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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세계뉴스 결산] 1. 주요 사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12월을 맞아 분야별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특집을 마련했는데요. 오늘은 그 첫 시간으로 2019년 올 한 해 국제 사회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4대 사건을 정리해봤습니다.

미-중 무역전쟁

지난해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2019년에 들어와서도 계속 이어졌습니다.

지금 미국은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거의 모든 제품에 고율 관세를 매기고 있습니다. 미국이 예고한 대로라면 12월 15일부로 총 5천500억 달러 규모가 됩니다. 중국도 이에 대응하면서, 양측이 서로 매기고 있는 관세율은 현재는 최고 25%입니다. 미국은 이 중 2천500억 달러어치에 대해서는 30%로 더 올릴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미국이 중국산 제품 340억 달러어치에 25% 관세를 매기면서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은 그해 12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90일간의 휴전에 합의하면서 일단 한고비는 넘기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올 3월 1일, 마감 시한 종료 시점에도 아무런 가시적 진전이 없자, 미국 정부는 다시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지난해 총 2천억 달러어치에 적용했던 10% 관세율을 5월 들어 25%로 올린 겁니다. 그러자 중국도 바로 다음 달 600억 달러 규모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올리며 맞대응에 나섰습니다.

미국은 또다시 10월 1일을 기해 현재 매기고 있는 관세를 각각 5%씩 더 올리겠다며 다시 한번 중국을 압박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12월 15일까지 유예 조처를 내렸습니다.

양국은 올 한해 워싱턴과 베이징을 오가며 무역 협상을 하면서 교착과 일부 진전을 거듭해왔습니다.

지난 10월 11일, 드디어 비교적 작은 규모의 합의에 도달하면서 양국 정상이 12월경, 1단계 합의문에 서명할 거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10월 15일에 발효될 예정이었던 관세 인상 조처도 전격 유보됐고, 2천5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도 25%로 묶였습니다.

하지만 정상 간 서명을 위한 세부 협상이 두 달 넘게 이어지고 구체적인 장소와 일정도 잡지 못하면서 엇갈린 전망이 나왔습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달 들어와 내년에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 후에 무역 협상을 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연내 서명 가능성은 한 걸음 더 멀어졌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관세 부과 예고 시한을 불과 이틀 앞두고 양국이 전격적으로 1단계 무역합의를 이루면서 1년 넘게 이어진 세계 1,2위 경제대국의 무역전쟁은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간 양상입니다.

한편, 미국은 올해, 캐나다, 멕시코와 새로운 '북미무역협정(USMCA)' 수정안에 합의했고, 일본과는 새 무역협정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더불어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연합(EU) 회원국,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국가들에도 고율의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어, 내년에도 전방위적인 무역 전쟁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미국의 성조기와 이란 국기. (그래픽)
미국의 성조기와 이란 국기. (그래픽)

미국-이란 갈등 고조

2019년은 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이 본격적으로 드러난 해였습니다.

한 해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핵 합의에서 탈퇴한다고 전격 발표했고, 이란 경제의 심장과도 같은 석유 수출을 전면 봉쇄하는 등 이란을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2019년 들어와서도 미국의 대이란 압박 정책은 이어졌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석유에 이어 이란에서는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금속 산업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동 지역의 주요 바닷길인 호르무즈 해상에는 전운이 감돌기도 했습니다.

중동에서 대표적인 미국의 우방국들인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 노르웨이와 일본 유조선들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세력으로부터 공격을 당했습니다.

6월에는 이란이 미 해군 소속 무인기가 자국의 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하며 격추하는 사건이 발생해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가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해당 드론이 국제 해역 위를 비행 중이었다고 항의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을 명령했다가 실행 10분 전 이를 전격 취소했습니다.

미국은 신정국가인 이란에서 대통령보다 더 강력한 권한을 갖고 있는 최고 지도자를 비롯해 정부 고위 관리들에 대한 제재를 단행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여기에 '이란혁명수비대(IRGC)'도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습니다. 미국이 다른 나라의 정규군을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현재 이란은 원자로를 재가동하고 우라늄 생산 속도를 높이는 등 60일 단위로 이란 핵 합의 이행 단계를 계속 낮추고 있습니다.

이란은 또 다른 핵 합의 당사국들인 유럽이 적극적인 행동으로 핵 합의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유럽 국가들은 이란 핵 합의가 사장되는 것만은 막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란이 계속해서 이행 수준을 낮추면서 결국 핵 합의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쿠르드 반군이 주도하는 시리아민주군(SDF) 소속 군인이 지난 10월 전 미군 주둔기지에서 보초를 서고 있다.
쿠르드 반군이 주도하는 시리아민주군(SDF) 소속 군인이 지난 10월 전 미군 주둔기지에서 보초를 서고 있다.

전쟁으로 치달은 터키와 쿠르드족 갈등

지난 10월 초에는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단행하며 국제사회에 위기가 고조됐습니다.

터키는 이 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쿠르드족 민병대가 자국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앞서 미국은 터키의 군사작전을 지지하지도 개입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고 인근 지역에 주둔 중인 미군 병력의 철수를 지시했습니다.

터키군은 강력한 화기를 앞세워 며칠 만에 빠르게 지역을 장악해 나갔고,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져갔습니다.

미국 정치권의 반발도 컸습니다.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집권당인 공화당 안에서도 정부의 처사에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세계 최대의 소수 민족으로 불리는 쿠르드족은 지난 몇 년간 미국이 주도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IS 격퇴전에서 최선봉에서 활약한 동맹이라는 지적이었습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터키로 급파하고, 터키에 대한 제재를 단행하며 터키의 군사행동 저지에 나섰습니다.

터키는 미국의 중재에 쿠르드족과 조건부 휴전을 맺고 군사행동을 중단합니다.

이런 와중에 미국은 시리아 북동부를 중심으로 주둔하고 있던 병력을 남하시켜 이라크 접경 지역 등지로 재배치했습니다.

그러자 시리아 정부군은 IS와의 전쟁을 치르느라 사실상 방치했던 북동부 지역에 7년 만에 병력을 보내 경계를 서게 했습니다.

여기에 시리아의 주요 동맹국인 러시아도 가세하며 지원 병력을 보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빠져나간 공백을 러시아가 빠르게 메꾸며 중동 지역에 새로운 패권 지도가 그려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월 말,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서 미군 특수부대의 활약으로 제거됐다고 선언했습니다.

지난 11월 홍콩에서 시민들이 가이 포크스 마스크를 쓰고 민주화 요구 시위에 참석했다.
지난 11월 홍콩에서 시민들이 가이 포크스 마스크를 쓰고 민주화 요구 시위에 참석했다.

검은 물결의 홍콩 민주화 시위

올해 국제 뉴스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소식 중 하나가 바로 홍콩 시위 사태입니다.

홍콩의 시위가 국제 사회의 주목을 끈 건 지난 6월, 검은 옷을 입은 대규모 시위대가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에 대한 입법회 표결을 방해하면서였습니다.

홍콩이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지 않은 나라나 지역에도 용의자 신병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었지만 홍콩 야권과 시민사회 단체는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반대 시위에 나섰습니다.

100만 인파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이 시위는 홍콩에서는 최근 수십 년래 가장 규모가 크고 가장 폭력적인 시위였습니다.

시위대는 7월 1일, 홍콩의 중국 이양 22주년을 맞아 다시 입법회 건물을 공격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경찰은 강력한 공권력을 동원해 시위 진압에 나섰습니다.

그 무렵, 검은색 복장을 한 시위대에 맞서 하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지하철역 등지에서 마구잡이로 시위자들을 구타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홍콩의 시위는 점점 더 폭력 양상으로 치달았습니다.

동시에 공항,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과 금융, 서비스 분야 등의 파업과 학생들의 가세로 홍콩의 시위는 들불처럼 번져갔습니다.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홍콩의 민주주의와 자치권 침해에 대해 누적됐던 홍콩 시민들의 불만이 표출됐다는 분석도 힘을 받았습니다.

시위대는 송환법안 공식 철회,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경찰의 강제진압에 대한 사과 등 5대 요구사항을 시위 중단의 조건으로 내세웠습니다.

10월 1일, 중국의 건국 70주년을 맞으면서 홍콩의 시위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합니다. 특히 홍콩 경찰이 시위 중이던 18세 학생에게 실탄을 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국제사회에 충격을 던졌습니다. 이틀 후에는 14세 소년도 경찰이 쏜 총에 다리를 다쳤습니다.

지난 11월에는 일단의 시위대가 대학교를 점령하고 시위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홍콩 경찰이 오히려 대학 건물을 봉쇄하고 2주일 가까이 고립 작전을 펼치면서 점령 시위는 실패로 끝났고, 5개월 넘게 이어진 시위는 한풀 꺾이는 양상이었습니다.

하지만 11월 치러진 구의원 선거에서 야권이 18개 지역에서 17곳을 싹쓸이하며 압승을 거두면서 다시 한번 동력을 얻습니다.

그러나 이후 특별한 변화가 없자 다시 시위가 벌어지는 양상입니다.

현재 국제사회는 장기화하고 있는 홍콩 사태에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홍콩의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며 지난달 홍콩인권민주주의법을 제정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전적으로 내정간섭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현재 홍콩과 가까운 선전시에 병력을 이동하고 사태 발전을 예의 주시하고 있어 홍콩 사태가 어떻게 해결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네, 2019년 올 한해 국제 사회에서 있었던 주요 뉴스들을 정리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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