정권으로 운영돼 온 북한에서의 생활 경험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이 씨의 증언 전문을 소개한 겁니다.

탈북민이 CPAC 행사에 참석한 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이 씨는 지난해에도 한국 내 탈북민 북한인권 운동가 박상학 씨 등과 함께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을 주제로 한 토론에 참석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올해와 달리 핵심 주제를 다룬 무대에 선 것은 아니었고, 소회의실에서 소규모로 열린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이현승 씨는 탈북민으로서 미 주류사회에 목소리를 낸 것에 대한 소감이 남다르다고 VOA에 말했습니다.

[녹취: 이현승] “일단 메인 스테이지에 초청 받아서 너무나 영광스럽고 물론 행사 자체가 보수주의 정치행사만의 그런 의미가 있지만 그래도 미국 정치계의 한 측면에 있어서 제가 그런 공산주의 사회주의 또는 독재정권에서 겪은 경험들을 공유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앞으로 민주당 쪽에서도 그런 경험을 공유를 원한다면 얼마든지 또 북한이라는 사회의 패악성에 대해서 말할 의향이 있습니다.”

이 씨는 북한의 인권과 핵 문제에 대한 대처는 미 정치권에서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만 한반도 종전선언에 대한 의견은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행사의 후원단체인 KCPAC가 CPAC 행사의 일환으로 마련한 토론회에서는 한반도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졌습니다.

토론에는 모르스 단 전 국무부 국제형사사법대사, 이성윤 터프츠대 플레처스쿨 교수, 그랜트 뉴셤 KCPAC 회장, 빌 해거티 테네시주 연방 상원의원이 패널로 참여했습니다.

이 토론은 종전선언과 한반도평화법안(H.R.3446)에 반대 입장을 밝힌 패널들이 이유를 설명하는 자리였습니다.

빌 해거티 상원의원은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이 법안은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하지 않고 무엇가를 이행하도록 요구하지 않기에 미국인을 더 큰 위험에 노출시킨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법안은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도록 하며, 이는 김정은이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모르스 단 전 대사는 종전선언에 대한 북한의 시각을 묻는 질문에 “북한이 손에 놀아나는 것”이라며 북한은 이와 관련해 세 가지 목표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첫째는 한국사회에서 북한에 대한 우호적 감정을 확산시키는 것, 미국의 개입을 막는 것, 한반도를 무력으로 손에 넣는 것으로 주한미군 철수와 종전선언은 북한의 이런 목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서는 단 한번도 평화협정이 체결된 적이 없으며, 북한 역시 평화적 의도를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법 제정을 통한)주도적으로 평화선언(종전선언)을 한다는 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전쟁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미-북 간 연락사무소 개설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한반도평화법안은 지난해 5월 민주당 브래드 셔먼(캘리포니아), 앤디 김(뉴저지), 그레이스 멩(뉴욕), 로 칸나(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이 발의했고, 현재 33명의 민주당 의원과 1명의 공화당 의원이 지지 의사를 밝힌 상태입니다.

법안은 또 '핵무기와 핵 위협 없는 한반도와 세상, 제재·압박이 아닌 대화와 협력으로 갈등 해소, 군비경쟁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인간안보와 환경, 지속 가능성에의 투자’ 등의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미 의회에서는 이 법안에 반대해 지난해 12월 한국계인 공화당 소속 영 김 의원의 주도로 35명의 하원의원이 ‘한국전 종전선언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들은 "북한 정권의 비핵화 약속 없는 일방적인 한국전 종전선언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9일 실시된 제20대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야당인 국민의힘 소속 윤석열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전쟁을 막는 것은 말뿐인 종전선언이나 평화선언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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