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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뉴스] “북한 경제 계획…‘비핵화·개방’ 없인 한계”


[VOA 뉴스] “북한 경제 계획…‘비핵화·개방’ 없인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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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김정은 위원장 주재로 열린 전원회의를 통해 경제성장 목표 달성에 미진했다면서 내년 초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김정은식 경제 발전 계획 실패를 인정하면서 새로운 경제 계획을 제시하겠다는 것인데, 북한의 핵-경제 병진노선 고수와 국제 관계를 도외시한 자력갱생 구호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012년 4월 집권 후 첫 공개연설을 통해 인민이 더 이상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도록 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김정은 / 북한 국무위원장 (2012년 4월)

“우리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하며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게 하자는 것이 우리 당의 확고한 결심입니다.”

그리고 지난 2016년, 36년 만에 개최한 7차 당대회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야심 차게 발표했습니다.

사회주의 경제 체제의 핵심인 계획경제 구조를 복원해 인민 생활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한 겁니다.

김정은 / 북한 국무위원장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목표는 인민 경제 전반을 활성화하고 경제 부문 사이 균형을 보장하여 나라의 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이후 5개년 전략은 북한 경제의 최대 과업이자 핵심 의제로 부상했고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을 강조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이를 위해 전력과 석탄, 금속, 철도운수 등 4대 선행부문과 농·수산업·경공업, 대외 경제관계 등 각 부문별 과제를 제시하고 개선을 독려했습니다.

특히 발전소 보수와 건설, 송배전망 개건보수 등 전력 문제 해결을 선결 조건으로 강조하고, 합영·합작을 통한 주체적 무역구조 개선과 경제개발구 확대, 관광사업 증진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북한의 경제 성적표는 처참합니다.

한국 통계청 자료를 보면 김 위원장이 최대 과제로 강조했던 발전전력량은 2018년 기준 249억 kWh로 1990년의 277억 kWh를 밑도는 등 4대 선행부문 대부분이 20~30년 전과 비교해 진전이 없거나 더 퇴보했습니다.

북한의 수출액 역시 지난해 2억 6천 100만 달러를 기록해 4년 전 기록한 45억 달러의 17분의 1로 줄었고, 올해 상반기 북중 전체 교역액은 4억 1천 200만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67% 급감했다고 한국무역협회가 밝혔습니다.

국제 경제분석 컨설팅 업체인 ‘피치솔루션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의 올해 경제 성장률이 수백만명이 굶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고난의 행군 시기, 1997년에 기록한 -6.5%보다 더 낮은 -8.5%를 기록해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전원회의에서 예상치 못했던 불가피한 도전과 주·객관적 환경을 전원회의 결정서에는 혹독한 대내외 정세의 지속, 다시 말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상황과 코로나 여파, 그리고 연이은 대형 홍수 사태를 언급했지만, 전문가들의 분석은 다릅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북한의 핵무력 고수에 따른 제재 장기화와 국제 추세와 동떨어진 사회주의식 자립 경제 체제를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브래들리 뱁슨 / 전 세계은행 고문

“김정은 위원장은 2017년에 자신의 도발적인 군사정책으로 큰 대가를 치렀습니다. 경제 발전이 최우선 과제라고 제시했지만 그런 노력을 지속할 수 없었습니다.”

또 북한의 핵무력 고수는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를 촉발해 무역의 발목을 잡았고, 4대 선행부문은 투자 없이 구호만 요란했으며, 자원 투입은 누가 이익을 챙기는지조차 모르는 고질적인 계획·통제 경제가 계속 이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석진 / 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국내 자원에만 의존하려고 하면 더이상의 발전은 없고 현상유지 밖에 못하는 거죠. 그러니까 자력갱생 자력으로 제재를 돌파한다는 것은 발전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 그냥 겨우겨우 살아가는 정도밖에 안 되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면서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이 진정돼 북중 국경이 다시 열리더라도 비핵화와 실질적인 개혁·개방 조치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북한의 차기 5개년 계획의 성과도 거두기 어렵다고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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