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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정무국회의 첫 공개...'코로나 봉쇄' 개성에 특별 지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무국회의를 주재했다고 관영매체들이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재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무국 회의가 북한 매체를 통해 처음 공개됐습니다. 회의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와 관련한 민생 현안이 다뤄졌는데요, 안팎의 어려움 속에서 ‘애민지도자’로서의 리더십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5일 열린 정무국 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봉쇄된 개성에 식량과 생활비를 특별지원하기로 했다고 6일 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정무국 회의에서 국가최대비상체제의 요구에 따라 봉쇄된 개성시 인민들의 생활안정을 위해 식량과 생활보장금을 당 중앙이 특별지원할 데 대한 문제를 토의 결정했고 이와 관련한 긴급조치들을 취할 것을 해당부문에 지시했습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달 24일 개성으로 월북한 한국 내 탈북민의 신종 코로나 감염이 의심된다며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전환하고 특별경보를 발령하면서 개성시를 완전 봉쇄했습니다.

정무국 회의에선 또 노동당 내 신규 부서 설치와 인사 시스템 개선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습니다.

정무국은 당 중앙위 부서를 담당하는 부위원장들을 중심으로 지난 2016년 노동당 7차 대회에서 신설된 조직입니다.

이전엔 당 비서 직제에 따라 비서국으로 운영됐다가 부위원장 직제로 바뀌면서 정무국이라는 새 이름을 갖게 된 겁니다.

북한 매체들이 정무국 회의 내용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김정은 집권 이후 당 중심의 국정운영과 정책결정 절차를 중시하는 보통국가로의 이미지 쇄신 노력의 일환이라는 분석입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북한연구실장은 정무국 회의가 당 정치국 회의나 확대회의와는 달리 측근들과의 소규모 회의이고, 이를 통해 민생 현안들을 다루는 모습을 노출함으로써 김 위원장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를 높이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홍민 실장] “당이 상당히 체계적인 회의체 운영을 통해서 지금의 방역에 대비하고 있다, 이런 것을 보여주는 차원에서 정무국을 공개하는 것은 상당히 의도적으로 공개했다, 이렇게 볼 수 있고 결정은 아니지만 어쨌든 협의하는 모습을 정무국이라는 소규모 회의를 통해서 계속적, 반복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게 가능하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유용하게 활용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황일도 교수는 미국과의 협상이 교착상태에 놓여 있고 한국과의 대화협력에도 선을 분명히 그은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내부 결속에 집중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황 교수는 자력갱생 노선을 천명했지만 대북 제재와 신종 코로나 사태와 함께 최근 장마로 인한 피해까지 겹치면서 애민 지도자로서의 행보를 주민들에게 부각시켜야 할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황일도 교수] “일반 주민들 입장에선 언제까지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런 민심 이반이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서 김정은 지도자가 또는 당과 국가가 얼마나 주민들 삶을 개선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가 라는 것을 열심히 과시할 필요가 있는 것이죠.”

홍민 실장은 이번 회의에서 신종 코로나 사태와 관련한 개성시 지원 방안이 다뤄진 데 대해선, 민생을 위협하는 당면한 최대 현안으로서 이를 단속하고 관리하는 김 위원장의 리더십을 돋보이게 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 국가전략연구원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은 탈북민 월북 사건 이후 북한이 지속적으로 개성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를 제기하는 배경엔 경우에 따라 한국 책임론을 꺼내 들기 위한 정치적 계산이 들어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황일도 교수] “계속해서 개성 방역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탈북자 월북에 따른 코로나 확산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고 북한 내 코로나가 확산됐을 경우 그것을 한국 책임으로 전가시키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고 봐야죠.”

한편 이번 회의에는 정무국 성원들인 박봉주와 리병철, 리일환, 최휘, 김덕훈, 박태성, 김영철, 김형준 당 부위원장과 노동당 내 주요 부서 간부들이 참석했습니다.

또 조용원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리만건 전 조직지도부장도 배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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