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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정가 ‘대북 로비’ 단체 2곳만 활동 중…일부는 법률 제정 등 성과 거두고 종료 


미국 의회가 북한에 억류됐다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군의 이름을 딴 새 대북재제법안을 의결한 가운데, 워싱턴에서 열린 관련 기자회견에서 어머니 신디 웜비어 씨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 씨, 오른쪽은 법안을 대표발의한 크리스 밴 홀런 상원의원.

트럼프 행정부 시절 워싱턴 정가를 상대로 대북 로비 활동을 했던 단체 최소 11곳 중 2곳만 현재까지 관련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일부 단체는 법률 제정 등 성과를 거두고 활동을 마쳤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활동을 종료한 단체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 대북 로비를 이어가고 있는 단체는 북한에 억류됐다가 송환된 직후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와 미 군축비확산센터를 산하 연구기관으로 둔 ‘카운슬 포 리버블 월드’(Council for a Livable World) 등 2곳으로 파악됐습니다.

VOA가 2017년부터 지난해 4분기 사이에 보고된 미 정가 상대 로비 활동 내역을 분석한 결과, 트럼프 행정부 시절 대북 로비 활동을 했던 단체 최소 11곳 중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곳은 2곳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웜비어의 부모는 2017년 말부터 미 의회와 백악관, 국무부 등을 상대로 활발한 대북 로비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과 웜비어의 이름을 딴 ‘오토 웜비어 북 핵 제재 강화법’ 제정과 관련해 로비가 이어졌고, 2017년 말 북한이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되고 2019년 말 웜비어 법이 제정되면서 해당 로비도 종료됐습니다.

웜비어 부모는 지난해 6월부터는 워싱턴의 대형 로비업체 ‘맥과이어우즈 컨설팅’을 통해 북한과 같은 테러지원국으로부터 배상금을 받아낼 수 있도록 ‘테러위험보험법’ 개정을 요청하는 로비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웜비어 부모가 북한 정권에 아들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미국 등 전 세계에 흩어진 북한 자산을 추적해 이를 회수하려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한국전쟁 ‘종전선언’ 관련 로비를 시작한 여성단체 ‘위민크로스DMZ’의 로비 활동은 지난해 2월 종료 보고됐습니다.

이 단체는 워싱턴 로비업체 ‘EB 컨설팅’을 통해 2019년 5월부터 하원을 상대로 당시 계류 중이던 하원의 한국전쟁 종전선언 결의안 지지 로비를 시작했지만 결의안이 결국 의결되지 못하고 자동폐기되자 이 단체의 관련 로비 활동도 종료된 것입니다.

다만 이 단체의 로비스트로 활동했던 엘리자베스 비버스는 현재 이 단체의 고문으로서 워싱턴에서 한국전 종전선언 촉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벨기에에 본부를 둔 국제 금융통신망 ‘스위프트’(SWIFT)는 의회에서 새 대북 제재 법안이 논의되던 시기마다 로비 활동을 했지만, 최근 약 3년 간은 관련 로비가 없었습니다.

‘스위프트’는 국가 간 자금 거래를 위해 유럽과 미국 시중은행들이 설립한 기관으로, 지난 2017년 대북 거래 자금 연루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기관은 자사 내 로비스트 혹은 워싱턴 로비업체 ‘리치 푸이야 앤더슨’ 통해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약 6년간 대북 제재 관련 로비 활동을 벌였습니다.

특히 2017년과 2018년 두 해는 대북 제재 법안 로비에만 72만 달러를 들였습니다.

‘스위프트’는 2017년 중순 상원에 발의된 ‘오토 웜비어 대북 은행업무 제한 법안’과 관련한 로비를 특히 활발하게 했는데, 이 로비는 2018년 말 종료됐습니다.

2019년 말 제정된 웜비어 법안에서는 ‘스위프트’처럼 북한의 국제 금융망 접근에 핵심 역할을 하는 ‘전문 금융 통신 서비스’ 제공자에게 3자 금융 제재 적용하도록 조항이 제외됐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2017년부터 거액을 들여 대북 정책 로비를 벌인 진보 성향의 민간단체 최소 4곳 중 현재 관련 활동을 지속 중인 단체는 ‘카운슬 포 리버블 월드’ 1곳입니다.

워싱턴 소재의 ‘국가안보행동’(NSA)과 ‘FCNL’ (Friends Committee on National Legislation), 뉴욕 소재 ‘OSPC’(Open Society Policy Center)는 지난해부터 관련 로비 활동이 추가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이들 단체의 로비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대북 선제타격 금지 법안’ 등 대북 군사 공격에 반대하고 외교를 촉구하는 활동에 집중됐었습니다.

관련 활동을 지속 중인 ‘카운슬 포 리버블 월드’는 미국의 핵무기 폐기 등 ‘진보적인 국가안보 정책’ 옹호에 초점을 둔 단체로, 현재 이 단체의 북한 관련 로비 사안은 ‘미-북 관계’로만 명시됐고 자세한 설명은 없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북한 인권 관련 로비를 한 최소 4곳의 인권단체의 관련 활동도 최근 들어서는 뜸합니다.

뉴욕에 본부를 둔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미국지부는 2009년부터 거의 매년 의회와 백악관 등을 상대로 북한 인권 로비를 했지만 2018년 말 관련 활동이 종료 보고됐습니다.

이 단체는 싱가포르 1차 미-북 정상회담 후인 2018년 7~9월 사이 의회와 백악관, 국무부 등 상대로 미국이 북한과의 논의에서 인권 유린 문제 제기를 촉구하는 로비를 벌였습니다.

또 한국계 미국인 3명이 북한에 억류돼 있던 2017년 4~6월 사이 ‘북한에서 위험에 처해 있는 개인에 관한’ 로비를 하기도 했습니다.

매릴랜드 소재의 ‘선한목자수녀회’는 2017년 말부터 대북 전쟁 반대 로비를 시작으로 2019년 말까지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 지지 로비를 했고, 뉴욕 소재의 ‘미국유대인위원회’는 2017년 한 해 동안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 지지 로비를 벌였습니다.

이밖에 ‘일본 보수연합’이라 불리는 단체는 버지니아에 있는 로비업체 ‘AFK 스트레트지스’를 고용해 2017년 중반부터 “북 핵 위협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미국 동맹국들의 안보” 관련 로비를 했지만, 2019년 말부터 관련 활동이 중단됐습니다.

한편 미국 내에서 1만2천500달러 이상의 로비자금을 지출하는 로비스트나 로비업체는 ‘로비공개법’에 따라 활동 내역을 분기별로 의회에 보고해야 합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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