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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 우주발사체 '누리호' 목표 고도 도달...위성 안착엔 실패


한국의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엔진 시험발사체를 지난 2018년 쏴올리고 있다. (자료사진)
한국의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엔진 시험발사체를 지난 2018년 쏴올리고 있다. (자료사진)

한국이 자체기술로 처음 개발한 발사체 ‘누리호’가 21일 우주로 발사돼 목표 고도에 이르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 실패해 미완의 과제로 남게 됐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1일 오후 5시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발사됐습니다.

발사 후 약 16분 만에 더미 위성으로 불리는 모사체 위성 분리에 성공했지만 더미 위성의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습니다.

누리호는 발사 후 127초가 지난 오후 5시 2분께 고도 59㎞에서 1단 엔진이 분리됐습니다.

오후 5시 4분에는 누리호에 탑재된 더미 위성을 보호하는 덮개인 페어링이 분리됐고, 같은 시각 2단 엔진 정지가 확인됐으며 3단 엔진 점화도 확인됐습니다.

오후 5시 6분 누리호는 비행고도 500㎞를 돌파했고 5시 8분에는 비행고도 600㎞를 돌파했습니다.

오후 5시 12분에는 누리호 3단 엔진 정지가 확인됐고 5시 15분에는 더미 위성이 정상 분리되면서 비행 절차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하지만 더미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나로우주센터를 찾아 발사를 참관한 뒤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한국 대통령] “발사관제로부터 이륙, 공중에서 벌어지는 두 차례 엔진 점화와 로켓 분리, 페어링과 더미 위성 분리까지 차질없이 이루어졌습니다. 다만 더미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 미완의 과제로 남았습니다.”

문 대통령은 “발사체를 우주 700㎞ 고도까지 올려보낸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며 우주에 가까이 다가간 것”이라며 “부족했던 부분을 점검해 보완하면 내년 5월에 있을 두 번째 발사에서는 반드시 완벽한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누리호는 11년 7개월간의 오랜 개발 기간이 걸리고 37만개의 부품으로 이뤄진, 한국이 자체 개발한 첫 우주발사체입니다.

총 길이 47.2m, 중량 200t의 매우 복잡한 구조물로 각각 추력이 75t급인 액체엔진 4기가 ‘클러스터링’으로 묶여 있는 1단부, 추력 75t급 액체엔진 하나가 달린 2단부, 추력 7t급 액체엔진이 달린 3단부로 구성돼 있습니다.

누리호의 심장에 해당하는 엔진은 설계와 제작, 시험 등 개발 전 과정을 한국 연구진과 기업이 맡아 완성했습니다.

누리호 부피의 약 80%를 차지하는 탱크 역시 모두 한국 자체 기술로 만들어졌습니다.

누리호 발사는 한국이 세계 우주강국에 들어설 가능성에 한층 가까이 다가서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입니다.

한국은 인공위성을 독자기술로 만들고 있지만 이 위성을 우주로 보내는 발사체 개발은 해외 기술에 의존해왔습니다.

이번에 비록 위성의 궤도 안착엔 실패했지만 한국은 위성을 자력 발사할 수 있는 나라로의 진입에 성큼 다가서게 됐습니다.

현재 1t이 넘는 실용급 위성을 자체적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유럽과 중국, 일본, 인도 등 6개국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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