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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인프라투자 홍보…의회 습격 '특별조사위' 추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 위스콘신주 라크로스에서 인프라 투자 사업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 위스콘신주 라크로스에서 인프라 투자 사업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정부가 추진하는 사회 기간시설(infrastructureㆍ인프라) 현대화 사업은 “한 세대의 투자”라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했습니다. 근로 가구와 중산층 가정이 골고루 혜택을 볼 것이라며, 여론의 지지를 호소했는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의사당 습격 사건 조사를 위한 의회 내 특별 위원회 구성 방안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공개했습니다. 이어서, 대도시 집값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 이야기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인프라 사업에 관해 언급했군요?

기자) 네. 인프라 현대화 사업은 “양질의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해 낼 한 세대의 투자(generational investment)”라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29일 강조했습니다. 이날 위스콘신주 라크로스 교통공사를 찾아 이런 주제로 연설했는데요. 근로 가구와 중산층 가정에 골고루 혜택이 돌아갈 뿐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미국의 위상을 지키는 데도 중요한 사업이라며 여론의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인프라 사업이 국제 사회와 어떤 관련이 있는 겁니까?

기자) 미국의 인프라는 지은 지 오래된 반면, 신흥 경제개발국들은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바이든 대통령이 지적했습니다. 특히 중국과의 경쟁을 강조했는데요. “인프라(현대화 사업)에 관해서, 중국이 우리(미국)를 한참 앞질러 나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미국이 인프라에 크게 투자해야, “21세기에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위치”를 지킬 것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인프라를 현대화하는 게 21세기 국가 경쟁력에 직결된다는 이야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주민 생활의 질을 향상하는 문제와도 연결된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강조했는데요. 교통 체증으로 인한 불필요한 시간과 연료 소비로, 미국인 한 명당 평균 한 해 1천 달러 이상 “보이지 않는 세금”을 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교량이 좁고, 도로 유지보수가 제대로 되지 않은 탓에 교통체증 속에 (자동차 안에) 앉아 시간을 낭비”한 경험이 누구나 있지 않느냐고 바이든 대통령은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주민들이 생활 속에서 직접 느낄 수 있는 혜택이 있단 말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날(29일)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한 위스콘신에서만, 교량 약 980개를 보수하고 3천100km가 넘는 고속도로 구간을 손질하게 될 것이라고 백악관이 설명했는데요. 위스콘신주 라크로스 일대에는 중ㆍ저소득층 주민들을 중심으로 제조업 근로 가구가 다수 거주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는 목적은 뭡니까?

기자) 경기 부양과 일자리 창출 효과를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했습니다. 인프라 투자사업이 실현되면 “거대하고 지속가능한 경제 호황의 토대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특히 미국 곳곳에서 관련 공사 등이 벌어지면서, 급여 수준이 높은 일자리들이 생길 것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덧붙였습니다. 새로 생기는 일자리의 90%는 대학 학위가 필요 없는 직위들이 될 것이라고 백악관이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는 이런 계획에 어떤 평가가 나옵니까?

기자) 정부가 기대하는 대로, 긍정적 효과가 충분히 예상된다는 최신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경영학으로 유명한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Wharton School)’이 발표한 사항인데요. 최근 민주-공화 주요 상원의원 21명이 마련한 인프라 투자 합의안이 실현되면, 2050년까지 국가 부채를 0.9% 낮추고, 경제력을 가늠하는 국내총생산(GDP)을 0.1%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이 사업을 실행하려면, 어떤 절차가 남아있습니까?

기자) 의회에서 근거 입법을 진행해야 합니다. 하지만 야당인 공화당의 반대가 완강해서, 성사되지 못하고 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인프라 투자 사업을 처음 제안한 지난 3월 말 이후 약 석 달이 되도록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전 상원의 민주-공화 양당 중도파 의원들이 타협안을 도출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4일 백악관에서 해당 의원들을 만난 뒤 지지 의사를 밝히고 협상 타결을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상원의 중도파 의원들이 어떤 방식으로 타협한 겁니까?

기자) 총액 규모를 크게 줄였습니다. 1조 2천억 달러 수준인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당초 제안한 2조 3천억 달러에서, 절반가량으로 축소됐습니다. 재정 부담에 관한 공화당의 우려를 반영한 건데요. 도로, 교량, 항만, 공항을 비롯한 ‘전통적 인프라’에 투자할 금액 등을 남기고, 그 밖에 전기자동차 관련 항목과 광역 인터넷 통신망 사업을 포함했습니다.

진행자) 총액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면, 빠진 항목들은 어떤 겁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 제안에 들어있던 ‘인적 인프라(human infrastructure)’ 부문은 제외됐습니다. 보육 시설과 노약자ㆍ장애인 지원 사업, 그리고 친환경 에너지 설비 같은 항목들인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 부분을 별도 법안으로 만들어 처리해줄 것을 의회에 요구했습니다.

지난 1월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연방 의사당을 난입했다.
지난 1월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연방 의사당을 난입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의사당 습격 사건 조사를 위한 특별 위원회 구성 방안을 하원의장이 내놨다고요?

기자) 네. 지난 1월 발생한 연방 의사당 습격 사건의 진상을 밝힐 특별위원회(select committee) 구성안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28일 공개했습니다. 이번 주 본회의에서 표결할 예정인데요. 앞서 민주당이 추진한 ‘독립 조사 위원회(independent commission)’ 조직이 무산된 데 대한 후속 조치입니다.

진행자) 우선, 의사당 습격 사건이 어떤 일이었는지 되짚어 보고 넘어가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회에 난입해, 대선 결과 인증을 방해한 사건입니다. 지난 1월 6일 의사당에서는 상ㆍ하원 합동회의를 통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당선인으로 선포하는 절차를 밟고 있었는데요. 갑작스러운 시위대 습격으로 의원들이 전원 대피하는 소동이 일었고요. 경찰관을 비롯한 다섯 명이 목숨을 잃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치 역사에서 주목할 사건이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의사당 경계망이 난입에 뚫린, 근대 미국 역사에서 유례없는 사건으로 기록됐는데요. 지지자들에게 워싱턴 D.C.로 모이라고 호소하고, 당일 집회에 나서 연설한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게 ‘내란 선동’ 혐의로 탄핵 소추가 진행됐습니다. 하원에서는 가결됐지만, 상원에서 최종 기각됐는데요. 가담자 등에 대해 법무부가 진행하는 사법처리 절차와 별개로, 민주당 측은 심층적인 진상 조사를 요구했습니다. 책임 소재 등을 규명하고, 재발을 방지하자는 목적입니다.

진행자) 앞서 무산된 ‘독립 조사 위원회’는 어떤 조직이었나요?

기자) 지난 9.11 테러 이후 발족한 진상조사위원회를 본 떠 구상한 조직이었습니다. 의회의 통제를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조사 활동을 벌이도록 했는데요. 전문가 중심으로 활동한 뒤,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도록 했습니다. 하원에서 근거 입법을 가결했지만, 상원에서는 공화당의 반대로 관련 법안이 부결됐는데요. 상임위원회 조사로 충분하다는 게 공화당의 입장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에 추진하는 ‘특별위원회’는 어떻게 다른 겁니까?

기자) 기존 상임 위원회를 기반으로, 특정 사안을 다룰 임시 조직을 의회 내에 설치하는 겁니다. 지난 2012년 ‘벵가지 사태’에 관한 선례가 있는데요. 바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이 무장 조직의 공격을 받은 사건을 담당했습니다. 공화당 주도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진상 조사 활동을 벌였습니다.

진행자) 펠로시 하원의장이 내놓은 의사당 습격 사건 조사 특별위원회 구성안, 어떤 내용인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기자) 총 열세 명으로 구성되고요. 위원장을 포함한 위원 지명 권한은 펠로시 의장이 갖도록 했습니다. 그중에서 다섯 명은 “소수당 대표의 의견을 들어” 선정한다고 명시했는데요.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대표가 다섯 명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럼 민주당 몫이 여덟 명인데요. 그 안에도 공화당 의원이 들어갈 수 있도록 펠로시 의장이 고려 중이라고 보좌진 측이 언론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몫에 공화당 의원을 지명할 수도 있다, 왜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겁니까?

기자) 리즈 체니 의원을 염두에 둔 것으로 NBC를 비롯한 주요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체니 의원은 공화당 내 대표적 ‘반트럼프’ 인사인데요. 트럼프 당시 대통령 탄핵안이 하원에서 가결됐을 때, 공화당에서 찬성표를 던진 열 명 중의 한 명이었습니다. 공화당 의원총회 의장직을 맡을 정도로 당내 위상이 높았는데요. 얼마 전 불신임을 받아 지도부에서 퇴출됐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년 중간선거에서 체니 의원에 대한 낙선 운동을 공언한 상태입니다.

지난 23일 미국 일리노이주 노스브룩에 신축 주택 판매 안내문이 걸려있다.
지난 23일 미국 일리노이주 노스브룩에 신축 주택 판매 안내문이 걸려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대도시 집값이 빠르게 오르는 중이라고요?

기자) 네. 대도시 집값 상승 속도가 30여 년 만에 최고 추세입니다. 20개 광역 대도시권의 주택 평균 가격이 지난 4월까지 1년 동안 14.6% 오른 것으로, 29일 공개된 시장 조사기관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자료에 나타났는데요. 전달에 13.3%를 기록한 연간 상승률을 한 달 만에 깼습니다.

진행자) 전달 기록을 한 달 만에 깼는데, 이게 또한 30여 년 만에 최고인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관련 조사를 시작한 게 지난 1987년인데요. 이번보다 높은 상승률이 나온 적이 없습니다. 특히 애리조나주 피닉스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워싱턴주 시애틀 일대는 1년 만에 20% 이상 집값이 올랐는데요.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텍사스주 댈러스, 콜로라도주 덴버도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1년 만에 20% 이상 오른 지역이 세 곳이나 있네요. 이렇게 집값이 상승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집을 팔려고 내놓거나 신축 매물이 나오면, 시장에 머무는 기간이 그리 길지 않고, 신속하게 거래가 성사되고 있는 건데요. “예전 같으면 판매하기 힘들었던 물건도 요즘엔 리스팅(매도 의향 표시) 몇 주 만에 대부분 팔려나간다”고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 부동산 전문가인 김지연 씨가 이날(29일) 저희 VOA에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물량이 부족하단 건, 그만큼 집을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지금이 주택 구매 희망자들에게 더없이 좋은 환경이기 때문인데요.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1년 넘도록 기준 금리를 ‘제로(zeroㆍ0)’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모기지’ 이율이 기록적으로 낮은 상태입니다. 그런데 조만간 모기지 이율이 올라갈 것이라는 시장 관측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모기지(mortgage)’는 어떤 제도인가요?

기자) 주택 구매 대출을 말합니다. 보통 미국 사람들은 집을 살 때, 20% 정도 자기 돈을 내고, 나머지는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매월 갚아나가는 방식을 택하는데요. 그 대출금을 갚을 때 내는 이자가 크게 줄어든 겁니다. 이율이 다시 올라가기 전에 집을 사놓자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주택 시장 전반에 수요가 커진 겁니다.

진행자) 모기지 이율이 조만간 올라갈 거라는 관측의 근거는 뭔가요?

기자) 최근 연준이 기준 금리 인상 예상 시점을 1년 이상 앞당겼기 때문입니다. 2023년 말까지 단기 금리를 두 차례 인상할 수 있다고 지난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보고서에서 전망했는데요. 이전의 입장은 2024년까지 금리 인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진행자) 현재 이자율이 낮은 것 외에, 집값이 빠르게 오르는 또 다른 이유가 있나요?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의 영향도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팬데믹 발발 이후 기존 주거지를 정리하고 이사하는 사람이 많아졌는데요. 직장들이 재택근무를 확대하고 학교들은 원격 수업을 실시하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택의 중요성이 이전보다 커진 건데요. 출퇴근 편의성 때문에 도심에 살던 사람들이, 주거 환경이 좋은 교외에 집을 사서 이주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주택에 대한 개념이 코로나 사태 이전과는 좀 달라졌다고 볼 수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부모의 재택근무와 자녀의 원격 수업을 동시에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을 주거지 내에 확보하는 게 중요해진 건데요. 다만, 최근 주택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은 이런 이사 수요보다는 모기지 이자율 변동 전망과 관련이 더 크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짚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렇게 집값이 올라가면 집을 가진 사람 입장에선 좋을지 몰라도, 원하는 사람들의 주택 구매가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당국이 주택 시장 과열에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연준이 매달 400억 달러씩 매입하는 주택저당증권(MBS) 규모를 줄이는 쪽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28일 보도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연준은 제로 금리와 함께, 시중에 돈을 푸는 ‘양적 완화’를 단행했는데요. 그 결과, 막대한 양의 MBS를 사들이면서 모기지 금리가 더욱 억제되고 집값 급등을 부추긴다고 최근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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