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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넘긴 주한미국대사 공석…“조속한 임명 촉구”


한국 서울의 주한미국대사관.

바이든 행정부의 주한미국 대사 임명이 이뤄지지 않은 채 해를 넘기면서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일부 의원들과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한동맹을 고려해 임명 절차를 서두를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되어가지만 주한미국 대사 지명자는 여전히 발표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1월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맞춰 해리 해리스 전 대사가 떠난 후 주한 대사는 약 1년째 공석으로 남아 있습니다.

현재는 크리스 델 코르소 부대사가 대사대리를 맡고 있습니다.

인도태평양 지역을 대외 정책의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가 주요국인 일본과 중국 주재 미국대사의 인선을 비교적 일찌감치 발표한 것과 구별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월 직업 외교관 출신인 니컬러스 번스 전 국무부 정무차관을 중국대사로,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람 이매뉴엘 전 시카고 시장을 일본대사로 각각 지명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인준은 지난달 상원에서 확정됐습니다.

또 ‘쿼드’ 회원국인 인도 주재 대사에 에릭 가세티 전 로스앤젤레스 시장을 지난해 7월, 호주 주재 대사에는 캐럴라인 케네디 전 주일 미국대사를 지난해 12월 각각 지명해 현재 의회 인준 절차를 앞두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발표를 토대로 해외 주재 미국대사 임명 현황을 집계하는 미국외교관협회(AFSA) 자료에 따르면, 10일 기준으로 바이든 행정부는 국제기구를 포함해 대사직 190개 중 운데 83명을 지명 또는 임명했습니다.

지명이 이뤄지지 않은 국가 가운데는 성 김 인도네시아 주재 대사처럼 전임 행정부에서 임명한 대사가 유임된 곳도 있지만, 한국처럼 지명자 발표조차 없이 대사가 공석인 곳은 약 40개입니다.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한국을 비롯해 영국, 이탈리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 등도 대사 인선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근래 들어 주한미국 대사의 ‘공백’이 1년 가까이 길어지는 것은 약 1년 반 만에 부임한 해리 해리스 대사 이후 두 번째입니다.

워싱턴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 우려를 표하며 조속한 임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 사진 제공 = 주한미국대사관.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 사진 제공 = 주한미국대사관.

해리스 전 대사는 지난주 열린 한 화상 세미나에서 “안보의 핵심 동맹이자 주요한 경제 파트너, 글로벌 강국인 한국에 대사 후보가 없다”고 지적하며 당장 후보를 임명해 조속히 확정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녹취: 해리스 전 대사] “Think about this. South Korea, a key security ally, a critical economic partner, a global powerhouse and we don't have a nominee. We need someone nominated now and then confirmed quickly. “

지난달에는 조지아주를 지역구로 하는 민주당의 존 오소프 상원의원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주한미국 대사 지명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오스프 상원의원실 관계자는 10일 VOA에, 오소프 의원은 서한에서 “미한동맹은 강력하고 국제 평화와 안보에 필수적”이며 “미국을 대표하고 서울에서 미국의 외교 정책을 시행하며 한국과의 관계를 강화할 대사를 두는 것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존 오소프 상원의원] “The U.S.-ROK alliance is strong, and it is vital to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In my view, it is urgent that we have in place a Senate-confirmed ambassador to represent the United States, implement U.S. foreign policy from our embassy in Seoul, and strengthen our relationship with the ROK,”

캘리포니아가 지역구인 공화당의 영 김 하원의원도 지난달 트위터를 통해 주한미국 대사와 북한인권특사 지명 지연을 지적하며 “주요 직책을 공석으로 남겨둔 채 미한동맹이 최대의 잠재력을 발휘할 것을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도 주한대사의 조속한 임명 필요하다는 데 대체로 공감하고 있습니다. 다만 지연 상황에 대해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인권특사를 비롯해 주한미국 대사 후보를 발표조차 하지 않은 것은 “실망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So it really is a disappointment that the administration hasn't even announced a candidate for both the ambassador to South Korea, but also the North Korean human rights ambassador or envoy.”

클링너 연구원은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한국 측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미-한 관계를 덜 중요하게 여기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그런 평가가 정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주한미국 부대사를 지난 마크 토콜라 한미경제연구소(KEI) 부소장은 10일 VOA에 “대사 임명 속도는 미한 관계와 무관한 미국의 일반적인 문제”라면서 주한미국 대사 지명 지연과 관련해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마크 토콜라 전 부대사] “It will be more significant to review the qualifications of the new Ambassador rather than to focus on how long the appointment will take.”

토콜라 부소장은 “신임 대사 부임이 도움이 되겠지만, 정부 간 접촉은 대사대리를 포함해 다양한 방식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며 “임명에 걸리는 시간보다 신임 대사의 자격을 검토하는 것이 더욱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익연구소의 한국담당 국장은 ‘매우 전통적인 기준의 인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카지아니스 국장] “I think there will be an ambassador eventually. I think it'll just be a very standard conventional pick. I would think they'd probably pick somebody who has a lot of experience between US-South Korea trade relations…”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이나 군사 문제보다는 동맹에 경제적 측면을 더욱 고려해 양국의 무역 분야 등에 경험이 많은 인사가 지명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백악관과 국무부 등은 주한 미 대사의 인선 발표 계획에 대한 문의에 “미리 발표할 인선이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히고 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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