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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브라이트 장학생 1호 탈북민 박사 탄생 “북한 청년들, 시야 넓혀 해외 경험 적극 모색하길”


김성렬 씨.

미국의 세계적인 학술 교류 프로그램인 풀브라이트 장학생 가운데 탈북민 1호 박사가 탄생했습니다. 북한 청진 출신으로 최근 미국 시라큐스대에서 국제관계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37살의 김성렬 씨가 주인공인데요. 풀브라이트 한미교육위원단은 더 많은 탈북 학생들에게 동기 부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고, 김 씨는 탈북 후배들과 북한 청년들에게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해외 경험을 적극 시도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국제 학술 교류 프로그램인 풀브라이트 프로그램의 미한 교류 사업을 담당하는 한미교육위원단은 22일 VOA에, 탈북민 장학생 김성렬 씨가 최근 미국 시라큐스대학 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고 밝혔습니다.

한미교육위원단의 김보람 담당관은 “풀브라이트 NKD(탈북민) 1호 박사 장학생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공유하게 돼 기쁜 마음”이라며 “더 많은 탈북 청년들이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통해 기회를 얻고, 한국과 미국의 가교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37세인 김성렬 씨는 지난 2018년 풀브라이트가 최초로 선발한 탈북민 장학생 5명에 선발돼 미국 뉴욕의 사립대학인 시라큐스대 대학원 맥스웰 스쿨에서 박사 과정을 시작했었습니다.

미국 대학에서 탈북민이 박사 학위를 받은 것은 지난 2016년 미국 남부 텍사스 A&M 대학원에서 핵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조셉 한 론스타 대학교수, 2019년 워싱턴 DC에 있는 웨슬리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박사 학위를 받은 박예영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이사장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로 알려졌으며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는 처음입니다.

김성렬 씨는 22일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논문 작성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며, “풀브라이트 한미교육위원단 등 학업을 지원한 단체와 응원해 준 모든 분에게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성렬 씨] “논문을 쓸 때 너무 힘들어서 (웃음) 지금은 큰 짐을 겨우 하나 내려놓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앞으로 진로 관련해 큰 짐을 짊어져야 하는 느낌 그 사이에 있습니다.”

김 씨는 북한 청진 출신으로 어려운 형편 때문에 중학교 1학년 때 학교를 그만둔 뒤 어머니와 장마당에서 밀가루 장사를 하다가 1990년대 말에 중국으로 처음 탈북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공안에 체포돼 북송되는 아픔을 여러 번 반복하다가 19살 때인 2004년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김 씨는 그러나 한국 학생들보다 학업 진도가 너무 뒤처져 초등학교 과정부터 다시 공부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성렬 씨] “수준이 초등학교 5학년 수준이었죠. 그래서 정규 학교는 못 들어가고 검정고시 코스를 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요. 그중에 (기독교계) 하늘꿈학교, 대안학교죠. 거기에서 초등학교 과정부터 중고등학교 과정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서 처음 접한 게 영어였고요.”

김성렬 씨는 이런 과정을 속성으로 마친 뒤 한동대와 연세대 통일학 석사를 거쳐 이번에 시라큐스대에서 3년 6개월여 만에 1970~1990년대 미-북 외교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김 씨는 유학 전 미국 국무부가 주관하는 글로벌 장학생 프로그램(UGRAD)으로 미국 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한 대학에서 어학연수를 하는 등 유학 준비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성렬 씨] “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 개론을 들으면서 분단에 대해서 주목을 했었고 분단과 이어서 연결되는 키워드가 통일이고, 거기에 대해 제 역할을 하겠다고 마음먹고 학부 졸업 후 유학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학비 마련 등 여러 어려움 때문에 유학의 꿈을 잠시 접었다가 주한 미국 문화원에서 근무하는 미국 외교관을 만나 여러 조언과 도움을 받은 끝에 풀브라이트 장학회가 2017년 처음으로 뽑은 탈북민 5명에 선발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녹취: 김성렬 씨] “풀브라이트는 기본적으로 굉장히 유명한 미국 국무부의 장학금이고. 그걸 받고 미국에서 공부한다는 자체는 굉장한 특권이죠. 특히 북한에서 온 청년들에게는 어학연수 공부할 기간이 있고, 거기에서 영어를 좀 더 다져서 석사든 박사든 미국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이고요. 특히 탈북 청년들은 북한에서 민주주의니 자유시장 경제 가치에 대해 배우지 못해 잘 모르잖아요. 이런 과정을 통해 학교에서 그런 것들을 배우게 되는 거죠.”

풀브라이트 프로그램은 1946년 미국 정부의 기금으로 시작된 국제 교육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전 세계 160개국에서 40만 명 이상이 장학금 혜택을 받아 미국에서 다양한 과정을 공부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미국인과 다른 나라 국민 사이의 상호 이해와 우호, 평화 증진을 목적으로 수혜자들에게 유학에 필요한 다양한 재정 지원을 하고 있으며, 동문 가운데 적어도 국가 정상 40 명, 노벨상 수상자 61명이 배출됐다고 장학회는 홈페이지에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지난 1961년 11명이 장학금 혜택을 받아 미국에 처음 도착한 뒤 유학이 지속됐으며, 한국의 비약적인 경제 발전으로 지금은 미국과 한국 정부가 같은 비율로 재정을 지원하고 있고 작년까지 7천 300여 명의 한국인과 미국인이 혜택을 받았습니다.

한미교육위원단은 특히 지난 2017년 탈북민 석·박사 학위 과정을 처음으로 신설한 후 2018년 김성렬 씨를 포함해 5명이 처음으로 미국으로 떠났고 2019년 4명, 2020년 1명, 지난해 3명이 선발돼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으며, 일부는 이미 석사 과정을 마치고 사회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김 씨는 탈북 청년들이 큰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영어 때문에 꿈을 포기하거나 목표를 낮추는 경우가 많다며,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녹취: 김성렬 씨]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갖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어는 공부에 있어서 하나의 작은 도구이기 때문에 그것을 통해 더 많은 지식을 획득하는 거니까 너무 두려워하지 말았으면 좋겠고요. 어학, 유학 프로그램이 잘 정립돼 있기 때문에 그런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지원해 수혜자가 되고 본인의 꿈을 이뤄나가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아울러 빛의 속도로 변하는 21세기 4차 혁명 시대에 북한 청년들이 우물 안 개구리처럼 세상과 단절돼 있는 게 너무 안타깝다며, 기회가 되면 적극적으로 해외로 나가 세상을 경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성렬 씨] “북한 너머를 보고 전 세계를 보고 시야를 넓혔으면 좋겠습니다. 기회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해외에 나가서 경험도 해 보고 좀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결단을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북한 정권도 좀 기득권을 내려놓고 몇십 년 동안의 경제 어려움을 국제사회와 교류하면서 개선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김성렬 씨는 누나도 캐나다의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취업해 한국에서 남매를 홀로 키운 어머니가 매우 기뻐하신다며, 앞으로 연구에 매진해 통일과 북한 재건, 인재 양성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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