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스탠퍼드대, ‘K팝-북한인권’ 연계 행사 기획…“K팝 스타들, 북한 인권 등 국제 현안 목소리 내야”


한국 밴드 BTS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 회의(SDG 모멘트)에서 미래 세대를 대표해 연설했다. (자료사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끄는 한국의 대중음악 K팝이 오랫동안 지속되려면 K팝 스타들이 북한 인권 등 보편적 사안들에 대해 적극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견해가 나왔습니다. 미국의 명문 스탠퍼드대학은 오는 5월 한국학 개설 20주년을 맞아 K팝 스타들과 유명 인사들을 초청해 이런 주제로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스탠퍼드대학 산하 아시아태평양연구소 한국학 프로그램이 개설 20주년을 맞아 K팝과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는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학 아태연구소(APARC) 소장이자 한국학 프로그램 총괄자인 신기욱 교수는 15일 VOA에, 5월 19~20일 이틀 동안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저명 학자 등 전문가들, K팝 스타들을 초청해 학생들과 K팝과 북한 인권 문제를 조명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기욱 교수] “일반 미국 학생들이나 퍼블릭(대중)이 한국에 관해 관심 있는 주제가 무엇인지 찾아보니까 결국 두 개입니다. 최근의 K팝과 북한 인권. 미국 대학마다 북한 인권의 밤 같은 행사를 많이 합니다. 그럼 이 두 주제에 대한 관심을 우리가 어떻게 한국학으로 연결할 것인가? 일종의 전략적 토론을 하자는 게 핵심 취지입니다.”

신 교수는 “K팝과 북한의 심각한 인권 문제는 판이한 남북한의 국제위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상징성을 갖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다큐멘터리 제작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제작 중인 K팝의 영향력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일부를 우선 5월에 개최할 행사에서 공개하고 이어 이미 기획이 끝난 북한 인권 관련 다큐멘터리도 제작할 계획이란 겁니다.

북한 인권 다큐는 특히 탈북민들의 필사적인 탈출을 생생하게 그린 다큐 영화 ‘천국의 국경’을 제작해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했던 이학준 감독이 제작할 예정입니다.

신 교수는 K팝과 북한 인권을 한국학에 접목할 여지를 탐색하는 게 5월 행사의 주요 목적 중 하나라면서 완성된 다큐멘터리를 수업의 디지털 자료로도 활용하고 국제 행사에도 출품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의 대중음악을 뜻하는 K팝은 세계적인 옥스퍼드 사전이 10년 전 고유어로 올린 뒤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할 정도로 지구촌의 한류 열풍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전 세계 인구가 즐기는 K팝을 “악성 암”으로 규정해 접근을 철저히 금지했으며, 반동사상문화개혁법 제정을 통해 위반자는 최대 15년의 노동교화형, 유입·배포자는 사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신 교수는 “세계적으로 높아진 K팝의 국제 위상이 단기 현상에 그치지 않고 오랫동안 지속가능하려면 K팝 스타들이 인류가 공감하는 국제 보편적 위기 문제들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사회에서는 분야와 관계없이 세계적 유명 인사들에 대해 그 위상에 걸맞은 책임을 기대하고 요구하는 게 기본 코드”이며, 실제로 수많은 팝스타 등 유명 연예인들이 나라 안팎의 인권 문제에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표출해 왔다는 겁니다.

신 교수는 최근 미국 최대의 스포츠 행사인 슈퍼볼 중간 휴식(하프타임) 행사에서 힙합의 거장으로 불리는 에미넘이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공연을 하는 등 유명 연예인들이 티베트와 남수단, 미얀마 등에 대한 인권 탄압에 관해서도 목소리를 낸다면서 미 대학생들은 K팝 스타들에게도 그런 질문을 던진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기욱 교수] “한국의 K팝 스타들도 글로벌해졌는데 이런 글로벌 이슈에 관해서 관심을 안 갖냐? 예를 들어서 북한 인권 문제같은 사안들에 대해서 왜 안 하냐? 이런 문제를 제기합니다. 결국 K팝이 글로벌하게 지속(Sustainable)할 수 있으려면 보편적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야 하지 않겠나…”

신 교수는 “중국과 한일 관계 등에 관해서는 조심스러울 수 있지만 최소한 (전 세계가 공감하는) 북한 인권 문제, 이런 것은 K팝 스타들이 충분히 얘기해도 된다”며 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K팝 스타들이 오랜 연습생 기간을 포함해 대부분의 시간을 기술적 퍼포먼스에 치중하다 보니 사회적 이슈에 대한 교육이 약한 것 같다며 “글로벌 사안에 대한 책임 의식도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기욱 교수]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BTS 노래를 트는데 그런 것에 대해서 조금 관심 표명을 하고, 그래야 결국 글로벌하게 갈 수 있다는 게 우리 학생들의 얘기입니다. 여기 미국 학생들은 그런 생각이 강합니다. K팝 스타들이 글로벌한 인기는 즐기면서 책임감에 대해서는 생각이 적다고 보는 거죠”

실제로 BTS와 블랙핑크 등 많은 K팝 스타들은 북한 인권이나 미얀마 유혈사태,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학살 등 국제 인권 위기 사안에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는 한국 사회에서 북한 인권 문제는 인류 보편적 관점과 정치안보, 평화 등 특수성 차원에서 보는 시각으로 양분돼 K팝 스타들이 제기하기 매우 민감한 사안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신 교수는 그러나 “과거 한국의 민주화 운동 시절 미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지지와 도움을 받았던 현 정부 인사들이 북한 인권 문제를 경시하는 모습이 역설적”이라며, 미국과 한국 모두 북한인권특사와 대사를 임명하고 관심을 보이도록 누군가 목소리를 꾸준히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국제사회의 노력이 장기적으로 북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주민들에게도 희망과 용기를 북돋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신기욱 교수] “결국 핵 문제와 인권 문제는 함께 가야 한다는 게 핵심입니다. 인권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비핵화가 진전되는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국제사회가 꾸준하게 인권 문제를 제기하면 북한 정권이 당장 다 다루지 않더라도 상당히 responsible 한다는 겁니다. 겉으로는 반발하는 것처럼 보여도. 그래서 핵과 인권 문제는 함께 가야 합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