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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동맹국 잇따라 러시아 제재...홍콩 3월 전주민 코로나 검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3일 도쿄 관저에서 대러시아 제재를 발표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3일 도쿄 관저에서 대러시아 제재를 발표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발표한 데 이어, 일본과 영국 등 여러 나라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독립 승인을 규탄하며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홍콩 당국이 오는 3월 전 주민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남미 국가 콜롬비아가 임신 24주 이내 낙태는 처벌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세계 각국이 본격적인 러시아 제재에 착수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을 비롯해 독일, 유럽연합(EU), 일본, 캐나다, 호주 등 여러 나라가 속속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들 국가는 만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전을 감행할 경우, 더 큰 제재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관련 연설을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백악관에서 러시아 대응 방침에 관해 연설하고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날(21일)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자체 수립한 ‘공화국’들을 승인하고, 러시아군의 파병을 지시한 것에 대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의 이번 행동에 대해 “침공”이라는 표현을 쓴 게 처음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서방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돈바스 내 분리주의 반군 점령 지역에는 이미 지난 2014년부터 러시아군이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이를 침공으로 간주할 것인지 해석이 모호하다는 관측을 제기해왔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처음 “침공”이라는 표현을 쓴 겁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러시아에 어떤 제재를 가하기로 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 최대 국책은행인 ‘대외경제은행(VEB)’과 방산 관련 특수은행인 ‘프롬스뱌지뱅크(PBS)’ 두 곳과 산하 40여 개 기관과의 거래를 차단하고, 러시아 국가부채에 대해서도 포괄적인 제재에 들어갑니다. 러시아 고위층과 그 가족들도 제재 대상인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제재는 1차라고 강조하며 러시아의 도발에 따른 추가 제재를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유럽연합(EU)도 러시아 제재에 관해 합의를 이끌어 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EU 회원국들은 22일 외무장관 회의를 열고 러시아 제재 방안을 논의했는데요. 장 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은 이날 회의 후 회원국 간에 만장일치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EU의 제재 대상에는 돈바스 반군 지역 독립에 찬성한 러시아 하원 격인 국가두마 의원 전원,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를 위협한 개인 27명과 기관이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EU에서 탈퇴한 영국은 독자적으로 제재를 단행하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도 22일 ‘로시야은행’과 ‘IS은행’등 은행 5곳과 개인 3명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제재 대상에는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기업인인 겐나니 팀첸코 등이 들어갔는데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러시아의 행동에 따라 추가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서방 국가들과 함께 아시아권에서는 제일 먼저 일본이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게 눈에 띄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3일, 국제 사회와 보조를 맞춰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러시아의 행동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국제법을 침해하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일본은 러시아 채권의 일본 내 발행과 유통을 금지하고, 특정 러시아인의 자산 동결, 비자 발급 정지 등의 제재를 단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는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한국 청와대 관계자는 23일, 한국 정부는 국제 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미국 등 관련국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정세가 불확실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여러 가지 대비를 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제재나 관련 사항은 외교적 채널에서 협의되고 있어 공개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는데요. 하지만 군사적 지원이나 파병 가능성은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다른 국가들의 동향도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가운데 터키가 독자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터키는 러시아와 에너지 분야 등 경제적으로 긴밀히 유착돼 있는데요. 터키는 푸틴 대통령의 돈바스 독립 승인 후 즉각 러시아의 행동을 비판했지만, 제재 관련 발표는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불필요하고, 문제를 더 지연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은 러시아 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입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중국 정부는 결코 제재가 문제를 해결하는 최상의 방법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서, 대화와 협의를 촉구했습니다. 한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서방의 제재 움직임을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 정부는 23일부터 18세에서 60세 사이 예비군 징집에 들어갔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22일) TV 연설을 통해, 군 최고 통수권자로서 특별 기간 예비군 징집에 관한 포고령을 내렸다고 발표했습니다. 최대 복무 기간은 1년입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또 민간인의 총기 소지를 허용하는 법안도 통과시켰습니다. 한편 돈바스 지역에서는 발전소가 파괴되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의 외교적 노력은 어떻게 돼 가고 있습니까?

기자) 당초 24일로 예정됐던 미국과 러시아 외무장관 회담은 전격 취소됐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2일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러 외무장관 회담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했으며, 현시점에서 회담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25일로 예정됐던 장 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과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간 회담도 취소됐습니다.

홍콩 주민들이 22일 비 내리는 가운데 코로나 검사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홍콩 주민들이 22일 비 내리는 가운데 코로나 검사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홍콩 당국이 전 주민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시행한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22일 “3월에 전 주민을 대상으로 코로나 검사를 시행한다”라고 발표했습니다. 람 행정장관은 검사는 세 번에 걸쳐 시행된다면서 홍콩이 하루에 검사할 수 있는 횟수는 100만 회 정도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홍콩 인구가 몇 명이나 되나요?

기자) 네. 740만 명 정도 되는데요. 그러니까 전 주민을 대상으로 1회 검사하는데 일주일 정도 걸리는 셈입니다.

진행자) 전 주민을 대상으로 강제로 코로나 검사를 시행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최근 코로나 확진 건수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5일 이후 하루 평균 확진자가 5천 명가량 나왔는데요. 이는 홍콩 보건 체계에 큰 부담이 되는 숫자입니다. 홍콩 안에서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누적 확진자 수는 거의 5만 4천 명에 이르고요. 사망자는 145명입니다. 현지 과학자들은 현 상태로라면 확진자와 사망자가 앞으로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코로나 확진자 증가로 홍콩 병원에 부담이 많이 되는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병원이 수용 가능한 정원의 90%가 찼다고 하는데요. 별도의 격리 시설에도 정원이 꽉 찼다고 합니다.

진행자) 홍콩은 코로나 환자 격리 시설이 따로 있는 모양이군요?

기자) 네. 홍콩에서는 코로나에 걸리면 무조건 격리 시설로 가거나 병원에 입원해야 합니다.

진행자) 홍콩도 중국처럼 코로나 발병 지역을 원천 봉쇄하는 이른바 ‘제로 코로나 정책’을 도입하고 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홍콩도 중국 본토의 방역 대책을 따르는 경향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원천 봉쇄 조처를 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람 장관도 지금으로서는 홍콩을 전면 봉쇄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중앙 정부가 홍콩 측에 방역 대책을 지시한다는 말도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하지만, 캐리 람 행정장관은 그런 지적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다만 “중국 중앙정부가 요청이 있거나 필요할 때 홍콩을 지원해 줄 것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지난주 중국 중앙정부는 홍콩에 전염병 학자들과 보건요원, 그리고 기타 보건 자원 등을 보내준 바 있습니다.

진행자) 홍콩은 지금도 강력한 방역 대책을 실시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세 사람 이상 모임이 금지돼 있고요. 학교를 비롯한 미용실, 운동 시설 등이 폐쇄됐습니다. 거기에 식당은 6시 이후에 영업할 수 없는데요. 캐리 람 장관은 이 조처를 4월 20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학교 방학은 원래 7월과 8월에 있었는데요. 이를 3월과 4월로 앞당기겠다고 람 장관은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홍콩의 백신 접종률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현재 1차 접종을 마친 사람의 비율이 86% 정도 되는데요. 람 장관은 3월까지 이를 9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1일 콜롬비아 여성들이 24주 이내 임신 중절 합법을 인정한 헌법재판소 결정에 환호하고 있다.
21일 콜롬비아 여성들이 24주 이내 임신 중절 합법을 인정한 헌법재판소 결정에 환호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이번에는 남미 국가 콜롬비아로 가봅니다. 낙태와 관련해 중대한 결정이 나왔군요?

기자) 네. 낙태에 관해 매우 보수적인 남미 국가 콜롬비아가 임신 24주 이내 낙태는 합법화하기로 했습니다. 콜롬비아 헌법재판소는 지난 21일 보도문을 통해 임신 24주가 지난 후에 행해진 낙태만 처벌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24주면 임신 6개월 정도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콜롬비아 현행법에 따르면 산모의 목숨이나 건강이 위험한 경우, 성폭행이나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 등 3가지 경우만 낙태가 허용되고요. 나머지는 모두 범죄로 규정해, 징역 최고 54개월의 처벌을 받게 돼 있습니다.

진행자) 콜롬비아 여성 단체들이 낙태의 자유를 요구하며 오랫동안 싸워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예외 규정을 어기고 낙태를 한 여성들에 대한 형사 처벌이 번번히 나오면서 낙태권을 인정하라는 콜롬비아 여성들의 목소리가 십수년 째 계속돼 왔는데요. 이날 콜롬비아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5대 4의 결정으로 여성 단체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진행자) 여성 단체들은 헌재 결정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낙태 범죄화 반대 운동을 펼쳐온 여성 단체들은 역사적인 판결이라며 환영했습니다. 이날 수도 보고타에 있는 헌법재판소 앞에 모인 수많은 여성은 환호하며 헌재의 결정을 지지했습니다. 여성들은 범죄자 취급을 받았던 많은 여성과 청소년들이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습니다.

진행자) 반면 반대의 목소리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낙태에 반대하는 단체와 여성들도 헌재 결정이 나오는 날 헌법재판소 앞에서 반대 시위를 벌였는데요. 이들은 헌재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의원들에게 낙태 규제를 촉구할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 낙태 반대 시위자들은 23일에도 보고타 등지에서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진행자) 다른 중남미 국가들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가톨릭 인구가 많은 중남미 국가들은 낙태에 보수적인 편인데요. 최근 멕시코 헌법재판소와 아르헨티나 의회도 특정 단계까지는 낙태를 허용한다고 결정하는 등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반면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등은 예외 조항 없이 낙태를 전면 금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AP'와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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