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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도발 없이 성탄절 넘겨…“내년 신년사 주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 제7기 제3차 확대회의를 주재하는 하는 모습을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 제7기 제3차 확대회의를 주재하는 하는 모습을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북한의 `크리스마스 도발'은 없었지만, 미-한 군 당국은 연말과 연초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대북 감시태세를 계속 강화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실제 도발한다면 그 비난과 결과를 북한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언급하면서 고강도 도발이 예상됐지만, 우려와는 달리 25일 성탄절은 무사히 지나갔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이 미-북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이 다가온 만큼 언제든 도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청와대는 성탄절 당일 북한의 도발이 없었다고 해서 안도할 수는 없다며 연말, 연초까지 신중하게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한국 내에서는 지난 23일 한-중 정상회담과 24일 한-중-일 정상회담 당시 중국이 나서서 한반도의 안정을 강조한 만큼 북한이 성탄절 도발을 하는 데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회담을 통해 미-북 간 대화의 동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김흥규 교수입니다.

[녹취: 김흥규 교수]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한국 대통령과 만나서 지역 안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추가적인 도발이나 이런 상황에 대해 반대하고, 어찌됐든 중국과 한국이 대놓고 지역의 안정을 유지하자는 데 합의한 것은 북한에 대해서 상당한 압력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김 교수는 또 북한이 실제 ‘크리스마스 선물’을 명분으로 도발을 감행할 경우 그에 따른 결과와 비난들을 감당해야 한다며, 지금 북한은 이를 감당할 수 있는 내구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박원곤 교수는 북한이 원래 계획대로 전원회의를 개최한 뒤 내년 신년사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그 때까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고강도 도발은 자제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지난번 군사위원회 확대회의 통해서 군사적인 측면을 강조했고, 전원회의 통해서 나머지 분야, 결국 신년사에 실릴 만한 내용들에 대한 명분을 축적하는 것이라고 생각되거든요. 그렇다면 신년사까지는 그냥 갈 것이고, 그 때까지는 ICBM 등 고강도 도발은 좀 자제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한편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미군 정찰기 2대가 한반도에 또다시 전개됐습니다.

민간 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미군 정찰기 ‘코브라볼’ 한 대가 26일 오키나와 가데나 미군 기지에서 출격해 동해 상공을 비행했습니다.

이 정찰기는 원거리에서 탄도미사일의 궤적을 추적할 수 있는 최첨단 전자광학 장비로 알려졌습니다.

이어 또다른 미군 정찰기인 E-8C ‘조인트 스타즈’ 역시 한반도 상공으로 전개됐습니다.

‘조인트 스타즈’는 북한의 미사일 기지와 야전군의 기동, 해안포와 장사정포 기지 등에 대한 정밀감시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의 동향을 지속해서 추적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의 26일 브리핑입니다.

[녹취: 최현수 대변인] “현재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한 가운데 북한 동향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추적 감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같은 대북 감시태세 강화 움직임에 대해 ‘전쟁열을 고취하는 대북 압박 책동’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인 ‘메아리’는 26일 "미국산 전투기의 전력화 행사, 군사적 대비태세 점검 놀음 등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며 이는 ‘북한에 대한 상시적인 감시 놀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북 압박책동이 어느 방향으로 향하든 대응할 만단의 준비가 되어 있다며 자신들의 인내심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또 한국을 향해서는 미국의 대조선 압박책동에 편승한 남측이 `미국 상전의 허세에 덩달아 허파에 바람이 차는 모양새'라고 비난했습니다.

박원곤 교수는 이와 관련해 어쨌든 북한이 원하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핵심은 미국이 북한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는데 이번엔 확실하게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서 정찰기가 계속 한반도에 날아오는 등 어쨌든 미국의 관심을 집중하는 데에는 성공한 거죠.”

따라서 북한은 다음 단계의 새로운 형국에서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박 교수는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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