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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호르무즈 파병,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연계 가능성”


지난해 8월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항해 중인 미 해군 '박서' 강습상륙함에서 AH-1Z '바이퍼' 공격헬기가 이륙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해 8월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항해 중인 미 해군 '박서' 강습상륙함에서 AH-1Z '바이퍼' 공격헬기가 이륙하고 있다. (자료사진)

동맹국들에 대한 미국의 호르무즈해협 파병 요청은 미국의 전략적 셈법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미국의 전문가들이 밝혔습니다. 미국이 최근 한국 등에 파병을 요청하고 있는 가운데, 불참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면 동맹에 대한 불신감이 깊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최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군 병력의 호르무즈 파병에 대해 언급한 가운데, 8일 워싱턴에서는 미-한-일 3국 간 고위급 협의가 비공개로 열렸습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좌관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이카무리 시게루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은 이 자리에서 북한 동향 외에 동맹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도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파병 문제는 ‘동맹의 공정한 기여 확대’를 요구하는 미국의 전략적 셈법 변화와 깊이 연계돼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 국방부가 발간한 2018 국방전략 보고서(NDS)에서 명시한 동맹의 기여 분담 확대를 통해 북한, 이란 등 2차적 위협에 대처하는 한편, 당면 최대 위협인 중국과 러시아와의 단일-전면전 대비 전략을 골자로 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월레스 그렉슨 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8일 VOA에, “국방전략 보고서는 더 이상 냉전 시절처럼 미국이 모든 분쟁에 개입할 수 없고, 개입해서도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호르무즈 파병 문제도 이같은 셈법 변화에 적용되는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월레스 그렉슨 전 차관보] “We can’t continue or we shouldn’t try to continue to respond to everything which is sometimes is our habit…One of the things that we also talk about in the document is our need for allies and friends and that is certainly the case here…It would be a great benefit to the United States to have the Korean flag involved with any of our efforts to keep peace in the gulf. This would be up to Korea to decide. It is obviously a sovereign decision in part of Korea”

미국은 한국이 같은 깃발 아래 평화를 위한 공동 목표에 개입하기를 바라지만, 동맹의 파병 문제는 주권 사안인 만큼 전적으로 한국의 결정에 달린 일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렉슨 전 차관보는 호르무즈해협의 안보 환경상 참가국들의 주력은 해군이 될 것이며, 미국은 동맹에 정찰, 항공, 대테러전, 호송 부문의 기여를 바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월레스 그렉슨 전 차관보] “I find it a little bit easier to see a role for reconnaissance, aviation in particular that might be some contribution. I see a some what more plausible role in operations that are similar to the anti-piracy operations in another theater or nearby theater.

그렉슨 전 차관보는 자신은 부적절한 인식이라고 보지만, 만일 한국이 참가하지 않는다면 동맹의 무임승차론을 비판해온 미국 내 일부 여론에 힘을 실어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를 지낸 마크 피츠패트릭 국제전략연구소((IISS) 연구원은 호르무즈 파병 문제는 동맹의 무임승차론을 비판해온 다수 미국민의 시각이 반영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마크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Attitude that underlies a lot of the Americans perspective these days, there is a growing sense in the United States that America is being taken advantage of. President Trump says this explicitly so the request to other countries to chip in yes it is also based on an assumption sense of fairness that they should contribute.”

최근 세계 안보 문제를 미국 혼자 떠맡고 있다는 인식이 늘어나고 있으며, 호르무즈 파병 문제는 동맹의 공정한 기여 분담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관 출신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호르무즈 파병 문제가 다음주 개최 예정인 미-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도 연계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 “It should be a separate issue but US may bring it up as a way of offsetting or a way of sort of pulling South Korea into a contribution…Given the timing of that would be during the SMA negotiation, the US may well use it as a way of trying to induce the South Korean contribution in forces.”

두 사안은 원래 분리해야 하지만 최근 이란 사태와 시기가 맞물리면서 미국이 호르무즈 파병 문제를 협상의 지렛대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한국 역시 병력 기여를 미국의 분담금 요구를 낮추는 방안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호르무즈해협의 안정은 세계 원유시장의 공급과도 직결된 문제지만 지금껏 미국이 전적으로 책임졌다며, 경제학 관점에선 공공재의 남용을 지칭하는 ‘공유지 비극 문제’에 해당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 “One of the neighbors just maintain the park so they don't have to pay anything. But they get the advantages of the park. And public goods won't work if that's what's going to happen…Now in park cases is by contributing tax dollars that make it work in the case of security here is by contributing forces.”

베넷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그동안 미국뿐 아니라 동맹국의 상선 보호도 책임졌지만 미국의 해군력 동원에도 한계는 있다며, 공유지 비극 문제 해결을 위해선 동맹들의 병력 기여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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