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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남북경협으로 미북대화, 제재면제 촉진 어려워"


14일 서울역에 설치된 TV에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이 중계되고 있다.
14일 서울역에 설치된 TV에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이 중계되고 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 협력 강화가 미-북 대화와 제재 면제를 촉진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그 보다는 제재 면제와 예외 조치가 남북 협력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남북 협력이 미-북 대화를 촉진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국제전략연구소 IISS 연구원은 문 대통령의 발언이 “현실적이지 않다”며, 남북 협력과 미-북 대화는 별개의 궤도로 움직이며 연계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평화연구소의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도 “문 대통령이 남북 협력의 영향을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프랭크 엄] “What is required at the moment is greater flexibility between both sides of N Korea and the US and S Korea doesn’t play a big role in that.”

엄 연구원은 “지금 상황에서는 미국과 북한 모두 유연성을 더 보여야 진전을 낼 수 있으며, 한국은 이 때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한국이 북한과의 협력에서 여러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미-북 대화를 촉진하는 효과는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애틀란틱 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도 “2017년 초부터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과 모든 종류의 협력을 제안했지만, 아무런 실질적 성과가 없었다”며 “북한은 이미 문 대통령의 가치가 없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남북 협력이 대북 제재 일부 면제와 예외 조치를 인정하는 것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넓힐 수 있다는 문 대통령의 구상에도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견해를 밝혔습니다.

미국평화연구소의 프랭크 엄 연구원은 대북 제재 면제와 예외 조치가 남북 협력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반대 논리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또 문 대통령이 제시한 ‘접경 지역 협력’과 ‘스포츠 교류’는 괜찮지만, 앞서 신년사에서 밝힌 ‘개성공단 재개’와 같이 북한에 상당한 현금이 유입되는 협력 사업은 미국이 반대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애틀란틱 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연구원은 북한의 최근 태도에 비춰볼 때 문 대통령의 남북 협력 제안은 섣부르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로버트 매닝] “He also talked about trying to reopen Gaeseong Industrial Zone. We just saw Kim Jongun rip up the Kumgang mountain resort and made a point of saying he doing it himself. He doesn’t need any S Korean participation. So it’s unclear to me why in the face of that President Moon is playing the supplicant”

매닝 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금강산 관광지구의 한국 시설들을 철거하고 북한 단독으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문 대통령이 왜 북한에 간청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피츠패트릭 연구원은 미-북 비핵화 협상이 진전을 낼 경우 남북 협력과 관련한 제재 완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마크 피츠패트릭] “I don’t think there’s grave concern about fissure because President Moon is being very cautious about seeking cooperation from the US not making demands and not talking about it in a way that implies a big difference with the US. He’s trying to persuade the US”

피츠패트릭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 사이 균열에 대한 우려는 없다며, “문 대통령은 매우 조심스럽게 미국으로부터 협력을 구하고 있으며, 미국과 크게 다른 생각은 표출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평화연구소의 프랭크 엄 연구원은 문 대통령이 남북 협력을 통해 일부 제재 면제와 예외를 기대하기 보다는, 미국 정부에 보다 직접적으로 대북 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편이 더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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