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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여권 영향력 세계 최하위권…일반 주민은 여권 발급조차 불가능"


북한 여권.
북한 여권.

북한이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는 나라가 39개에 불과해 수 년 째 세계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국제적 위상이 낮은 북한 여권도 일반 주민들은 구경 조차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의 국제교류 담당 컨설팅 업체 ‘헨리 앤드 파트너스’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자료를 바탕으로 7일 발표한 ‘2020 헨리여권지수’에서, 북한의 여권 순위는 전 세계 200개 국가 중 공동100위로 집계됐습니다.

공동 순위가 많아 최하위가 107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의 여권 순위는 세계 최하위 수준입니다.

북한보다 순위가 낮은 국가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소말리아,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 9개 나라밖에 없었습니다.

북한은 2006년 조사 시작 당시 78위에 오른 이래 줄곧 90위 정도의 저조한 순위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국제사회의 대북제제가 시행된 2017년 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100위를 기록하며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비자 면제 프로그램에 따라 무비자로 방문할 수 있거나, 현지에 도착해서 바로 비자를 받을 수 있는 나라도 39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과 오랜 교류 관계를 맺어온 아프리카 지역이 이집트와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등16개국으로 절반 가량을 차지했습니다.

이어 캄보디아, 라오스, 마카오 등 아시아 지역이 8개국, 사모아와 팔라우 등 오세아니아 6개국, 카리브해와 중동이 3개국, 남미는 2개국이었으며, 유럽은 벨라루스 1개국 밖에 없었습니다.

북한 일반 주민들은 이처럼 국제적 위상이 낮은 북한 여권도 구경 조차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북한은 일반 주민들이 국외 여행을 하기 위해 여권이나 비자를 허가 받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여행과 이동의 자유를 엄격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작가로 활동하는 탈북민 지현아씨도 앞서 VOA에 평범한 북한 주민들은 해외나 국내 여행은 고사하고 명절에 친지를 방문하는 일도 드물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지현아 작가] “여행증명서를 떼는 건 굉장히 힘들고요. 군이나 구역, 시 이런 곳에 가면 여행증명서 발급하는 곳이 있는데 증명서를 받는 건 정말 너무 어려워요. 특히 우리 시대는 고난의 행군 시대잖아요. 굶주리고 아사가 발생하는 그 때는 더 여행증명서를 안 떼줘요. 왜냐면 사람들이 친척 집 간다고 하고 막 없어지고, 우리처럼 탈북하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해 9월 제 74차 유엔총회에 제출한 ‘북한 인권 상황 보고서’에서, 북한 정부가 주민들에게 국내와 국외 등 모든 이동의 자유를 지속적으로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새롭게 미 국무부 국제형사사법대사로 인준된 북한 전문가 모르스 단 대사도 앞서 한 토론회에서 북한 정권이 이동의 자유라는 가장 기본적 권리를 심각히 침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단 대사] “There is no freedom of movement. You cannot cross the street in Pyongyang without permission…”

딘 대사는 북한에는 이동의 자유가 없어 평양에서 허가 없이 도로를 건너는 일도 쉽지 않으며, 허가 없이 다른 지역이나 나라 밖으로 여행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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