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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중 대규모 천연가스관 개통...중국, 미 군함 홍콩 입항 금지


지난달 29일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의 일부인 아무르 가스 정제소 모습.
지난달 29일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의 일부인 아무르 가스 정제소 모습.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와 중국을 잇는 대규모 천연가스관이 2일 개통됐습니다. 중국이 미국 정부의 홍콩인권법 제정과 관련해 미군 함정의 홍콩 입항 금지 등의 조처를 취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국가 주도의 경제 권역 개발 프로젝트인 '창장 삼각주 개발 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는데요. 관련 내용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러시아와 중국을 연결하는 천연가스관이 개통됐다고요.

기자) 네, '시베리아의 힘'으로 명명된 천연가스관이 2일 개통했습니다. 러시아와 중국을 연결하는 이 천연가스관은 약 3천km에 달하는 길이로서, 앞으로 30년간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중국에 공급하는 핵심 통로가 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러시아와 중국의 어느 지역들이 연결되는 겁니까?

기자) 네, 러시아 동부 시베리아 지역의 '챠아딘스코예'와 '코비트카' 가스전에서 천연가스를 생산해 러시아와 중국 간 접경 '헤이룽장성'을 지나 '지린'을 거쳐 중국 최대 곡창지대인 '랴오닝' 지방까지 전달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개통식 행사가 좀 색다르게 진행됐다고요.

기자) 네, 가스관 개통식이 화상으로 진행됐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일 개통식에 직접 참석하지 않았고요.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휴양지 소치에서, 시진핑 주석은 베이징에서 따로 개통식을 지켜보며 화상회담을 진행했습니다.

진행자) 두 정상의 주요 발언도 한 번 들어볼까요?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양국을 잇는 천연가스관 개통은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은 물론, 러시아와 중국에 역사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시진핑 주석도 푸틴 대통령에게 가스관 개통은 양국의 에너지 협력에서 역사적인 사건이라면서 통합과 상호 호혜, 협력의 본보기라고 화답했습니다.

진행자) 새로 개통한 가스관을 통해 공급될 천연가스 규모, 어느 정도나 될까요?

기자) 양국은 앞으로 30년간 연간 380억m³의 천연가스를 공급한다는 계획입니다. 그렇게 되면 중국은 독일에 이어 러시아의 두 번째 가스 구매국이 됩니다. 독일이 지난해 러시아로부터 구매한 천연가스 규모는 약 590억m³입니다.

진행자) 그동안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주요 구매처는 유럽이었죠?

기자) 맞습니다. 러시아는 1950년대부터 국영 에너지기업인 가즈프롬을 통해 서유럽과 중유럽 국가들에 천연가스를 팔아왔습니다. 러시아가 이들 나라에 판매한 가스는 연간 총 2천억m³에 달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제 중국에도 천연가스를 공급하게 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한 이래,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들의 금융 제재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에 중국에 천연가스관을 연결하게 된 것은 러시아로서는 유럽 외에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다는 의미입니다. 러시아는 또 발트해 해저를 통과해 독일까지 연결하는 '노드스트림 2' 가스관과, 터키와 남유럽을 연결하는 '투르크스트림' 가스관 건설 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에는 이 천연가스관 개통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기자)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중국은 에너지 자원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EIA)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2023년까지 전 세계 가스 수요 증가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여기에 미국과 1년 넘게 무역분쟁을 겪으면서 에너지 자원 확보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또 시진핑 주석은 석탄 등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해서도 천연가스 도입을 서두르는 상황인데요. 때문에 이번 천연가스관 건설은 양국의 여러 정치적, 경제적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그럼 가스 공급 금액은 얼마나 될까요?

기자) 이날 개통식에서 두 정상 모두 중국이 앞으로 지불해야 할 대금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주요 매체들은 가스 공급 계약금이 4천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가스 말고 중국에 판매하는 에너지원이 또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 수 십년 간 러시아는 중국에 석유도 팔아왔는데요. 지난 몇 달 러시아산 석유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중국 최대 석유 공급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현재 하루 60만 배럴의 원유를 중국에 공급하고 있고요. 또 카자흐스탄을 경유해 20만 배럴의 원유도 공급하고 있습니다. 또 중국에 대한 석탄 판매도 급증해, 지난해 러시아가 판매한 석탄의 절반 이상이 아시아로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와 중국이 최근 다른 분야에서도 협력을 늘려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화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과 함께 양국의 교역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푸틴 대통령은 양국이 2024년까지 교역 규모를 2천억 달러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양국의 교역 규모는 1천억 달러가 조금 넘습니다. 주요 매체들은 러시아와 중국이 협력을 강화하면서 미국이 주도해온 세계 질서에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 정부가 미국에 항의하는 일련의 조처들을 내놨군요.

기자) 네, 중국 정부가 2일, 미국 정부의 홍콩 인권법 제정에 항의해 미국 군함의 홍콩 입항을 금지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또 홍콩 시위와 관련된 미국의 민간단체에 대한 제재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외교부에서 나온 발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2일 정례브리핑에서 발표한 내용인데요. 화춘잉 대변인은 미국의 홍콩인권민주주의 법은 중국의 내정에 대한 심각한 개입이라고 비판하면서, 이번 조처는 '미국의 부당한 행동'에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홍콩인권민주주의 법,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효된 법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 의회가 초당적으로 발의하고 통과시킨 법입니다. 홍콩의 민주주의 상황과 인권 실태를 매년 평가해 현재 미국 정부가 부여하고 있는 홍콩의 '특수지위'를 유지할지 여부를 판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부과한 이 특수지위를 활용해 홍콩은 그동안 중국과는 다른 관세 적용 등의 혜택을 받으며 전 세계 금융 중심지로 부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앞으로는 매년 평가를 통해 이 특수지위 유지 여부가 판가름나게 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의회는 또 홍콩 경찰이 시위 진압에 사용하는 최루탄이나 고무총 등 진압 장비들의 수출도 금지하는 등, 6개월째 계속된 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중국 정부는 내정간섭이라는 입장인데요. 미국 군함의 홍콩 입항 금지가 언제까지 계속되는 겁니까?

기자) 구체적인 시기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화춘잉 대변인은 당분간 미국의 군함과 군용기들의 홍콩 진입이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이 즉각 실수를 바로 잡고 중국과 홍콩의 내정에 깊숙이 개입하는 어떠한 발언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비정부기구들에 대한 제재도 단행할 예정이라고요.

기자) 네, 화춘잉 대변인은 군함 입항 금지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를 위한 국가기금(NED)' '국제사무민주협회' '국제공화연구소' '프리덤 하우스' '휴먼 라이츠 워치' 등 비정부기구들에 대한 제재를 단행한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이들 기구는 홍콩 시위 사태에서 '매우 나쁘게 행동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나쁜 행동을 했다는 건가요?

기자) 이들 기구들이 시위자들을 선동하고 자극해 폭력적인 범죄행동을 하고 분리주의적 행동을 하게 했다는 주장입니다. 화춘잉 대변인은 이들 기구들은 제재를 받아야 마땅하며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구체적인 제재 조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현재 홍콩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달 24일 치러진 구 의원 선거에서 야권이 압승을 거둔 후 시위가 잠시 소강 상태를 보였는데요. 하지만 주말을 기해 다시 격화하는 분위기입니다. 2일, 광고업계 종사자 수 천 명이 도심 센트럴 차터가든 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5일 간의 파업에 돌입했고요. 일부 강경파는 다시 폭력 시위에 나서고 있습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선거 패배 후 시민들과 보다 적극적인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사임하라는 시위대의 요구에는 응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중국 장쑤성 롄윈강의 컨테이너 부두. (자료사진)
중국 장쑤성 롄윈강의 컨테이너 부두.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중국이 새로운 지역 경제 통합 사업을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공산당과 국무원이 1일 공동으로 ‘창장 삼각주 일체화 개발 계획’을 확정해 발표했습니다. 이날(1일) 공개된 계획 문건에는 창장 즉 양츠강 삼각주 일대의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개발 윤곽이 상세히 나와있는데요. 해당 지역을 경제적으로 왕성하고 개방적이며 혁신적인 지역으로 만드는 동시에 현대화를 선도하는 지역으로서 신시대 개혁개방의 새로운 거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으로 개발이 이루어 지는지 알아볼까요?

기자) 계획 문건을 보면 총 12개의 챕터로 나누어져 있는데요. 혁신 산업의 육성과, 기반시설 연계성의 향상, 환경보호 강화, 공공서비스 개선 그리고 상하이 자유무역 지대의 구축 등이 포함됩니다. 또한 창장 삼각주 일대를 첨단 제조업 단지로 바꾸기 위해 반도체나 인공지능, 신에너지 차량, 의약 분야 등의 산업 육성을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진행자) 창장 삼각주 개발 지역의 규모는 얼마나 됩니까?

기자) 창장 하류의 경제 도시인 상하이 직할시를 비롯해 저장성과 장쑤성, 안후이 성 등 총 3개 성을 하나로 묶는데요. 총 면적이 35만8천 km²에 달합니다. 한반도의 면적이 약 22만 km²이니까 한반도 면적 보다도 더 넓은 겁니다.

진행자) 그럼 개발 프로젝트가 목표로 삼고 있는 시점은 언제인가요?

기자) 2025년까지의 개발목표는 상세히 설명하고 있고요. 2035년까지의 계획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계획 문건은 2025년까지 창장 삼각주의 과학과 혁신 산업, 기반 시설과 환경, 공공 서비스 분야의 통합을 이루어 내어 실질적인 발전 성과를 보일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각 분야별 개발 목표, 좀 더 자세히 볼까요?

기자) 우선, 2025년까지 첨단 산업이 전체 산업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18%까지 끌어올릴 것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 과학과 혁신 산업 통합을 위해 지역 국내총생산(GDP)에서 연구개발(R&D) 지출 비중을 3% 이상으로 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각 분야별 통합성도 중요한 목표라고 했는데요?

기자) 네, 이를 위해 기반시설 투자가 강화되는데요. 지역내 철도와 고속도로를 연장해 교통 연결성을 강화하고요. 5세대(5G) 이동통신 네트워크가 창장 삼각주 일대 80%에 깔릴 계획입니다. 또한 2025년까지 공공서비스 부문에 1인당 2만1천 위안, 미화로 약 2천900달러의 재정 지출을 하는 한편, 미세먼지 입자 기준과 에너지 소비 등 환경기준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같은 사업을 국가가 주도해서 나간다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35년까지 창장 삼각주 지역 개발을 가장 강력한 국가 추진 사업으로 전개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중국은 이런 권역별 개발을 경제 발전의 동력으로 삼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창장 삼각주 개발 계획 외에도 수도인 베이징과 톈진시 등을 아우르는 징진지 경제권 개발 등을 진행중에 있습니다. 거기다 최근 신설 계획을 밝힌 6곳을 포함해 총 18곳의 자유무역시험구가 설립되고 있는데요. 중국 정부는 신시대를 맞아 개혁개방을 추진하는 전략적 조처에서 이 같은 계획을 추진중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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