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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대북 송금 부담 커져...북한 내 생필품 가격 급등, 달러가치 하락 탓


북한 평양의 식료품점 이용객이 물건 값을 치르고 있다. (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북한에 두고 온 가족들에게 생활비를 보내 온 한국 내 탈북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또 송금 브로커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단속 강화로 송금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탈북민 출신으로 한국에서 북한 농업 전문가로 활동 중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1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중국과의 교역이 봉쇄된 이후 한국 내 탈북민들의 송금 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 소장은 신종 코로나 사태 전엔 한 달에 미화로 100달러 정도를 보내면 한 가족이 풍족하게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충희 소장] “쌀값을 기준으로 하면 옛날에 100달러로 쌀 200kg 살 수 있었는데 지금은 100kg밖에 못 사잖아요, 환율이 떨어져서. 여기에 또 뭐가 문제가 있냐 하면 식용기름, 설탕, 맛내기 이것들 가격이 수십배 뛰어 올랐으니까 그걸 다 먹으려면 300~400달러 정도면 이전의 수준에서 생활할 수 있죠.”

조 소장은 신종 코로나 사태 이전엔 자신도 북한의 두 동생에게 해마다 1천달러씩 보냈는데 지금은 2천달러씩 보내고 있다며 돈을 보내는 입장에선 부담이 더 커졌지만 북한 가족들은 오히려 수입이 줄어든 셈이라고 토로했습니다.

북한에서 달러나 위안화 등 주요 외화들의 현재 가치는 신종 코로나 사태 이전의 절반 가까운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입니다.

일본의 북한 전문매체 ‘아시아 프레스’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으로 1달러가 북한 돈 4천7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북한당국의 개입으로 식량과 환율이 인위적으로 통제되고 있지만 주민들의 생활고가 날로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들어 추수한 곡물이 시장에 풀리기 시작하면서 식량가격이 안정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옥수수 가격은 킬로그램당 2천원대 후반으로 또 다시 불안한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조충희 소장은 주민들의 구매력 저하로 쌀과 밀가루 등에 대한 대체품으로 옥수수를 찾는 수요가 커진 탓이라고 전했습니다.

[녹취: 조충희 소장] “4천원에 쌀 사서 소비하는 것 보다 2천원에 옥수수 1kg먹는 게 낫죠. 그러니까 주민들의 구매능력이 떨어지면서 배만 채우면 된다는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니까 옥수수 수요가 많이 올라가고 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국경 지역에서의 외부 사회와의 은밀한 통신이나 돈 거래에 대한 북한 당국의 단속이 심해지면서 위험부담이 커진 브로커들에게 지급하는 송금 수수료도 오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내 탈북민 단체인 탈북자동지회 서재평 사무국장은 한 때 송금액 기준 30% 정도였던 브로커 수수료가 지금은 40~50%까지 올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서재평 사무국장] “작년부터 시작해서 올해까지 북한이 브로커 소탕작전을 보위부, 안전부에서 다 해가지고 그것 했던 사람들이 거의 대다수가 많이 잡혀 들어갔어요. 한 때는 보위부 구류장에 자리가 없을 정도로 전화기 갖고 있거나 브로커들 싹 다 잡았어요.”

한국 내 북한전문매체인 ‘데일리NK’에 따르면 최근 북한 당국이 “중국 손전화 사용자를 마지막 한 사람까지 뿌리 뽑으라”며 소탕 작전을 지시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북한 당국의 도청이나 감청을 피하기 위해 북한 주민들이 사용하는 중국 모바일 메신저 위챗 사용에 대해서도 적발 시 이유를 불문하고 간첩혐의를 적용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내 탈북민들은 어렵사리 송금을 시도하더라도 신종 코로나 사태로 북한 주민들의 국내 이동 통제가 심해지면서 브로커들의 농간 등에 의한 배달 사고 가능성도 매우 높아졌다고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서재평 사무국장은 신종 코로나 사태 전에는 돈 받을 사람이 혜산 등 중국과의 국경지역에 와서 돈을 부친 한국에 있는 탈북민과 직접 통화를 하는 방식으로 수령여부를 확인했지만 지금은 북한 내 주민 이동 통제가 강화돼 브로커들을 믿고 맡겨야 하는 형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서재평 사무국장] “코로나 전엔 상대 돈 받을 사람이 국경에 와서 맞통화하고 돈을 얼마 보내니까 수수료 떼고 얼마를 본인이 쥔다 이런 걸 서로 확인했단 말입니다. 그러면 사람이 직접 왔기 때문에 중간에 사기를 칠 확률이나 배달사고가 날 그럴 확률이 굉장히 적었는데 북에 있는 가족에게 전달됐다 그 다음에 그걸 녹음한 파일이나 편지 그런 수단 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신뢰할 수가 없는 거에요.”

조충희 소장은 이런 사정들로 탈북민들은 돈을 보내자니 제대로전달됐는 지 불안하고 안 보내자니 가족들의 어려운 살림이 눈에 밟혀 마음 고생이 심하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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