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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인터뷰: 미사일 전문가 윌리엄스] “북한 미사일 발사, 한반도 전쟁 전략 구현…WMD 파괴력 극대화”


북한이 지난 1월 11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지난달 일곱 차례에 걸쳐 여러 종류의 미사일을 시험발사한 데는 한국에 대한 직접적인 대량살상무기 공격 전략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부국장은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이 잇따라 발사한 미사일은 한국을 생화학무기로 초기에 제압하고 미일 양국의 참전을 저지하는 실전 능력을 구현했다고 밝혔습니다. 미사일의 변칙 기동과 정확도 개선을 통해 핵탄두 대신 재래식무기 공격으로도 한국과의 전쟁에서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는 분석입니다. 윌리엄스 부국장을 백성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이런 식으로 미사일 발사를 몰아붙일 때는 정치적 메시지 말고 뭔가 기술적 이유도 있는 겁니까? 어떤 특징을 보셨습니까?

윌리엄스) 이 정도 수준의 미사일 시험은 오랫동안 본 적이 없는 만큼 뭔가 일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첫 번째와 두 번째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기동식 재진입체(Maneuvering Reentry Vehicle)’로 북한이 꾸준히 연구해 왔고 시험해 보려던 종류입니다. 그 뒤에 봤던 KN-23, 24는 여전히 개선 과정을 밟는 중이고요. 기술적 관점에서는 두 번의 ‘기동식 재진입체’ 발사가 가장 주목할 만합니다.

이언 윌리엄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방어프로젝트 부국장.
이언 윌리엄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방어프로젝트 부국장.

기자) 북한이 극초음속이라고 발표했던 미사일을 말씀하시는 거죠?

윌리엄스) 실제로는 극초음속 무기의 정의에 들어맞지 않는데도 북한은 이 미사일을 극초음속이라고 불렀습니다. 대개 극초음속으로 분류되는 무기는 대기권 내에서 마하 5 이상이 속도로 비행하며 그런 속도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미사일입니다. 그런데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은 비행시간 대부분을 탄도미사일처럼 날았습니다. 그리고는 비행이 끝나는 마지막 순간이 돼서야 기동하는 모습을 보였고요. 바로 MARV라고 불리는 기동식 재진입체인 것이죠.

기자) 발사 직후 사거리 추정에도 혼선을 겪었는데요.

윌리엄스) 일본은 ‘극초음속’ 미사일 사거리를 500km로 분석했지만 이후 북한은 700km를 비행했다고 발표했으니까요. 일본은 아마 발사 시작 부분을 확인한 뒤 이를 탄도미사일처럼 보고 추적하다가 미사일이 기동하면서 아래로 떨어지자 레이더에서 놓쳤을 것입니다. 미사일 기동이 시작된 뒤에는 미사일 상태를 볼 수 없었을 것이란 이야기입니다. 사거리 차이는 그래서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건 대수롭지 않은 진전이 아닙니다. 제가 생각하는 극초음속 무기는 아니지만, 미사일 방어를 복잡하게 만듭니다. 특히 패트리엇처럼 종말 단계에서 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어 시스템을 말입니다. 기동하면서 다가오는 미사일은 요격을 훨씬 어렵게 만드니까요.

기자) 엄밀한 의미에서 이 미사일이 북한의 주장과 달리 ‘극초음속’ 미사일이 아니라면, 비행 궤적을 고려할 때 어떤 무기로 규정하시겠습니까?

윌리엄스) 우리는 미사일 위협의 스펙트럼(광범한 연속체)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부딪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공중(aerial) 극초음속 무기’라고 부르는 극초음속 무기, 그리고 일반적인 탄도미사일로 나눴을 때 그사이에 어떤 영역이 존재하는 겁니다. 비행 중 짧은 시간 동안은 활공체처럼 움직이지만 전체 비행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들이죠. 북한의 이번 미사일은 바로 그런 범위 어딘가에 위치합니다. 하지만 중국의 극초음속 활공체 둥펑(DF)-17과 같은 미사일은 분명히 아니었습니다.

기자) 실제 극초음속 미사일은 북한이 이번에 시험한 무기와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르죠?

윌리엄스) 둥펑-17 같은 극초음속 미사일은 저지구궤도로 발사한 뒤 활공체가 분리되고, 이 활공체는 비행 매우 초기에 하강하기 시작해 레이더망 아래로 들어가 대기권에 진입합니다. 그리고 비행시간 대부분 마하 5 이상의 속도를 유지하죠. 미사일이 치솟았다가 매우 빠르게 하강하는 롤러코스터와 같은 궤적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그런데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은 대부분의 비행에서 상당히 정상적이고 꽤 높은 고도의 궤도를 따라가다가 비행의 마지막 구간에서 방향을 틀고 활공체처럼 보다 평평하게 100~200km를 더 날았습니다. 둥펑-17 같은 순수한 의미의 활공체는 아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중국이 지난 2019년 10월 공산당 창당 70주년 열병식에서 공개한 둥펑-17 극초음속미사일.
중국이 지난 2019년 10월 공산당 창당 70주년 열병식에서 공개한 둥펑-17 극초음속미사일.

기자) 이렇게 극초음속 미사일과 탄도미사일 특징을 둘 다 가진 무기 개발 전례가 있나요?

윌리엄스) 비행 대부분을 일반적인 탄도미사일처럼 날다가 마지막에 급강하한 뒤 아주 조금 기동하는 이런 기술은 과거에 이미 많은 나라가 배치한 적이 있습니다. 이란을 예로 들 수 있죠. 북한도 이미 몇 년 전 ‘스커드 MARV’라고 불린 KN-18 발사를 통해 기동식 재진입체를 시험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 발사도 비슷하지만, 기동식 재진입체를 화성-12형 추진 로켓 위에 탑재했다는 게 과거와 다릅니다.

기자) 애초에 극초음속이냐 아니냐 논란은 발사 1분 안에 서울을 타격할 수 있다는 경고 때문에 더 확대됐는데, 북한이 한국처럼 바로 인접한 상대를 겨냥한다면 그런 속도가 별 의미가 없는 것 아닌가요? 굳이 극초음속이 아니라 스커드 계열로도 순식간에 공격할 수 있으니까요.

윌리엄스) 맞습니다. 마하 8 혹은 마하 4의 속도로 비행하는 것의 차이를 말하기에는 한반도에서의 거리는 이미 너무 압축돼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기동식 재진입체는 북한 후방 깊숙한 곳에서 쏘지 않는 한 서울 타격용이라고 하기엔 사거리가 다소 깁니다. 한국의 더 남쪽 지역들, 혹은 잠재적으로는 일본을 겨냥한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은 대포와 같은 사거리가 더 짧은 무기의 표적이 될 것이고요.

기자) 따라서 미사일의 속도보다 약간의 기동성이 한국에 더 위협이 된다고 봐야 하나요?

윌리엄스) 그렇게 보는 게 옳습니다. 기동성 때문에 예측 가능한 요격 지점을 정해 요격 미사일을 발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고도 또한 한 요소입니다. 예를 들어 KN-23 같은 미사일은 낮은 고도를 비행하는데, 역시 레이더 포착에 어려움을 안깁니다. 게다가 이 미사일은 약간의 기동 능력도 있고요. 따라서 여기서 문제는 미사일의 속도가 아닙니다. 이 정도로 빨리 날 수 있는 것들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보다는 비행 후반부에 나타나는 미사일의 기동 능력이 흥미롭고 독특한 것입니다.

기자) 변칙 기동 특성 때문에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는다면 미사일 방어망이 작동하기도 어렵지 않겠습니까?

윌리엄스) 그런 미사일은 대부분의 비행시간 동안 미사일 방어망에 취약성을 보이지도 않을 것입니다. 동해 쪽으로 발사된 이 미사일이 비스듬히 선회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포대를 우회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가능하다고 봅니다. 다만, 사드의 경고 신호를 여전히 기대할 만합니다. 저는 이 미사일을 남북한 접경 지역이 아니라 한국 영토의 남쪽 깊숙한 곳을 타격하기 위한 무기로 간주합니다. 남쪽의 미군 부대들을 노리는 거죠. 또 전쟁 발발 전, 미군 병력이 해상을 통해 한반도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부산처럼 넓은 지역을 겨냥하는 임무도 띠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마치 다른 방향을 향하는 것처럼 동해상으로 쏴도 미사일이 한반도 쪽으로 유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씀인가요?

윌리엄스) 그렇습니다. 확보된 얼마 안 되는 정보를 바탕으로, 이 미사일이 우리의 분석대로 움직일 수 있다면,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사드를 완전히 우회하기는 힘들 겁니다. 사드는 측면 공격 방어 능력도 어느 정도는 갖추고 있으니까요. 북한 미사일이 그런 변칙 기동을 하더라도 사드 포대를 통해 적어도 한 번은 요격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동성 재진입체는 비행 가장 마지막 구간에서만 변칙 기동을 하고, 더 많이 기동할수록 사거리는 짧아집니다. 이건 또 하나의 중요한 점인데요. 특히 대기 중으로 진입한 미사일은 자체 동력이 없기 때문에 선회하려면 항력이 필요하고, 재진입체에 더 많은 항력이 실릴수록 속도는 느려집니다. 따라서 이 미사일이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생기는 겁니다.

기자) 미사일 방어망에도 한계가 있지만 북한의 기동식 재진입체도 역시 한계가 있다는 말씀인데, 이런 무기에 더욱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미사일 방어망 형태를 제시한다면요?

윌리엄스) 한국이 미사일 방어 프로그램에 대해 좀 더 창의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좀 더 해상 기반 능력을 들여다보면서 말입니다. 특히, 이지스함을 확보한 상태라면, 북한 미사일이 변칙 기동을 시작하기 전에 이지스함에서 (SM-3 미사일 등으로) 요격할 수 있습니다. 북한 미사일이 더 ‘이상한 짓(monkey business)’을 할수록, 이 미사일이 더 황당하게 움직이기 전에 초기 요격 가능한 미사일 방어망을 살펴보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북한이 지난 1월 25일과 27일 장거리순항미사일과 지대지 전술유도탄 시험발사를 각각 진행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지난 1월 25일과 27일 장거리순항미사일과 지대지 전술유도탄 시험발사를 각각 진행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기자) 북한이 지난달 27일 시험 발사한 ‘지대지 전술유도탄’도 관심을 끌었습니다. ‘탄두 위력 확증’ 시험이었다는 게 북한의 주장이었는데, 이런 미사일은 어떤 공격을 할 수 있습니까?

윌리엄스) 탄도미사일 위에 이런저런 탄두를 탑재할 수 있습니다. 폭발력이 큰 정상적 탄두를 장착할 수도 있고, 수많은 자탄으로 쪼개지는 확산탄(집속탄)을 올려놓을 수도 있습니다. 후자는 이란이 만지작거리는 무기인데, 이착륙장에 있는 비행기 파괴 등 지상의 넓은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무기입니다. 벙커 등 단단한 목표물을 관통하는 탄두를 실을 수도 있고요. 이렇게 다양한 무기를 꼭대기에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이라고 하겠습니다.

기자) 지난달 27일 발사된 이 미사일에 대해선 특히 ‘공중 폭발’ 기술을 시험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목표물에 도달하기 전 탄두를 폭발시켜 파괴력을 극대화하려는 시험으로 묘사됐고요. 이런 분석에 동의하시는지요?

윌리엄스) 그렇습니다. 그것이 북한 핵무기에 대한 큰 걱정거리 중 하나입니다.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많습니다. 단단한 표적을 뚫고 들어가 손상을 입히기 위해선 지상 폭발 방식을 택할 수 있습니다. 더 넓은 지역에 손상을 주고자 한다면 목표물 위에서 탄두를 폭발시키는 ‘에어 버스트(공중 폭발)’를 통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도시를 타격해 최대한 많은 부분을 파괴하려고 할 때 공중 폭발 방식을 시도하며, 탄두를 지상 1~2백 미터 상공에서 터뜨리는 방식입니다. 게다가 고고도 폭발도 가능한 데, 핵무기를 어떤 지역 상공의 대기권 높은 곳에서 폭발시킬 수 있다는 게 큰 걱정입니다. 전자기파(EMP)를 발생시켜 광범위한 지역의 전기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공격입니다.

기자) 북한이 한국 수도권뿐 아니라 미국에도 EMP 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가설을 워싱턴에서 점점 더 현실적인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윌리엄스) EMP 공격이 어떤 한 도시에 대한 직접적인 핵 공격보다 잠재적으로는 더 파괴적일 것이라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미국에 있습니다. 미 서부에 EMP 공격을 가할 경우 몇 주 동안 전기 공급을 중단시켜 엄청난 인도주의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는 거죠. 전기가 끊기고 차량도 정지되고, 본질적으로 모든 지역이 단절돼 무기한 중세시대로 되돌아갈 위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식량 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병원과 의료 체계에 위기가 닥치는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기자) 이론상으론 북한이 지난달 발사한 모든 미사일 탄두를 공중 폭발시킬 수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까?

윌리엄스) 예. 원하는 순간에 언제라도 탄두가 폭발하도록 시간을 맞출 수 있다면, 굳이 지상 근처에서 폭발시킬 이유는 없습니다.

기자) 북한이 탄두 폭발 시간을 정할 수 있는 기술을 이미 습득했을까요?

윌리엄스) 그렇다고 봅니다. 그렇게 복잡한 기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고도계에 대한 문제입니다. 고도계를 기폭 장치와 연결해 기폭 장치가 특정 고도에서 폭발하도록 신호를 전달하면 되는 겁니다. 이것은 최첨단 기술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북한이 지난 1월 30일 지상대지상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 검수 사격 시험을 진행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지난 1월 30일 지상대지상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 검수 사격 시험을 진행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기자) 연초에 집중됐던 북한의 미사일 시위 가운데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분석을 죽 들어봤는데요. 북한의 일곱 차례 발사 중 가장 최근에 시험한 것이 화성-12형이었습니다. 4년 만에 쏜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점 외에 어떤 측면을 주목해야 합니까?

윌리엄스) 북한이 2017년 화성-12형 미사일을 처음 시험했을 때 이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새로운 종류의 추진 장치로 시험한 첫 번째 미사일이었기 때문이죠. 북한은 원래 구형 러시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적용됐던 추진 장치를 모방하려고 했는데, 그 결과가 KN-08형과 무수단 미사일이었습니다. 모두 실패한 기종이 됐고요. 당초 북한은 KN-08을 ICBM으로 개발하려 했지만 이후 오랫동안 시험 발사를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2017년 화성-12형을 발사했는데, 대단히 놀라웠던 이유는 전에 보지 못한 새로운 종류의 엔진을 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강력한 러시아제 엔진(RD-250)을 기반으로 했는데, 화성-14와 15형에도 같은 엔진이 사용됐습니다. 북한이 이번에 이걸 다시 시험한 것입니다.

기자) 괌까지 날아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미국이 더 예민하게 받아들였는데, 실제 사거리는 탄두 중량에 달렸다고 봐야죠?

윌리엄스) 이번에 시험한 탄두 중량을 알긴 어렵지만, 그 무게가 사거리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게 맞습니다. 사거리가 비교적 짧더라도 탄두 무게를 줄이거나 아예 탄두를 탑재하지 않으면 무거운 탄두를 달았을 때보다 훨씬 멀리 날아가니까요. 2017년 북한이 화성-12형을 발사했을 때 분석가들 사이에서 사거리를 둘러싼 큰 논란이 있었습니다. 당시 발사 고도는 매우 높고 사거리는 짧았기 때문에 우리는 에너지를 고려했고, 더욱 효율적인 궤도를 그린다면 얼마나 날아갈 것인지 계산했습니다. 거기서 도출된 사거리가 4500km였는데, 작동 가능한 현실적인 탄두 중량을 500~1000kg로 잡았습니다. 다시 말해 보통 크기의 핵무기를 4000~5000km 운반할 수 있는 미사일이라고 하겠습니다.

기자) 실제로 괌 타격 능력을 갖췄다고 판단하시는 겁니까?

윌리엄스) 그렇다고 가정해야 합니다. 전략적으로 말하자면 이 미사일은 미국과 역내 미군, 특히 괌과 오키나와 같은 더 가까운 곳에 주둔한 미군을 겨냥한 것이니까요.

기자) 화성-12형 발사에 앞서 쐈던 극초음속 미사일을 3000km 중거리로 진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가능합니까?

윌리엄스) 북한이 최근 시험한 기동식 재진입체(MRV)를 사거리가 좀 더 긴 화성-12형에 탑재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극초음속’ 미사일과 화성-12형 모두 동일한 추진체 혹은 일부가 같은 추진체를 사용합니다. 따라서 기동식 재진입체를 화성-12형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그럴 경우 기동식 재진입체에 다른 어떤 영향이 있을지는 짚어봐야 할 문제입니다. 재진입시 압력을 더 받을 텐데 핵탄두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등에 관한 것들입니다. 여러 변수가 있긴 하지만 화성-12형에 기동식 재진입체를 올려놓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기자) 이번 시험 발사를 지켜보시면서 북한 미사일이 가하는 가장 큰 위협을 꼽으신다면요?

윌리엄스) 북한은 지금 상당히 빨리 움직이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핵탄두 소형화입니다. 또 핵무기와 함께 다른 종류의 대량살상무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나는 북한의 생물학 무기 탄두의 잠재력을 항상 걱정해 왔습니다. 북한이 우리 모두를 정말로 힘들게 할 수 있는 시나리오들이 있습니다. 북한은 지금까지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억지될 전쟁을 시작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떤 요인에 따라 전쟁에서 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북한이 상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있습니다. 가령 미국이 자국에 대한 실제 핵 공격 위험이 있다고 여길 경우, 대규모 충돌에 참전할 것인지 여부도 그런 요인입니다.

기자) 북한으로선 미국이 한반도 전쟁에 참전할 의지만 꺾으면 승산이 있다고 여길 수 있다는 말씀이군요.

윌리엄스)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에 생물학 작용제를 탑재해 미국의 한반도 증파 역량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저는 북한이 무기화된 탄저균을 탄두에 장착해 한국의 항구와 비행기 이착륙장에 살포할 경우 잠재적으로 이런 종류의 시설을 폐쇄시켜 미군의 신속한 유입을 정말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리고 그런 환경에서는 북한이 우리보다 앞서 기습 공격을 가해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것이 내가 걱정하는 시나리오입니다.

기자) 북한이 새해 들어 잇따라 발사한 미사일이 결국은 모두 한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보시는 겁니까?

윌리엄스) 물론입니다. 북한의 궁극적인 국가적 목표를 보십시오. 김정은 정권의 전략적 목표 중 첫 번째는 전복되지 않고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전쟁에서 승리해 한반도를 자신의 통제 하에 통일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북한의 전략에서 중요한 부분이고, 그들의 선전 속에서도 드러납니다. 많은 사람이 그런 목표를 믿고 있고요. 일본이나 미국, 괌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과 같이 그들이 가진 능력은 모두 본질적으로 그런 목적을 뒷받침하는 것입니다.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MB) 능력을 구축한다면, 그것은 미국이 전쟁에 개입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서입니다. 괌, 오키나와 등을 타격하려는 것도 역내 미군을 목표물로 삼아 그들의 진군을 늦추고, 참전하기 전에 궤멸시키려는 전략이고요. 일본 타격 능력을 갖추는 것도 역시 일본의 참전을 막아 전략적으로 한국을 고립시키려는 목적입니다. 한국을 동맹으로부터 떼어내어 한반도를 북한의 통치하에 통일하려는 겁니다.

기자) 북한이 그런 목적을 위해 한국에 현실적으로 핵 공격을 가할 수도 있다고 내다보시나요?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는 기동성을 갖추고 단거리 미사일 탑재가 가능할 만큼 작은 핵탄두를 개발하려는 게 결국은 그런 목적 아닐까요?

윌리엄스) 그것은 북한이 핵탄두를 얼마나 소형화해서 이처럼 더 작은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면에선 그것도 별 상관이 없습니다. 물론 핵 위협은 존재하지만, 북한으로선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전쟁을 수행할 수 있다면 오히려 더 좋습니다. 그들은 반드시 핵무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북한은 많은 군사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생화학 무기와 재래식 무기를 사용하고, 핵무기는 그냥 비축 상태로 둘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식으로 위협을 유지하되 핵무기 사용 수위까지는 끌어올리지 않고 선을 넘지는 않음으로써 핵 보복을 유발할 가능성을 낮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전쟁을) 제대로 마무리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기자) 북한이 한국을 상대로 핵 공격까지 감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시는 거군요.

윌리엄스) 그것은 북한이 결코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북한이 핵무기 공격용 미사일에만 관심이 있었다면, 지금 보여주고 있는 온갖 기술은 필요 없습니다. 변칙 기동할 수 있는 KN-23 미사일과 같은 무기도 필요 없고 지금과 같은 배치 규모도 필요 없습니다. 순항미사일과 같은 것도 필요 없고요. (핵 공격 목적이라면) 그보다 훨씬 단순하고 비용이 적게 드는 무기로도 충분합니다. 북한이 선보인 새 능력은 대부분 재래식 무기, 혹은 핵무기 외 다른 대량살상무기로 특정 지역이나 부대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기 위한 것들입니다. 그리고 북한이 주력해온 정확도 개선은 많은 미사일이 재래식 목적과 재래식 탄두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또 다른 신호입니다. (한국 공격에) 핵무기를 사용하고자 한다면 정확성에 투자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핵 공격을 하면서 오차범위 50m까지 접근해 표적을 타격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미사일 정확도를 크게 개선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핵무기는 그런 역량이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북한이 핵 억지력 수위를 즉각 끌어올리지 않은 채 한반도에서 엄청난 충돌 상황을 벌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자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서 실제 공격 의도보다 모종의 메시지를 읽으려는 시도가 많은 게 현실입니다. 메시지보다는 기술에 초점을 맞추는 미사일 전문가로서 워싱턴과 서울의 그런 기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십니까?

윌리엄스)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과 관련해 제가 가장 싫어했던 것은 ‘ICBM 시험은 나쁘고 단거리 미사일은 괜찮다. 그것은 우리를 때릴 수 없다’고 말하는 듯한 메시지였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동맹 한국에 보내는 끔찍한 메시지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바이든 행정부가 새 대북제재를 가한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많은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서도 ‘그런 종류의 역량을 개발해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보낸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기자)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무대응이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면, 마찬가지로 바이든 행정부의 ‘핵 선제 불사용(no first use)’ 정책 검토는 어떻습니까? 둘 다 북한을 대담하게 만들 위험이 있지 않을까요?

윌리엄스) 바이든 행정부가 ‘선제 불사용’ 정책을 채택하진 않았지만, 그것에 대한 이야기와 우려는 분명히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핵 선제 불사용’이나 ‘단일 목적(sole purpose)’ 사용 방침 모두 좋지 않은 생각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도 이 문제를 들여다봤지만 결국 거부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도 역시 그렇게 했고요. 양측에 정치적 성향이 다른 많은 전략가가 있지만, 양당 모두 이를 거부했습니다. 이런 방침을 좋은 생각으로 여기는 커뮤니티가 있지만,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큰 이유 중 하나는 이것이 억지 효과를 저해하기 때문입니다. 전략적 모호성이 도움이 될 때가 있습니다. 1991년 걸프전 당시 미국은 사담 후세인의 핵무기 사용에 보복하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 매우 모호한 태도를 취했고 그 부분을 불분명하게 남겨뒀습니다. 아마도 그것이 사담 후세인의 생각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핵 선제 불사용’ 문제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지금까지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부국장으로부터 지난달 북한이 잇따라 발사한 미사일의 기술적 특징과 실전 배치 전략에 대해 상세히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백성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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