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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군사전문가 벡톨 교수] "북한 미사일 확산, ICBM급으로 진화 중…이란과 한 축"


이란이 지난 2009년 9월 샤하브-3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했다. 샤하브-3는 북한 노동 1호 미사일에 기반해 개발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기술 협력이 중단거리 기종을 넘어 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로 이어지고 있다고 미국의 군사 전문가가 지적했습니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분석관과 국방부 선임 동북아 정보분석관을 지낸 브루스 벡톨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이 모든 미사일 기술을 이란에 넘기고 관련 시설과 사후 지원을 제공한 증거는 충분하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무기 판매를 추적해 2018년 저서(North Korean Military Proliferation in the Middle East and Africa)로 발간한 벡톨 교수는 북한의 미사일 확산이 중동을 거쳐 미국을 직접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벡톨 교수를 백성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과 이란의 무기거래 실태에 대한 연구 결과를 여러 차례 발표하셨는데요. 이란의 미군기지 공격에 북한 미사일 기술이 적용됐다는 관측이 그 동안의 조사와 일치합니까?

브루스 벡톨 미국 앤젤로주립대 교수 (사진제공=벡톨 교수 홈페이지)
브루스 벡톨 미국 앤젤로주립대 교수 (사진제공=벡톨 교수 홈페이지)

브루스 벡톨)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발사한 미사일 기종은 ‘파테-313’과 ‘키암’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파테는 여러 면에서 중국의 기술 지원을 받은 미사일입니다만, 키암은 파테보다 사거리가 다소 길고, 북한의 스커드-C 미사일의 개량 기종이 맞습니다.

기자) 이번 공격을 계기로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커넥션이 주목받았습니다만, 두 나라의 미사일 협력 역사는 상당히 길죠?

브루스 벡톨) 북한이 스커드-C 미사일을 이란에 판매한 시기는 1980년대 말입니다. 이란은 이 기종에 만족했고, 북한은 이란에 넘길 스커드-C 미사일 공장을 1990년대 초에 짓습니다. 북한의 기술과 부품 지원이 없으면 가동될 수 없는 시설이죠. 이란은 북한의 도움을 받아 이 미사일을 개량했고 이후 키암 기종으로 진화 시킵니다. 이번에 미군기지에 발사한 기종 중 하나이죠. 분명한 연결고리가 보이지 않습니까? 북한은 이란에 미사일을 확산시켰고 이란은 이 미사일로 중동의 미군을 공격한 겁니다.

기자) 이란은 여전히 해당 미사일의 부품이나 기술 지원과 관련해 북한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까?

브루스 벡톨) 그렇습니다. 북한은 미사일 뿐 아니라 잠수정도 이란에 넘겼습니다. 천안함 피격에 동원된 연어급 잠수정입니다. 북한은 이란 판매용 잠수정 공장을 건설해 기술과 부품을 계속 지원했죠. 가령 ‘렉서스’ 차량을 구입할 경우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 수리와 부품 교체 등을 위해 계속 렉서스 대리점을 찾아야 하는 이치입니다. 북한이 이란에 판매한 모든 무기시스템은 이처럼 ‘요람에서 무덤까지’ 북한의 지원을 받습니다.

기자) 북한이 이란에 넘긴 미사일 시스템은 말씀하신 기종보다 광범위한 것으로 아는데요.

브루스 벡톨) 리스트가 꽤 깁니다. 우선 스커드-B, 스커드-C, 스커드-D, 스커드-ER 미사일이 있습니다. 북한은 스커드-D를 시리아에도 팔았고, 이란은 이 기종을 아마 시리아로부터 구입했을 겁니다. 북한은 이란에 노동 미사일도 팔았습니다. 이란은 북한의 도움을 받아 이 미사일을 개량해 ‘이마드’라는 이름을 붙였고 2015년에 두 차례 실험했습니다. 북한은 또 무수단 미사일도 이란에 넘겼습니다. 2005년 18기를 판매했고 지금은 ‘코람샤’라고 불립니다.

기자) 우주발사체로 불리는 장거리 로켓 부문에서도 협력 정황이 관측된 적도 있는데요.

브루스 벡톨) 북한의 ‘은하’ 계열 로켓은 노동미사일 4개를 묶어 1단 추진체를 만드는데, 이란이 발사한 위성 발사체 ‘시모르그’ 역시 노동 미사일급 엔진 4개를 묶어 1단 추진체로 사용합니다. 은하 로켓과 똑같습니다. 이란이 우주발사체로 부르는 ‘사피르’의 1단 추진체 역시 노동미사일을 사용했고요. 이처럼 두 나라가 협력한 미사일 기종을 열거하자면 끝이 없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액체연료 미사일에 대한 기술 지원이 이뤄진 겁니다.

기자) 고체연료 미사일 협력 정황도 있습니까?

브루스 벡톨) 북한은 북극성-1형, 2형, 3형 등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고체연료 엔진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두 종류는 잠수함 발사용이고 하나는 지상 발사형인데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로 분류됩니다. 이 기종이 곧 이란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저는 매우 놀랄 겁니다. 또 북한의 ICBM급인 화성-14형과 15형을 곧 이란에서 볼 수 없다면 역시 놀랄 것이고요. 북한은 그들이 개발한 모든 미사일을 이란에 팔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신형 미사일들을 아직 이란에서 볼 수 없는 건 시험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저는 이마저 구입 과정에 있다고 확신합니다.

기자) 북한의 미사일 기술을 이란이 계속 따라가고 있다는 말씀인데, 이란의 일부 로켓 기술은 이미 북한을 앞선다는 관측도 나오는데요. 동의하시는지요?

브루스 벡톨) 그게 어떻게 가능하겠습니까? 일부 전문가들은 이제는 이란이 북한에 기술을 제공한다고 주장하는데 그런 증거는 없습니다. 일단 북한이 실험하고 개발한 미사일이 나중에 이란에 등장하는 수순을 보였습니다. ICBM을 발사한 적 없는 이란의 미사일 역량이 어떻게 북한보다 앞섰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이란의 우주발사체를 구성하는 적어도 1개의 추진체는 북한제인데 말입니다.

기자) 정확도 만큼은 이란 미사일이 더 우수한 것 아니냐, 그런 질문이었습니다.

브루스 벡톨) 이란 미사일이 더 정확도가 높다는 증거가 어디 있습니까? 북한이 지난해 여름 발사한 이스칸데르 미사일의 탄착 오차는 40미터 이내입니다. 정확도가 매우 높습니다. 이란은 이런 미사일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북한은 아마 우크라이나 혹은 중국으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았을 수 있습니다. 러시아는 이스칸데르를 시리아 내전에서 사용했고, 시리아가 이를 북한에 팔았을 수도 있습니다. 북한이 지난해 발사한 미사일은 이를 기반으로 제작됐을 수 있습니다. 이런 시나리오는 충분히 가능하지만 이란 미사일이 북한의 어떤 미사일보다도 정확도가 높다는 증거를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이란이 보다 정확한 유도 장치를 개발했다면 이 역시 북한의 도움을 받았을 겁니다.

기자) 미국이 북한과 이란 두 나라 모두를 상대로 공세를 취한다면 그런 협력이 더 강화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

브루스 벡톨) 그렇습니다. 그래서 두 나라 사이에 이뤄지는 그런 협력을 추적해야 하는 겁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과 이란을 별개의 축으로 볼 수 없습니다. 두 나라가 함께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이런 미사일을 갖고 있고, 이란은 저런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는 식으로 접근할 수 없는 겁니다. 북한은 이란에 많은 미사일 시스템을 넘기는 공급자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많은 지원 없이 이란은 지금과 같은 위협이 될 수 없습니다. 간단히 말해 북한은 판매자, 이란은 구매자입니다. 따라서 두 나라간 ‘협력’이란 북한이 이란에 미사일을 판매하고, 생산시설을 만들며, 시설 운영과 기술 지원을 계속하는 관계를 말합니다.

브루스 벡톨 앤젤로주립대 교수로부터 북한과 이란 간 오랜 미사일 기술 협력 정황을 구체적으로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백성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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