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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일 총리 "납북자 문제, 김정은과 직접 협상 원해"...전문가들 "일본인에 중요한 문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4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했다.

일본 신임 총리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협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미국의 일본 전문가들은 신임 총리가 전임 총리들과 비슷한 대북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특히 납치 문제는 일본 국민들이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의 제100대 총리로 선출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는 4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기시다 총리] 일본어

기시다 총리는 “납북 피해자 가족들의 고령화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며 “강력한 결의로 (납북자) 문제 해결에 계속 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모든 일본인 납북자들이 최대한 빨리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조건 없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마주할 각오”라며 북한의 정치 체제를 고려할 때 최고 지도자와 직접 만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시다, 아베·스가 대북 정책 기조 유지할 듯”

제임스 줌월트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는 4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기시다 총리가 첫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언급한 데 대해 “납북자들의 운명에 관심을 쏟고 있으며 그들을 돕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것이라는 의지를 나타내고자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줌월트 차관보] “He wants to show people that he will do anything he can to try and resolve the issue. As you know this issue resonates with the Japanese because they feel great sympathy for the families of the people who were abducted.”

줌월트 차관보는 “납북자 문제가 일본인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는 이유는 일본인들이 납북 피해자 가족들에게 큰 동정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고토 시호코 윌슨센터 동북아시아 선임연구원도 납북자 문제는 “일본 대중이 매우 공감하는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에 여전히 남아있는 일본인 납치 피해자들의 고통에 대해 계속 큰 우려가 있고, 기시다 정부도 이 부분에 집중하고자 한다”는 것입니다.

고토 연구원은 북한 문제를 비롯해 기시다 정권의 외교.안보 정책은 아베 전 총리의 노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고토 연구원] “When you look at the lineup of the Japanese cabinet under the prime minister Kishida, the foreign minister and the defense minister are the same from prime minister Suga. And both had very strong relations with the prior prime minister Abe. So we’re seeing a continuum essentially not simply of the Suga administration but also the Abe administration. Yes, we’re going to see a continuum for the Japanese government moving forward when it comes to N Korea.”

고토 연구원은 전임 스가 정권의 국방장관과 외교장관이 기시다 내각에서 유임됐다며, 이들은 아베 전 총리와도 깊은 유대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북 정책에 있어서도 일본 정부의 접근법에 연속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7월 일본을 방문한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이 일본인 납북 피해자 요코다 메구미의 모친 요코다 사키에와 인사하고 있다. 출처=국무부 부장관 트위터
지난 7월 일본을 방문한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이 일본인 납북 피해자 요코다 메구미의 모친 요코다 사키에와 인사하고 있다. 출처=국무부 부장관 트위터

아베·스가, 북일 정상회담 의사 거듭 밝혀

전임인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아베 신조 총리도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김 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나겠다는 의사를 여러 번 밝혔습니다.

아베 전 총리는 2018년 제1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언론 인터뷰와 연설을 통해 북일 정상회담 추진 의사를 밝혔습니다.

특히 일본 정부는 2018년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서 북일 회동을 검토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됐지만, 김 위원장은 이 포럼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아베 전 총리는 당시 동방경제포럼 기조연설에서 “흔들림 없는 자세로 접근하겠다”며 북일 정상회담을 적극 추진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녹취: 아베 전 총리] 일본어

아베 전 총리는 “나도 상호불신이라는 껍질을 깨고 한걸음 나아가 종국에는 김정은 위원장과 마주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당장 북일 정상회담에 관해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정상회담은 납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회담이 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2020년 9월 취임한 스가 전 총리도 취임 직후부터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만나겠다고 거듭 밝혔으며, 지난해 유엔 총회 연설에서도 이를 강조했습니다.

[녹취: 스가 전 총리] 일본어

스가 전 총리는 “조건을 붙이지 않고 김 위원장과 만날 용의가 있다”며 “북일 간 성과 있는 관계를 수립해 가는 것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정부, 납북자 문제 해결 지지할 것”

전문가들은 전임 트럼프 정부에 이어 바이든 정부도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줌월트 전 차관보] “I think the Biden administration acknowledges that this issue is important for Japan and we want to support Japan in this effort.”

줌월트 전 차관보는 “바이든 정부도 이 문제가 일본에 중요한 문제라는 점을 인식하고 일본을 지지하길 원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고토 연구원은 “인도주의 문제가 바이든 정부의 원동력(driving force)이라는 점에서 일본인 납북자 문제도 바이든 정부가 집중하는 문제들에 부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고토 연구원] “Certainly humanitarian issues is one of the issues that is a driving force for the Biden administration. And this issue of the abductees is something that would be in line with some of the issues that the Biden administration is focused on. I would expect the Biden administration would want to be supportive of Japan on the issue.”

고토 연구원은 바이든 정부가 납북자 문제와 관련해 일본을 지지하길 원할 것으로 본다며, 일본은 계속 미국에 공개적인 지지 의사를 밝혀줄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납치 문제 이미 해결...적대정책 폐기해야”

북한은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스가 전 총리와 아베 전 총리의 대북 정책을 비난하며 후임 총리가 답습하지 말 것을 경고했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9월 23일 홈페이지에 개인 명의의 글을 싣고 “스가와 선임자인 아베는 우리 성의와 노력에 의해 이미 다 해결된 납치 문제를 어떻게 하나 부활시켜 저들의 정치적 목적 실현에 악용하기 위해 거짓과 기만으로 민심을 회유하는 데 몰두해 왔다”며 “스가와 아베는 공모해 북일 관계를 최악의 상태로 몰아넣은 장본인의 하나”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그 누가 권력의 자리에 올라앉든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매달린다면 얻을 것은 비참한 참패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이어 26일에도 납치 문제 등을 언급한 스가 전 총리의 유엔총회 연설을 비난하며 “앞으로도 아베나 스가는 물론 일본에서 다음기 수상으로 누가되든 선임자들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답습하려는 정치가들과는 아예 상종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일본인 납북자 문제는 이미 해결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일본 정부가 공식 인정한 납북자는 모두 17명으로, 이 가운데 5명이 지난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간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일본으로 돌아왔습니다.

북한은 나머지 12명에 대해서는 8명은 이미 숨졌고, 다른 4명은 당초 북한에 온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측은 이 같은 북한의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며 전면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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