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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기후변화 회의, 성과 없이 폐막...라이트하이저 "1단계 합의문 내년 1월 서명"


1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 총회에서 카롤리나 슈미트 칠레 환경장관이 폐막식을 진행하고 있다.
1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 총회에서 카롤리나 슈미트 칠레 환경장관이 폐막식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유엔 기후변화협약 총회가 일정을 이틀이나 더 연장했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폐막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에 따른 후속 작업을 마무리한 후, 1월 중에 공식 서명식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란에서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이틀간 각급 학교가 휴교에 들어갔는데요. 관련 내용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소식입니다. 유엔 기후변화 회의가 끝났군요.

기자) 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2019 유엔 기후변화협약총회(COP 25)'가 15일 폐막했습니다. 이번 유엔 기후변화 회의의 일정은 당초, 2일부터 13일까지였는데요. 전 세계 지도자들은 일정을 이틀이나 연장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회의를 마쳤습니다.

진행자) 유엔 기후변화 총회는 국제사회에서는 매우 중요한 회의 가운데 하나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회의에도 전 세계 200여 개국, 2만 명이 넘는 정부 대표단이 참석해 머리를 맞댔습니다. 이번 총회는 지난 2015년 국제사회가 도출한 '파리기후변화협정' 이행에 필요한 세부 규칙을 모두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는데요. 하지만 특히 탄소 시장 문제를 둘러싸고 선진국과 개도국 간에 심각한 이견을 드러냈습니다.

진행자) 탄소 시장 문제라는 뭔가요?

기자) 탄소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대표적인 온실가스입니다. 파리협정의 전신인 '교토의정서'는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선진국으로만 제한했는데, 파리협정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 의무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이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아무래도 선진국들은 산업화로 인해 탄소 배출이 훨씬 많지 않을까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마련한 장치가 바로 탄소 시장입니다. 선진국들은 목표치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될 경우, 목표치보다도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저개발국가나 개발도상국들과의 거래를 통해, 초과하는 온실가스 감축분을 넘길 수 있게 한다는 것인데요. 국제사회가 다 함께 지구온난화 현상을 막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겁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야기가 되고 있는가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총회에서 중국 등 주요 개도국들은 파리협정 체제로 전환하기 전, 교토의정서 체제에서 선진국들이 2020년까지를 목표로 세운 온실가스 목표치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재정 지원 1천억 달러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특히 중국과 인도 등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더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거래금의 일부를 또 다른 개도국에 지원하는 문제, 2020년 이전에 발생한 온실가스 감축분을 인정해야 하는지 등의 문제를 두고도 심각한 이견이 노출됐습니다.

진행자) 그럼 아무런 합의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회원국들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긴급 행동'이 요구된다고 합의문에 명시하는 선에서 일단 회의를 종료하고 내년 총회 때 최종 결정을 하기로 했습니다. 각국은 또 기후변화 피해에 취약한 나라들을 보상해주는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자는데도 뜻을 모았는데요. 하지만 기금 조성 등의 방안을 놓고 의견이 또다시 엇갈리면서 구체적인 이행 사항은 역시 내년 회의로 미뤄졌습니다. 내년 총회(COP 26)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립니다.

진행자) 회의 참석자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대부분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국제사회가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기회를 잃어버렸다고 비판했는데요. 하지만 "우리는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되며 나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올해 총회 의장국인 칠레의 캐롤라이나 슈미트 환경장관은 "지금 우리는 벼랑 끝에 서 있다"면서 이번 회의에서 국제사회가 아무런 합의도 도출하지 못해 "슬프다"며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일각에서는 다른 반응도 나왔다고요.

기자) 네, 일부 국가 대표는 나쁜 합의보다는 차라리 아무런 합의도 하지 않는 게 더 좋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허약한 장치로는 오히려 국제사회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훼손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미국은 파리기후변화협정을 탈퇴하겠다고 이미 선언한 상태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지난달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 절차를 시작한다고 유엔에 공식 통보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파리협정이 미국의 산업계에 부당한 부담을 주고 국익에 맞지 않는다면서 출범 이후부터 줄곧 탈퇴를 공언해왔는데요. 지난달 공식적으로 탈퇴 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내년 11월 4일, 대통령 선거 다음 날, 파리협정에서 공식 탈퇴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회의의 의장국은 칠레인데, 스페인에서 회의가 열렸네요?

기자) 네, 칠레에서 발생한 소요사태 때문에 칠레가 회의 개최를 전격 취소하면서 장소가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스페인 마드리드로 바뀌었습니다. 칠레에서는 지난 10월 공공요금 인상 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폭력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결국 칠레 정부가 이달 중순 열릴 예정이었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유엔 기후회의, 이 두 주요 국제행사를 전격 취소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어떻게 스페인에서 열리게 겁니까?

기자) 기후변화 회의가 취소되자, 스페인이 마드리드에서 개최하겠다고 칠레 정부에 제안했는데요. 칠레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고 유엔도 이에 동의해 전격적으로 회의 장소가 바뀌게 된 것입니다.

지난 10월 워싱턴 미 무역대표부에서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오른쪽 부터)과 류허 중국 부총리,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가 기념촬영을 했다.
지난 10월 워싱턴 미 무역대표부에서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오른쪽 부터)과 류허 중국 부총리,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가 기념촬영을 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지난주 무역 협상 1단계 합의를 이뤘는데요. 아직 후속 일정이 남아있다고요

기자) 네, 무엇보다 합의문 서명식이 있는데요. 양국 정부는 번역과 법률적 심사 등 후속 일정을 거친 후, 다음 달 공식 서명식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와 관련해 양국 정부의 발표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16일 정례 브리핑을 가졌는데요. 미-중 무역 협상과 관련해, 양측은 각각 법률적 심의와 번역 등의 필요한 작업이 있다면서 이를 마친 후 협정 장소와 시간 등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1년 넘게 중국과의 무역 협상을 이끌어온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지난 13일, 미국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양국이 내년 1월 초 서명식을 목표로 후속 과정을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서명식에는 양국 정상이 참석하는 겁니까?

기자)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합의문 서명은 트럼프 대통령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하지 않고 장관급이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또 서명식 장소는 워싱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구체적인 장소와 시기는 추후 논의를 거쳐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15일,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2단계 협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2단계 협상은 1단계 합의사항이 제대로 이행되는지를 보고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양국이 2단계 협상에 착수하게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미-중 무역 협상 1단계 합의 사실을 트위터에 직접 발표하면서 미국 대통령 선거를 기다리는 것보다 즉시 2단계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는 결이 좀 다른 발언이라고 하겠습니다.

진행자) 1단계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은 나왔습니까?

기자)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전부 공개되지는 않았습니다. 합의문은 80여 쪽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 등의 품목을 대규모 구입하고, 금융 시장을 개방하며 지식재산권 강화와 환율 조작 금지 등을 약속하고, 미국은 중국에 매긴 관세를 중단, 또는 축소해주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는데요.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양국이 번역과 법률적 검토에 시간이 필요할 뿐, 합의는 완전히 끝났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당초 15 대규모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매길 예정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1천6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새로 관세를 매길 예정이었는데요. 하지만 예고 시한을 이틀 앞두고 1단계 합의가 성사되면서 이를 전격 철회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또 앞서 매겼던 15% 관세 품목은 절반으로 줄여주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2천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매기고 있는 25% 관세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측에서도 상응하는 조처를 취했다고요.

기자) 네, 중국도 당초 15일 미국산 자동차와 관련 부품, 옥수수 등에 매기려고 했던 관세 부과 조처를 중단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매기고 있는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는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입니다.

지난달 30일 이란 수도 테헤란 중심가가 뿌연 스모그에 덮였다.
지난달 30일 이란 수도 테헤란 중심가가 뿌연 스모그에 덮였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이란의 대기 오염이 아주 심각한 상황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 대기 오염이 심해져 15일과 16일 이틀간 각급 학교가 휴교에 들어갔습니다. 테헤란의 경우 15일 공기 질이 “취약계층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수준”으로 분류됐는데요. 따라서 시 당국은 어린이와 노약자, 호흡기 질환이 있는 시민의 경우 최대한 외출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고요. 야외 스포츠 활동도 연기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휴교 외에 다른 조처들도 시행에 들어갔다고요?

진행자) 네, 테헤란에서는 15일부터 차량번호 끝 번호 홀∙짝수에 따라 운행을 제한하는 차량 2부제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니까 차량 번호 끝자리에 따라 홀짝제로 운행에 들어가는 거고요. 트럭 운행은 전면 금지됩니다. 또 테헤란 일대 모래 채석장도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진행자) 대기의 질이 수치로 따져 봤을 때 얼마나 나쁜 걸까요?

기자) 세계보건기구(WHO)는 초미세먼지의 환경기준을 일평균 25㎍/㎥를 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15일 정오를 기준으로 테헤란의 초미세먼지가 145㎍/㎥에 달했는데요. 그러니까 국제 기준보다 약 6배나 더 높은 겁니다. 초미세먼지라고 부르는 PM 2.5는 먼지 입자의 크기가 2.5㎛ 이하인 먼지를 말하는데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우 작은 입자입니다. 따라서 공기 중에 있다가 사람이 호흡할 때 호흡기를 거쳐 폐 등에 침투하기 때문에 건강에 매우 해롭습니다.

진행자) 대기질이 이렇게 나쁘면 시민들도 불편을 겪을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쓴 채 다니고 있고요. 회색 구름이 짙게 깔려 시야도 뿌옇게 보입니다. 일부 시민들은 시 당국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당국이 무분별하게 공사 허가를 내주는 한편, 다양한 대중교통 방편이 마련되지 않아 거리의 매연을 가중시킨다는 겁니다. 따라서 기존의 휘발유가 아닌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버스나 택시 등 대중교통의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테헤란이 원래 대기 오염이 나쁜 지역인가요?

기자) 네, 테헤란은 분지 지형으로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 데다 겨울에는 찬 공기가 스모그를 온종일 도시에 묶어두는 열반전 현상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또 겨울철에는 사람들이 난방을 하다 보니 유해가스가 더 많이 배출되는 건데요. 세계은행이 작년에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차량과 오토바이로 인한 매연과 시 외곽의 발전소 등 공업지대로 인해 테헤란의 대기 오염이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휴교령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겠군요?

기자) 아닙니다. 지난달 13일과 30일에도 대기 오염으로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각급학교의 휴교령이 내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겨울철 대기 오염이 이란만의 이야기는 아니죠?

기자) 네, 대표적으로 인도는 대기 오염이 세계 최악의 수준입니다. 지난달 인도 북부 수도권의 대기 오염이 기록적인 수준을 보이면서 일대에 휴교령이 내려졌고요. 뉴델리시 당국은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베이징도 겨울이 되면 스모그가 심각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수년째 대기오염을 규제하기 위한 노력을 해오고 있는데요. 앞서 지난 10월 대기 오염 관리 방안을 발표하고 규제 정책을 내놓았지만, 이달 초 베이징과 허난성 등 중국 내 여러 지역에 대기 오염 경보가 발령되기도 했습니다. 한국도 겨울철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는데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6일 미세먼지 저감과 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개정하고 내년 3월까지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미세먼지 저감조치 등을 시행하도록 명시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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