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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52H 핵 투하 임무 종료"…"대북 억지력 영향 없어"


미 공군 B-52H 전략폭격기가 괌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미 공군 B-52H 전략폭격기가 괌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미국의 초대형 전략폭격기 B-52H가 핵폭탄 투하 임무를 종료하고, 사거리 1천km 핵 순항미사일 발사 임무만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사시 핵 전략자산으로서의 역할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김시영 기자입니다.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는 최근 발간한 ‘핵 정책 뉴스’를 통해, 미 과학자연맹이 B-52H 전략폭격기의 전략핵 관련 임무가 변경된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CSIS는 군사전문 매체인 ‘교전(War-Zone)’지를 인용해 B-52H폭격기의 자유낙하식 핵폭탄 투하 임무가 2019년 9월부로 종료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B-52H 폭격기는 미군의 장거리 원격 프로그램 LSRO 의 일환으로 개발 중인 신형 미사일이 배치될 때까지 핵 임무와 관련해 사거리 1,100km의 크루즈 순항미사일(AGM-86B) 발사 만을 맡기로 임무가 조정됐다고 전했습니다.

고고도 자유낙하 폭격 임무에 특화된 B-52H폭격기는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당시 비무장지대 현장 상공에서 50미터 길이의 검은 동체를 드러내며 위협 비행을 해 북한을 압박한 바 있습니다.

B-52H는 최대 220t의 기체를 F-16전투기 엔진 8대 분량의 출력으로 체공시키면서도 약 15,000km의 거리를 급유 없이 비행할 수 있어, ‘성층권의 요새’로 불립니다.

특히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SLBM과 함께 미국의 핵 억지력 3축에 속하는 전략자산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평양 시내 폭격에 동원됐던 B-29 폭격기는 B-52계열 폭격기 설계에 바탕이 됐고, 북한에게 B-52H 폭격기는 그 자체로 상징적인 위협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6일 VOA에, 미국은 오래 전부터 북한에 모종의 신호를 보내는 용도로 B-52H를 사용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영공 바깥에서의 근접비행으로도 충분한 위협 효과를 내왔다는 겁니다.

[녹취: 브루스 베넷 /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The U.S. in peacetime does not expect North Korea is going to shoot it down unless it goes over North Korean territory. But it still brings the B-52, or it has an occasion, close to what would be North Korean airspace, so that the North Koreans can see it and worry about it. So that's been a tactic of the peace time.”

베넷 선임연구원은 B-52 폭격기의 거대한 기체는 북한의 대공 사격에 취약하다며, 원거리 핵 순항미사일 임무로의 전환은 전략자산 보호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버나드 샴포 전 주한 미 8군 사령관은 북한이 인식하는 미국의 군사 역량에는 B-52H만 있는 게 아니라며, 단지 임무 형태가 바뀐다고 해서 미국의 대북 억지력에 영향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버나드 샴포 / 전 미 8군 사령관] “Even if they change the capability on the B-52, they can still present the B-52 if they if they desire but there. There are other capabilities I won't get into that, that the North Korea knows has are part of the extended deterrence. And so the bottom line is, I don't think there's any impact.”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도 VOA에, 전략적 가치 측면에서B-52H 폭격기는 여전히 큰 잠재력과 역량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임무 전환으로 “북한의 통합대공방어망의 사정권 바깥에서 북한 내부 어느 곳이든 안정적으로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VOA뉴스 김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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