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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탈북민들 "월북 사건 유감...한국 사회 경쟁·차별 있지만 인내했어야"


한국의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시설인 '하나원'.

탈북 1년 만에 동부전선 최전방 철책을 넘어 다시 월북한 사건에 미국 내 탈북민들이 안타까움을 표시했습니다. 미국 내 탈북민들은 한국 사회의 경쟁과 차별이 심하지만그래도 인내하고 잘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착의 장점으로는 기회가 많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내 탈북민들은 한국에서 탈북민이 1년 만에 최전방 철책을 넘어 다시 월북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미 연방정부에서 경제학자로 활동하는 갈렙 조 씨입니다.

[녹취: 갈렙 조] “심리적인 고민이 컸을 거라는 데 대해서는 공감하고, 또 한편으로는 굉장히 유감스럽다라고 생각하는 게 조금 더 인내를 가지고 더 기다리며 시간을 가졌더라면, 조금 더 노력했더라면, 지금 당시로서는 알 수 없는 기회들이 많았을 텐데, 나름대로 그런 것들을 모르고 그냥 갔구나 하는 데서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하고요. 분명한 것은 아마 가신 분들의 대부분이 몇 달 내로 후회할 것 같아요.”

한국 언론은 이번에 월북한 탈북민이 생활고를 겪으며 사회에 적응하지 못했다고 전하며, 한국 통일부 자료를 인용해 지난 10년간 최소 30여 명이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사회 경쟁 심하고, 탈북민 차별 해”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이 3만 명을 넘었지만 이들이 한국 사회에 정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탈북민들이 입을 모아 말합니다.

북한과는 비교할 수 없이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입니다.

지난 2009년 탈북해 같은 해 한국에 도착하고 2015년 미국에 유학 온 30대 탈북민 김두현 씨도 4일 VOA에, 한국에서는 탈북민들이 열심히 노력하지 않으면 따라가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두현] “저도 처음에 왔을 때 하루에 12시간 씩 일을 하면서, 물론 육체적인 힘듬도 상당해요. 사실 북한 사람들이 그 정도로 그렇게 한국 사회처럼 일을 안 해봤거든요. 최근 사람들이. 공장 다 문 닫았지. 공장 나가서 할 일이 없거든요. 그리고 사회주의 사회라는게 별로 그렇게 경쟁의식이나 치열함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슬슬 이해하는 그런 문화란 말이에요.”

김두현 씨는 한국 사회의 물질적 풍요로움이나 자유는 다 뒷전으로 밀리고 육체적 고단함이 먼저 밀려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때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조언이 중요하다며, 자신의 경우 미국 사회에 다시 정착하는 데 한국에서 열심히 살았던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남북한이 같은 민족으로 같은 언어를 쓰지만 탈북민들이 한국에서 체감하는 차별이 심하다는 지적도 많이 나왔습니다.

서부 로스앤젤레스에서 자영업을 하는 40대 남성 제임스 리 씨입니다.

[녹취: 제임스 리] “만약 (미국과 한국) 두 곳을 다 살아봤다면 미국 사회가 더 낫다라고 생각할 거라고 생각을 해요. 일단 같은 민족이라고 하는 사람들한테 보이지 않는 차별이 너무 심해요, 거기는요. 가령 내가 직장에 가서 일을 한다 예를 들면요. 다른 사람보다 월급이 낮아요. 그걸 항의하면 나가라 그래요.”

탈북민 유학생으로 미국에서 핵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조셉 한 론스타대학 교수는 4일 VOA에 한국의 경우 탈북민들에게 정착금을 주고 지원을 많이 하지만, 그럼에도 탈북민들이 미국에서 차별을 덜 겪는 것으로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셉 한] “한국은 오히려 정착 제도에 대해서는 뭐가 많잖아요. 정착금도 있고 대학가면 특례도 있고. 좋은 점이 많죠. 미국은 탈북자들 개별적으로 보면 느끼는 차별이 덜 하다고 생각해요. 결국 언어 문제죠. 미국은 다민족 국가이니까. 한국에서는 같은 말이니까 지나가면서 말하는 거로도 차별이라고 느끼고 기분이 대단히 나빠질 수 있잖아요.”

‘기회의 땅’ 미국

한 교수는 학자인 자신에게 있어 미국은 한국보다 기회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셉 한] “제가 물리학자에요. 그런데 한국에서 물리학 박사를 받고 갈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에요. 미국은 대학도 많고 그러니까 교수 자리도 많고 연구원도 자리가 많고. 한국에서 주변에 노벨상 수상자를 만날 수가 없잖아요. 그런데 제 동료 중에 노벨상 수상자도 있고...”

2014년 탈북해 미 중서부에 정착한 김마태 씨도 미국 생활의 장점으로 취업의 기회가 많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탈북민들이 미국이든 한국이든 새로운 사회에 정착할 때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마태] “다른 사회로 갈 때는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하지 않습니까. 사회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를 해야 하는데 그런 경향이 많이 부족해요.”

김마태 씨는 주변의 한국인들이 본인에게 직장을 소개 시켜주는 등 많은 도움을 줘 미국에 잘 정착할 수 있었다며, 자신도 이제 미국에 뒤늦게 온 탈북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갈렙 조 씨도 한국과 미국 중 탈북민에게 어떤 곳이 더 좋다고 말할 수 없고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자신은 미국에 정착하기 위해 최선을 다 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갈렙 조] “미국은 탈북민을 위한 어떠한 특별한 대우나 특별한 차별 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았어요. 처음부터 모든 걸 다시 시작했어요. 한국처럼 정책이 잘 돼 있어서 주거지원금이나 일자리 같은 정책적 지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길게 보면 오히려 좋게 작용한 것이 아닌가. 워낙 처음부터 자립적으로 생활했기 때문에 10년을 두고 봤을 때 자신의 잠재력이 나오는 쪽으로 돼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미국 의회가 2004년 채택한 북한인권법에 근거해 제3국에서 난민 지위를 받아 미국에 입국한 탈북민은 현재 224명입니다.

탈북 난민들은 정착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일정 기간 동안 약간의 현금과 건강보험, 식품구입권 등을 제공받습니다.

또 미국에 정착한 지 1년이 지나면 영구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영주권을 받을 수 있으며, 5년이 지나면 미국 시민권을 받을 수 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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